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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8 군산,목포,신안,광주

2021.11.3. (44) 하루 다섯 번 다니는 버스로 힘들게 찾은 애호박국밥집 명화식육식당의 비극 / 2021 류토피아 여름휴가, 전라남도 바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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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류토피아 여름휴가, 전라남도 바다여행

(44) 하루 다섯 번 다니는 버스로 힘들게 찾은 애호박국밥집 명화식육식당의 비극

 

. . . . . .

 

 

숙소를 나와 아침부터 저는 온통 할머니들 뿐인 '하루에 5번 다니는 마을버스' 를 타고 시골길을 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동네 주민이 아닌 이상 외지인은 절대로 탈 일 없는

너무 드물게 다녀 시각표 없인 존재조차도 알 수 없는 이 버스를 대체 외지 사람은 제가 왜 타고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다녀온 광주여행에서 갔던 한 식당에서부터 시작합니다.

 

3년 전, 광주로 무작정 내려갔을 때 현지 거주하시는 지인분을 만나 함께 찾았던 광주역 근처의 '진식당'

저는 이 곳에서 광주지역 토속음식인 '애호박국밥' 이라는 음식을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광주 진식당 애호박국밥 : http://ryunan9903.egloos.com/4427688)

 

2018.12.9. (1) 시작부터 푸짐한 전라도백반 한상, 광주명물 애호박찌개와 고등어구이 백반 / 2018 광

2018 광주,진주 주말여행(1) 시작부터 푸짐한 전라도백반 한상, 광주명물 애호박찌개와 고등어구이 백반. . . . . . 사실 지난 10월 12~14일(금요일 저녁~일요일), 짧은 주말의 지방 여행을 다녀왔습니

Ryunan9903.egloos.com

애호박과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넣고 얼큰하게 끓인 애호박국밥은 칼칼하고 진한 맛 때문에

그야말로 밥도둑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말 맛있게 싹싹 비웠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 때 함께 간 광주 지인분께서

'사실 진짜 맛있는 애호박국밥집이 따로 있다' 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가게 하나를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국밥집은 광주시내가 아닌 한참 외진곳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은 고사하고 버스조차도 변변치 않아

자차 아니면 찾아가기 매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어 택시 아니면 시간 맞춰 버스 타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죠.

그런데 택시로 가기에도 결코 만만한 거리는 아니라 저는 어떻게든 숙소 근처에서 거기로 가는 버스를 찾기로 생각,

전날 숙소에서 자기 전 한참 버스 노선을 검색하여 광주송정역에서 해당 식당으로 가는 버스편을 확인했습니다.

이 버스 번호는 '광산720-1' 광주송정역을 지나가며 명화동을 지나 봉정까지 가는 광주광역시의 몇 안 되는 마을버스로

하루 운행 횟수가 평일엔 5.5회, 그리고 주말엔 겨우 2.5회(...)만 운행합니다.

 

이렇게 운행 횟수가 적어 외지인은커녕 현지인조차 마을주민 아니면 존재조차도 모르는 버스를 제가 탔어요...

 

 

...어쨌든 버스를 타고 할아버지, 할머니 틈에 섞여 시골길을 30여 분이 좀 안 되게 달린 끝에

목적지가 있는 '명화동' 버스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진짜 버스에 저 말고 전부 노인들만 계셨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명화동.

 

 

광주광역시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명화동은 도심에서도 한참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 같은 풍경인데요,

지하철도 여기까지 닿지 않아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한참 버스를 타고 나와야만 됩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1호선 종점인 평동역인데, 여기서 약 4.5km 정도 떨어져 있네요.

근처엔 마땅히 큰 건물이라 할 만한 것 하나 없이 낮은 상가 건물 몇 개, 그리고 민가가 전부.

 

 

그런데 이 곳에 광주 안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엄청 유명한 애호박국밥집이 있다는데요,

그 국밥집의 정체는 바로 이 곳, '명화식육식당' 입니다.

광주 거주하는 현지 사람들도 다들 이 가게만큼은 가볼 가치가 있다며 강력 추천을 해 주더군요.

 

 

명화식육식당 전경.

그런데 어째 인기있는 식당 치곤 아침이라곤 해도 너무 인기척이 없더라고요.

아무리 오픈 전이라 해도 안에서 영업 준비하는 분위기라든가 그런 게 느껴져야 하는데 그게 전혀 없단 말이죠.

 

뭔가... 뭔가... 굉장히 쎄한 기분이 들어서...

설마... 에이 설마... 하는 마음을 갖고 가게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안돼!!!

 

일부러 여기 찾아가려고 어제 늦게까지 버스노선 검색하고 시간 맞춰보고 30분 걸려 왔는데...

와, 진짜 이 때 순간적으로 다리 풀려서 주저앉을 뻔... 그래, 지금이 한참 휴가 피크 시즌이니 그럴만도 하지...는 무슨...;;

순간 막막해지더군요. 여기 갈 생각으로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여길 못 가게 되었으니 이를 어쩌나...

게다가 여긴 버스도 자주 안 오는 곳인데 다시 시내 돌아갈 때까지 여기서 어떻게 버티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가게 맞은편 버스정류장으로 버스 한 대가 막 들어오고 있더라고요.

 

 

제가 탄 버스는 송정97.

평동역을 지나 광주공항역까지 가는 버스로 이 버스도 하루 11회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입니다.

그런데 운 좋게 이 버스가 타이밍에 맞춰 들어오고 있어 이거 놓치면 진짜 답 없겠다 싶어 바로 탑승했죠.

다행히 앞서 광산720-1번 마을버스에서 내린지 얼마 안 되어 환승 처리가 되었습니다.

 

 

일단 무작정 시내로 들어가야 되겠다 싶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평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평동역은 광주지하철 1호선 서쪽 종착역으로 반대쪽 종점 녹동역과 더불어 지상역으로 이루어진 역사입니다.

 

 

빛이 바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평동역 3번 출입구 간판.

 

 

평동역 대합실.

실내 조명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자연 채광이 들어와 실내는 그럭저럭 밝은 분위기.

역 근처에 산업공단이 있어 출퇴근 때 반짝 수요가 있긴 하지만 나머지 시간대엔 굉장히 한산하다고 합니다.

근처 산업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역을 많이 이용한다고 하네요.

 

 

시내로 들어가는 방면의 개찰구.

양 개찰구는 서로 횡단을 할 수 없게 별도의 개찰구로 막혀 있습니다.

 

 

지상 승강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 한 컷.

한쪽엔 상행 전용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다른 한 쪽엔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평동역 시내 방면 승강장 전경.

 

 

평동역 역명판.

향후 나주나 무안공항 방면으로의 연장 떡밥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이슈화는 되지 않는듯한...

 

 

이 역에도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광주지하철은 첫 개통과 동시에 대한민국 최초로 역사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지하철이기도 합니다.

(금남로4가역, 문화전당역)

 

 

소태행 열차가 들어왔고(반대쪽 종점 녹동행은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습니다)

이 열차를 타고 일단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중형 전철에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져 열차가 정말 아담한 느낌.

 

 

열차 출입문 노선도 왼편에 붙어있는 한국은행 광고.

현재 무인매장, 키오스크, 현금없는 매장 등 현금을 쓰지 않는 가게라든가 대중교통 등이 늘어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도 최소한의 현금 결제 수단은 남겨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어느정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이동, '문화전당' 역에서 내렸습니다.

여기서 광주에 거주하는 한 지인분을 만나 뵐 예정입니다. 식당에서 허탕쳤다(...)는 이야기를 하니

일단 본인도 곧 이동 중이고 여기서 만나자는 약속이 되어 역에 도착 후 이 분을 기다리기로 했어요.

 

 

(구)전남도청이 위치해 있는 문화전당역사 내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역사 홍보관' 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정리해놓은 사진.

 

 

5.18 민주화운동 이후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를 순서대로 기록해놓은 벽.

 

 

광주 구 전남도청을 방문한 후기는 제 블로그 예전 여행기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 문화전당역, 구 전남도청 : http://ryunan9903.egloos.com/4427722)

 

2018.12.10. (3) 1980년 5월의 기억, 5.18 민주광장이 있는 문화전당역 / 2018 광주,진주 주말여행

2018 광주,진주 주말여행(3) 1980년 5월의 기억, 5.18 민주광장이 있는 문화전당역. . . . . .녹동역에서 다시 평동으로 되돌아가는 열차를 타고 4정거장 이동 후 내린 곳은 '문화전당' 역.문화전당(구도

Ryunan9903.egloos.com

 

 

문화전당역 개찰구.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아침에 숙소를 나와 마을버스 타고 명화식육식당 갔다가

거기서 다시 버스 타고 평동역으로 돌아와 지하철 타고 문화전당역까지 되돌아오는데 든 차비는 얼마였을까요.

딱 1,250원 기본요금이었습니다...!!

 

이런 요금이 나온 이유는 광주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 때문이었는데요,

광주광역시는 첫 교통수단(버스, 지하철)을 이용한 뒤 내릴 때 하차 태그를 한 시각 기준으로 30분동안

타 교통수단으로의 환승이 무제한으로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제 기준으로는 광산720-1번 마을버스를 타고

명화동에서 내린 그 시각부터 30분 환승이 적용, 그 사이에 송정97번 버스와 지하철 평동역 승차태그에 전부 성공,

거리비례 구간요금이 없는 광주 대중교통 특성상 세 번의 대중교통을 기본요금으로만 이용한 셈이 되었습니다.

 

 

문화전당역에 나오니 미얀마 군부 쿠테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있었던 학동 재개발 붕괴참사로 숨진 사람들의 명복을 비는 현수막도 붙어 있었고요.

 

 

약 3년만에 다시 찾은 옛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 (구) 전남도청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 Continue =

 

2021. 11. 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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