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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한식

2021.8.22. 양지순대타운 4층 젊음의 양지 이모네(신림역) / 오랜 역사와 전통의 신림 순대타운, 처음으로 먹어보는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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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백순대로 유명한 서울 신림동 '양지순대타운'

예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1년에 한두 번 꼴로 이 백순대가 엄청 땡길때가 있어요.

그 백순대 먹고 싶다는 쿨타임이 찬 상황은 아니었지만, 오래 알고 지낸 동생 한 명이 백순대가 엄청 먹고 싶었는지

한 번 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하여 몇 주 전 주말 점심에 셋이서 백순대 먹으러 신림 양지순대타운을 찾게 되었습니다.

 

 

신림동의 순대타운 빌딩은 민속순대타운, 그리고 그 바로 옆의 양지순대타운 두 곳이 있는데

저는 주로 오른쪽의 양지순대타운을 자주 가는 편. 1층에 짱오락실이 있는 건물이 양지순대타운입니다.

2~5층이 전부 순대집인데, 한 집이 전부 운영하는 게 아니라 여러 순대집이 한 건물에 모여있는 형태입니다.

 

 

저는 여기를 자주 오는 편이 아니라 따로 단골집 같은 걸 만들어놓은 게 없는데

같이 간 동생이 주인과 안면을 트고 단골이 된 곳이 있어 함께 따라간 곳은 4층 402호 '젊음의 양지 이모네'

 

 

순대타운 4층엔 총 두 군데의 철판순대집이 영업 중인데요, 젊음의 양지 이모네, 그리고 삼촌네 두 곳입니다.

예전엔 매장 들어오면 호객이 엄청 심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오래간만에 가니 딱히 그런 건 안 보였습니다.

그 땐 한 층 안에도 매장이 많았는데 지금은 두 곳만 남아 분위기가 많이 침체된 것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순대가 볶아질 철판.

옛날엔 자리로 직접 순대 재료를 갖고와 볶아줬기 때문에 볶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는데

요새는 자리에서 볶아주지 않고 주방 쪽에서 볶은 뒤 다 볶은 철판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자리마다 있는 가스렌지를 굳이 사용할 일이 없어요. 안전 문제 때문에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오자마자 탄산음료 하나 내어주는 건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기본 서비스.

보통 일행당 한 캔 정도가 나오고 기분에 따라(?) 두 캔 이상 서비스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백순대와 함께 제공되는 찬은 쌈야채인 깻잎, 그리고 단무지가 전부인데요,

김치보다는 단무지 쪽이 백순대 먹고 느끼해진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기 좋고, 상추보단 깻잎이 더 잘 어울립니다.

 

 

백순대 3인분(1인 8,000원) 도착.

1인분 가격이 많이 올라 지금은 8,000원인데, 보통 2인분 단위부터 주문이 가능합니다.

주방에서 바로 볶은 철판백순대를 철판째 갖고와 자리에 놓아주는데, 따로 더 조리할 필요 없이 바로 먹으면 됩니다.

 

 

백순대 찍어먹는 들깨가루 듬뿍 뿌린 양념장.

양념장은 모자라면 리필 가능하고 일반 고추장에 비해 덜 짠 편이니 듬뿍 찍어먹어도 좋습니다.

이 양념장을 순대볶음에 한꺼번에 넣고 볶으면 일반 철판순대인데, 그것보다는 백순대 쪽이 훨씬 더 잘 나갑니다.

 

 

서비스로 고추장 양념에 볶은 곱창을 조금 내어주는데요, 이건 이 점포만의 서비스 품목 중 하나.

그냥 쫄깃쫄깃한 식감의 매콤한 돼지곱창 맛인데 술 좋아하는 분들에겐 안주로 아주 잘 어울릴 것입니다.

 

 

들깨가루에 볶은 당면과 양배추 양이 꽤 많은 편이에요.

별로 안 좋아하는 분도 있을 지 모르나 살짝 철판에 눌어붙은 이 당면이 묘한 별미라 저는 꽤 좋아합니다.

다만 먹다보면 좀 느끼해지기 때문에 적당히 음료라든가 혹은 단무지 등 곁들여서 함께 먹는 걸 추천.

 

 

순대와 간 등은 일반 분식집 순대에 나오는 당면순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도 곱창이 좀 섞여 있고요.

처음 신림동에서 철판순대를 먹은 게 거의 30여 년 전인데, 그때와 재료 구성은 크게 바뀐 게 없습니다.

 

 

앞접시에 적당히 이것저것 덜어놓은 뒤 그냥 양념장에 찍어먹어도 좋지만 쌈으로 싸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철판백순대는 별도의 양념이 따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양념장에 찍어먹어야 해요. 그냥 먹으면 느끼합니다.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이렇게 이것저것 종류별로 넣은 재료를 깻잎쌈으로 싸서 한 입 크게 집어넣은 뒤

마무리로 단무지 한 조각 베어무는 식으로 즐기는 것. 제가 즐기는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입니다.

 

 

서비스로 함께 나온 고추장에 버무린 쫄깃쫄깃한 돼지곱창도 맛있게...

 

 

근 30여 년 가까이 신림동 철판순대를 먹으면서 순대를 먹고 난 뒤 볶음밥을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실제 옛날엔 볶음밥이란 메뉴가 아예 없었던지라 그냥 순대 다 먹고 나면 끝이었어요.

볶음밥 메뉴가 생긴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메뉴가 생긴 뒤에도 그걸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는데

이번 방문에선 처음으로 한 번 마무리 볶음밥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순대 먹고 남은 재료가 얼마 없어 어떻게 나오나 했는데, 아예 철판순대재료를 추가로 넣고 새롭게 볶았네요.

순대가 따로 들어가진 않지만 양배추, 깻잎, 당면, 김가루 등을 넣고 백순대 양념장과 함께 볶아내었습니다.

 

 

그다지 재료가 많이 들어간 건 아닌데, 양념장 덕인지 꽤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고깃집에서 고기 구워먹은 뒤 철판 위에 볶아먹는 후식 볶음밥과 그리 큰 차이는 없어보입니다.

 

 

역시 이것도 앞접시에 덜어서... 살짝 눌어붙은 부분을 함께 긁어오면 더 좋고요.

 

 

진한 고추장 양념맛의 은근히 꽤 괜찮은 볶음밥, 아니 비빔밥에 좀 더 가까운 맛.

들어간 재료가 특출난 건 없지만 고추장 양념 덕인지 입에 착 달라붙어 계속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다만 간은 조금 센 편이라 간 세게 먹는 걸 안 좋아한다면 사전에 좀 싱겁게 해 달라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별로 좋은 재료가 들어간 게 아니고, 이렇게 볶음밥에도 당면 비중이 높기 때문에

탄수화물+탄수화물 중복이라고 싫어하는 분도 꽤 있을거라 생각하긴 합니다. 물론 그 의견도 충분히 존중합니다.

철판백순대도 그렇고 마무리 볶음밥 역시 음식에서 차지하는 당면 비중이 높습니다. 이 점은 참고하시는 게 좋아요.

 

 

오래간만에 방문하여 꽤 맛있게 먹었던, 단골인 동생 덕에 더 푸짐하게 즐겼던 신림동 '철판 백순대'

근 30여 년간 이 곳 순대 먹으면서 생전 처음으로 볶음밥도 볶아먹어보고 만족스럽게 즐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조금 허름한 공간, 거기에 별거아닌 값싼 재료 조합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음식이 가끔 땡기는 날이 있잖아요.

맛이 그리 뛰어난 건 아니고 호불호 역시 꽤 있겠지만, 한 번 경험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익히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건물 노후화로 인해 분위기나 위생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닐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 젊음의 양지 이모네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 4번 출구 하차, 양지순대타운 4층 402호

https://yanggiemo.modoo.at/

 

[양지순대타운4층 이모네 - 홈]

백순대 포장, 양념순대 포장 전문. 20년 넘는 맛집!

yanggiemo.modoo.at

2021. 8. 2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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