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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8 군산,목포,신안,광주

2021.11.2. (43) 허벌라게 복 많이 받으시요잉~ 1913 송정역시장의 아침 풍경 / 2021 류토피아 여름휴가, 전라남도 바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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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류토피아 여름휴가, 전라남도 바다여행

(43) 허벌라게 복 많이 받으시요잉~ 1913 송정역시장의 아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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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송정역을 나와 큰길 하나를 건너면 '1913 송정역시장' 이라는 재래시장 겸 야시장이 있습니다.

지난 1913년 처음 문을 연 이 시장은 문을 연 햇수를 기억하며 '1913 송정역시장' 으로 이름을 개명,

지금은 재래시장과 함께 밤이 되면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야시장으로 탈바꿈하여 광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광주송정역을 이용하여 내려오거나 혹은 서울로 돌아가기 전, 꼭 들리게 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나온 김에 일정 소화하기 전, 이 송정역시장을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원래 이 시장은 아침이 아닌 밤에 와서 야시장의 분위기를 느껴야 하는게 맞지만, 오늘 오후에 집에 돌아갈 예정이라

밤에 올 수 없어 그냥 시장이 어떤 분위기인가 보기 위해 아쉽지만 아침에 잠깐 들리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아직 조금 이른 아침이라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은 상태.

물론 벌써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가게들도 아주 없진 않습니다마는 거의 대부분의 상점이 닫혀 있었고

동네 주민 외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광주 지역 음식으로 '상추튀김' 이라는 것이 유명하다고 하지요.

처음 상추튀김이라는 음식을 들었을 때 전 깻잎튀김처럼 상추를 튀겨서 먹는 특이한 튀김인 줄 알았는데

그냥 여러 종류의 모듬튀김을 재료로 상추쌈을 싸 먹는 걸 '상추튀김' 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광주에 온 김에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긴 한데, 이번 광주행에선 아쉽게도 먹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게 되네요.

 

 

송정역시장엔 곳곳에 벽화와 함께 각종 문구가 담겨 있는 간판을 붙여놓아

재래시장이면서 분위기있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광산소방서 송정시장전문의용소방대가 들어와 있는 건물 바로 옆엔 송천장이란 목욕탕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영창수도사, 그리고 대진 쌀 상회 간판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가엔

각각 피자집, 그리고 마카롱 전문점이 입점해 있습니다. 과거의 간판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놓은 모습.

 

 

아직 좀 이른 아침이지만 일찍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만수상회.

 

 

닭꼬치 전문점인 듯 한데, 매운 닭꼬치 전문으로 하는 가겐가보네요...ㅋㅋ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극장 간판을 매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바꾸어 놓았습니다...

 

 

수제 초코파이 전문점과 국수집.

문 닫은 가게 블라인드에 '쑥스초코파이가 자고 있어요' 라는 문구가 붙어있는데, 저거 은근히 귀엽더라는...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밀밭양조장 브루어리 펍.

건물 자체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과거엔 어떤 건물이었을지 가늠이 가지 않는군요.

이렇게 송정역시장엔 오래 된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혹은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여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와있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가진 건물들이 많아 약간 복고풍의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억의 오락실 컨셉, 역전오락실. 너는 지금 오락이 땡긴다...

옛날 오락실 보면 '지능계발, 두뇌발전' 이라는 문구 써 놓은 곳들이 꽤 많았지요.

 

 

송정역시장 중간에 위치한 고객 쉼터.

 

 

시장길은 보행자 거리로 지정되어 있어 지정된 시간대에는 차량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평일에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그리고 주말엔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차량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데

야시장이 열리는 저녁~밤 시간대에 차량 출입을 제한하여 보행자 전용 거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치형 장미꽃길 문이 이어져 있는 포토존.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그리고 그 아래 놓여있는 의자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그랑께~ 그라제!' 라는 문구가 써 있습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

다만 새벽까지 비가 많이 내렸던지라 벤치와 테이블 모두 젖어 지금은 앉을 수 없는 상태.

뒷편의 벽에는 송정역시장의 과거 모습, 그리고 이 시장의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해

상인들이 함께 노력해 온 지난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몇몇 가게들마다 가게 앞에 정사각형 모양의 벤치가 하나둘씩 놓여 있습니다.

각 벤치마다 전라도 사투리로 쓴 문구가 한 문장씩 써 있는데, 이거 하나하나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뭣이 중헌디? 워메 오늘도 욕보셨지라~ 글씨만 읽어도 억양이 자동 재생되는 기분.

 

 

허벌라게 복 많이 받으시요잉~

야, 있냐~ 거시기 머시기 하당게~

경상도 사투리에 '가가 가가가' 가 있다면 전라도에선 '거시기가 거시기' 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짝으로 뽀짝 붙어 보랑께~

야야, 머시매 쪼까 반반허네~

 

 

전신주에 붙어있는 불법 주정차 금지 문구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쓰여져 있는 게 특징.

'여그따 이라고 대불믄 쪼까 거시기 하제!'

여기다 이렇게 대 놓으면 좀 그렇지... 주차금지라는 뜻.

 

 

'거 좋지도 않은게 뭐더러 자꾸 펴싼다요!'

이 곳에서 담배 피지 말라(금연)는 뜻.

 

동남 방언(경상도 사투리)와 더불어 서남 방언(전라도 사투리) 역시 특유의 개성과 존재감이 강한 편인데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도 이렇게 지역에 따라 사투리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모든 가게들이 문을 열고 영업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대략 송정역시장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떻게 생겼는지 한 바퀴 둘러본 것만으로 적당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 Continue =

 

2021. 11. 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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