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하남시 석바대시장 편' 에 출연했던 또 다른 가게, '춘천명동닭갈비'
사실 이 가게는 방송 출연하기 전부터 지나가면서 봤던 가게였습니다. 대략 3년쯤 전에 생긴 가게였으니까요.
그냥 지나가며 '어, 여기 닭갈비집 있네'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갔던 곳인데, 골목식당에 나온다는 거 알게 되고
엄청 놀랐었는데요(...) 방송상에서는 상호명을 블러 처리를 해서 간판이 잘 안 보이게 나왔다곤 하지만
블러처리된 간판만 보고도 '헉 여기 거기잖아!' 하고 한 번에 알아차렸지요.
...다만 이 가게는 앞서 소개한 '하늘사다리(https://ryunan9903.tistory.com/1185)'처럼 모범적인 가게는 아니었고
소위 말하는 '빌런 가게' 였었는데요, 특히 가게 대표인 아들의 태도 때문에 많은 구설수에 올랐던 곳입니다.
사실상 예전에 유명했던 홍제동 포방터시장 '홍탁집' 이후 등장한 가장 논란많은 최악의 빌런이라 봐도 될 정도(...)
그래도 다행히 방송에선 지난 과오를 뉘우치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마지막에 보여
조금 열린 결말이긴 하지만 갈등을 어느정도 마무리짓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는 식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요.
어쨌든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지라 한 번 여기도 가 봐야겠다 - 하는 호기심에 찾게 되었습니다.
가게 입구에 미리 예약을 하는 태블릿PC가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이 가게 역시 밖에서 줄 설 필요없이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메시지가 오는 시각에 맞춰 찾아가면 됩니다.
참고로 이건 다 먹고 난 뒤 나와서 찍은 거고, 저는 오픈 시각에 거의 맞춰가서 대기 없이 들어갔습니다.
하남 석바대시장, 신장시장 근방의 상권 안내도.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 4, 5번 출구를 중심으로 근방에 위치한 가게들이 전부 표기되어 있습니다.
매장 내부는 방송에 나왔던 초반의 지저분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었습니다.
메뉴는 닭갈비, 그리고 백종원 솔루션으로 탄생한 '로제닭갈비' 두 가지 메뉴가 있으며 가격은 12,000원/14,000원.
방송 당시 양을 엄청 많이 주는 집으로 나왔는데, 지금은 1인분 250g 정량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닭갈비 철판 위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예열 중.
방송에 나왔던 어머니는 주방 쪽에서 일하고, 아들은 주방, 홀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서빙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방송엔 나오지 않았던 남자 직원 한 명, 그리고 아저씨 한 분이 있었는데, 아마 가족이 아닐까 추정 중.
참고로 방송 나온 아들, 서빙 잘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성격이 약간 능글능글해서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ㅋㅋ
앞접시를 포함한 기본 식기와. 종이컵 등은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영 전에도 기본 찬으로 나왔다는 간장 끼얹은 연두부.
닭갈비집에서 연두부라... 약간 읭? 싶긴 하지만 닭갈비 먹기 전 가볍게 입맛 돋우기에 무난무난.
동치미 국물은 인당 하나씩 제공되어 마음에 들던...
쌈야채는 청상추, 그리고 깻잎 두 가지가 풋고추와 함께 제공됩니다.
고추장, 그리고 마늘 슬라이스.
닭갈비에 간이 되어있어 풋고추 찍어먹는 것 이외에 고추장이 따로 필요하진 않았지만...
특이하게 김치 대신 할라피뇨 피클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밑반찬 및 쌈채소는 여기까지.
일행이 술을 못 하기 때문에 주류 대신 콜라를 선택.
'로제닭갈비 3인분(1인 250g 14,000원)'
쟁반 위 수북하게 담긴 닭고기, 그리고 야채를 철판에 옮겨담아 익히기 시작.
아직 로제 소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로제 소스 안 부으면 그냥 닭갈비고요.
방송 당시 양 조절 안 하고 무조건 많이 준다고 했는데, 지적을 받고 난 뒤 정량은 잘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정량이라 해도 느낌상 다른 가게들 닭갈비에 비해 양이 꽤 많다고 느껴지는 편.
열심히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잘 볶는 중.
중간중간 사장님(아들)이 와서 직접 볶아줍니다.
아무래도 동네 사람이다 보니(^^;;) 뭔가 말을 붙여보고 싶어 근처 사는데 방송 나온 거 보고 놀랐다고 이야기 꺼내니
적당히 웃으면서 잘 받아주시던...ㅋㅋ 가까우니 자주 와달라는 이야기와 함께요.
로제 소스를 뿌리기 전, 먼저 익은 떡을 꺼내 한 번 먹어보았는데 간이나 매운맛도 적당해서 먹기 괜찮더군요.
춘천에서 먹었던 닭갈비처럼 강한 인상을 받은 것까진 아니어도 '음, 이 정도면 괜찮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이 가게 닭갈비의 진가는 음식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뿌리는 로제 크림 소스.
골목식당 충무로 편에 나온 '필동함박'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특제 소스를 철판 위에 듬뿍 부었습니다.
소스를 부은 뒤 다시 한 번 잘 볶아주면 분홍빛 로제 소스색을 띠는 크림닭갈비로 재탄생합니다.
필동함박에서 먹었던 투움바 함박 스테이크(https://ryunan9903.tistory.com/1016) 소스와 꽤 유사한 색.
우동사리는 모든 조리가 끝난 가장 마지막에 양념장과 함께 삶은 상태로 들어갑니다.
이 상태에서 로제 소스와 우동사리가 잘 섞이게끔 조금만 더 저어주면 완성.
우동까지 소스와 함께 섞이면 이제 조리 끝.
중간에 로제 크림 소스를 추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리 시간이 꽤 길어졌는데요, 보통 닭갈비집에서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대충 두 배 정도 더 걸린 것 같더군요. 조리에 시간이 꽤 걸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거 신기한 별미에요. 매운 고추장 소스의 닭갈비에 크림소스가 더해져 매운맛이 어느정도 중화되고
되게 향기롭고 크리미한 맛의 새로운 닭갈비가 만들어졌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신기한 게 상당히 컸습니다.
우동과 함께 앞접시에 담아 열심히 먹기 시작.
느끼할 것 같기도 하지만, 살짝 매콤한 맛이 남아있어 느끼하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고추장 양념만 들어간 닭갈비의 날카로운 매운맛이 중화되어 더 부담없이 먹기 좋게 바뀐 것 같아요.
크림스파게티, 혹은 로제떡볶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괜찮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로제 닭갈비의 경우 일반 닭갈비와 달리 쌈으로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있습니다.
상추, 혹은 깻잎쌈으로 먹으니 그렇게 조화가 좋진 못하더군요. 쌈보다는 그냥 고기, 야채만 건져먹는 게 더 낫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라 쌈으로 먹어도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가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가 꽤 신선했던 닭갈비였어요.
생소한 조리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아니 생각 이상으로 잘 어울렸고요.
다만 불을 계속 켜 놓아 로제 소스를 태우는 건 하면 안 되겠더군요. 소스가 약간 타니 그냥 닭갈비에 비해
탄 음식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쓴맛이 꽤 빠르게 올라오는 편이라 태우지 않고 조리하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로제 닭갈비에 밥 볶는것도 가능.
아무리 닭갈비 많이 먹어도 한국인이라면 남은 소스에 밥 안 볶으면 잘 먹었다 할 순 없으니까...
소스를 전부 사용하진 않고 남은 소스를 저렇게 한쪽 구석에 몰아넣은 뒤 밥을 볶아내었습니다.
의외로 남은 로제 소스에 볶은 밥은 그냥 평범한 닭갈비 먹고 볶아낸 밥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이 날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한 번 볶은 소스에 밥을 넣고 다시 볶는 과정을 통해 소스가 살짝 타면서
쓴맛이 약간 올라왔던 게 흠이라면 흠. 다 좋았습니다만 마지막 볶음밥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하남 석바대시장' 편에 출연했던 '춘천명동닭갈비'
방송 당시 불성실한 태도, 그리고 가장 심각했던 이중적인 태도를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역대급 빌런이란 불명예를 안고 솔루션을 중단해라, 도와줄 필요가 없다라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곳이었는데요,
다행히 방송 이후 찾아갔을 땐 안 좋은 분위기가 많이 걷히고 활발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식당이었어요.
음식도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꽤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고 다들 친절하셔서 즐겁게 식사도 할 수 있었고요.
방송 당시 여러 구설수가 많이 올랐던 문제 있었던 곳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희망적인 결말로 끝난만큼
과거의 안 좋은 모습을 벗어던지고 장사를 잘 하는 동네 맛있는 닭갈비집으로 오래 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춘천명동닭갈비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 4번출구 하차 후 직진, 하남공업사 골목에서 우회전
2021. 11. 20 // by RYUNAN
'음식(외식) > 한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11.28. 청솔보리쌈밥(하남시 상산곡동) / 푸짐하게 잘 먹었다고 느낄만한 한 상 가득 돌솥밥 정식 (0) | 2021.11.28 |
---|---|
2021.11.21. 고모네 정육식당(신림역 신원시장) / 개운한 고추장맛 비빔라면에 냉장육회 듬뿍, 처음 먹어보는 신비한 육회비빔라면 (2) | 2021.11.21 |
2021.11.19. 명품 언양식 불고기(GS슈퍼마켓) / 그대로 뜯어 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OK~! (0) | 2021.11.19 |
2021.9.15. 낙산냉면(동묘앞역 - 창신동) / 오이채 듬뿍 올라간 얼큰하고 자극적인 국물맛의 물냉면 (1) | 2021.09.15 |
2021.8.29. 문래돼지불백(문래본점) / 불향 제대로 입힌 돼지불고기 올려 입안그득 맛있는 상추쌈 한 입 (4) | 2021.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