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 타이완 주말 밤도깨비 여행
(6) 단돈 600원으로 진과스(金瓜石)한 바퀴 여행, 891번 버스투어 '금구낭만호(金九浪漫號)'
. . . . . .
지우펀에서 버스를 타고 좀 더 산 위로 올라오면 '진과스(金瓜石)' 라는 지역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광산박물관과 함께 이 지역 명물인 '광부도시락' 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지우펀을 가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묶어
한꺼번에 들리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황금폭포라든가 스짠청이즈, 음양해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는데
문제는 이 관광지가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고 또 산 속이라 걸어 이동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진과스에서는 외부 관광객들이 와서 도보로 접근하기 힘든 관광지들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투어 버스를 운행하는데
바로 사진에 보이는 891번 노선버스 '금구낭만호(金九浪漫號)' 입니다.
금구낭만호(金九浪漫號)는 매시 정각, 그리고 30분에 진과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며
일반 버스와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로 승차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단말기가 교통카드 단말기.
타이베이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를 그대로 사용 가능하며 우리나라 버스 승차하는 것처럼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면 됩니다.
요금은 15NTD(약 600원). 구간요금이라든가 추가요금은 따로 없이 균일 요금입니다.
관광객이 어느정도 찬 뒤 출발 시각이 되면 출발하는데요,
한 바퀴 돌아보는 관광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한 시간. 한 시간동안 진과스 주변의 주요 관광 스팟을 돌아보게 됩니다.
한 시간 정도 돌아다니면서 버스를 타는데 요금이 겨우 600원밖에 안 한다는 게 정말 놀라운데... 진짜 이 가격입니다.
버스가 출발한 뒤 처음으로 들린 곳은 '관제당' 이라는 사원입니다.
버스 기사가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만, 현지 대만어라 제대로 알아들을 순 없었고
이 곳에서 버스를 잠시 세워놓은 뒤 몇 분 정도 시간을 줄 테니 나가서 구경하고 와라 - 라고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사실 버스 안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중국 본토에서 오신 나이드신 관광객이 있었는데
이 분이 우리에게 어느정도 영어로 해석을 해 주셔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못 보시겠지만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저 뒤로 화려한 건물의 사원이 보이는군요.
같은 기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원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의 화려한 건물입니다.
이런 화려한 분위기를 띠는 건물은 지난 여행 때,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용산사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지요.
건물 뒷편에 거대한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바로 삼국지의 관우 동상.
'관제당' 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곳은 관우를 모신 사당입니다.
사당 앞으로 산 속에 자리잡은 진과스의 마을 전경이 펼쳐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과스 일대가 지대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 높은 산 속에서 어떻게든 마을을 형성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습니다.
과거 이 곳은 금광이 있던 도시였지만, 황금이 고갈되어 광산은 예전에 사라지고 한창 쇠락해가다 관광으로 다시 기사회생한 곳.
시간이 되어 다시 주차되어 있는 버스로 이동.
버스 기사님이 식사를 하지 않으셨는지 잠깐 우리를 내려놓은 뒤 급히 근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사 오시더군요.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산 아래로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군요. 그리고 바다 옆에도 마을이 작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길이 상당히 가파르고 험한 편입니다.
이니셜D에서나 나올 법한 휙휙 도는 헤어핀(커브)가 곳곳에 있는데, 천천히 달리는데도 무섭게 느껴질 정도.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황금색 물이 떨어지는 '황금폭포(黃金瀑布)'
황금폭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근처의 돌 때문인데요,
탄광에서 흘러나온 광물들 때문에 물이 흐르는 폭포 근처의 돌이 전부 사진과 같이 황금색으로 변했고
그 위에서 떨어지는 물도 마치 황금색처럼 보인다고 하여 '황금폭포'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폭포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물, 그리고 주변의 바위가 온통 진한 황금색으로 보이는 게 신기했습니다.
황금폭포 앞에서 저마다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황금폭포 근처에도 작게 마을이 있습니다.
버스는 이 근처에 잠시 차를 세워놓고 이 곳을 관광하는 우리를 기다려주는 중.
황금폭포에서 좀 더 아래로 내려오면 폭포수가 산 아래로 내려도면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개천을 만나게 되는데요,
버스를 타고 살짝 아래로 내려온 뒤 이 개천 앞에서 잠깐 한 번 세워주셨습니다.
좀 전의 황금폭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새빨갛게 변한 돌.
사실 폭포보다도 이 개천을 흐르는 물이 진짜 황금폭포라는 생각이 들 정도.
신기하게도 물 흐르는 곳만 저렇게 돌의 색이 황금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근처의 다른 바위는 전부 정상적이었습니다.
제가 탄 버스 말고도 다른 노선버스도 다니는 듯, 개천 앞에도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826번 버스와 788번 버스, 두 노선이 다니는군요. 버스정류장이 손 흔드는 모양인 게 좀 재미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산 아래에 넓게 펼쳐져 있는 한 주차장.
버스에서 내린 뒤 근처를 돌아보며 열심히 사진을 남기는 친구.
이 곳은 '스싼청이즈(十三層遺址 - 십삼층유지)' 라는 건물이 있는 곳으로
저 멀리 산 너머로 엄청 낡고 커다란 폐건물이 보이는데, 저것이 바로 스싼청이즈입니다.
바다 쪽에 전망대 같은 얕은 건물이 있고 그 위로 관광객들이 올라가 있어 따라가 보았습니다.
이 곳의 이름은 '수이난동(水湳洞)'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얕게 전망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전망대를 차지하고 열심히 기념 사진을 찍는 중.
바다 쪽 방향,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사람들이 서로 나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의 바다를 '음양해(陰陽海)' 라고 한다는군요.
황금 폭포에서 내려오는 황금색 물이 바다로 내려가 만나면서 푸른 바다와 황금색 물이 한데 섞이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 바로 앞으로는 차가 다니는 해안도로가 있는데
이 앞은 풍경이 그리 좋지 않았고, 나중에 버스기사님이 데려다 준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음양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넓은 주차장 저 뒤로 '스싼청이즈(十三層遺址)' 가 있습니다.
스싼청이즈는 1933년, 타이완이 일본의 식민지였을 때 일본이 세웠던 제련소 건물로
금 채취 및 합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맡았던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13층짜리 건물로 지어져 '스싼청이즈' 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현재 아랫층은 전부 사라지고 상층부만 윗 사진과 같이 폐허 상태로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은 폐허 상태로 남아 있는 스싼청이즈.
광산이 있던 시절에는 활발하게 돌아가는 공장이었겠지만, 금광이 사라진 지금은 다소 을씨년스런 분위기만 남아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의 수탈을 위해 지어진 것일지도 모를 이 건물,
한국에 비해 식민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타이완 사람들이라지만 과연 타이완 사람들은 이 건물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이 곳이 사진 찍기 좋은 포토 스팟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군요.
한 번 들어가보고 싶다 - 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으로 아쉽지만 만족해야 하는군요.
산등성이에도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관광지가 되어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는다지만, 관광객들이 일부러 저 마을로 들어갈 일은 없겠지요.
교통이 불편하고 건물은 낡았겠지만, 그래도 바닷가 앞 작은 마을에서 굉장히 한적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우리 버스가 보이는군요...^^ 다시 내려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음양해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바닷가의 한 공원.
저 멀리 흙탕물이 섞인 듯한 노란 빛을 띠고 있는 바다가 바로 '음양해(陰陽海)' 입니다.
황금폭포에서 떨어져 개천을 따라 흘러내려온 황금색 물과 푸른색 바다가 한데 만나는 곳이지요.
두 종류의 물이 한데서 만나기 때문에 항상 저렇게 파란 물과 노란 물, 두 가지 물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중국어와 영어, 일본어 안내는 있지만 한국어 안내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쉽네요.
공원 뒤로는 살짝 안개가 껴 있는 아름다운 산, 그리고 왼편으로 스싼청이즈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보입니다.
바닷가 쪽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친구.
마을 한가운데의 정자에서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있는데,
그 앞에 앉아있는 검은 개 한 마리를 찰칵. 사람을 잘 따르는지 처음 보는 사람이 가까이 가도 전혀 경계하지 않았습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습니다.
뭔가 이것저것 판매하고 있는데, 저희와 같이 다니던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기서
차로 끓인 삶은 계란을 하나씩 구매하더군요. 음, 모르고 안 사먹었는데 우리도 하나 사먹어볼 걸 그랬나...
이런 한적한 바닷가의 마을에서 살면 마음이 느긋해져서 좋을까요, 아니면 지루함에 재미가 없어질까요.
매일 번잡한 서울 시내로 출퇴근하는 저로서는 가끔 이런 풍경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관광객,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정자.
우리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님도 이 마을 사람들과 친한지 우리가 돌아다니는 동안 뭔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시던...
모든 투어를 다 마치고 다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이동할 예정인 버스를 마지막으로 다시 승차.
약 한 시간 동안 우리를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안내해줬던 버스는
다시 처음 탔던 진과스 정류장으로 되돌아가면서 진과스 일대를 돌아보는 투어가 알차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진과스에서 우리가 타고 한 바퀴 돌았던 891번 버스 '금구낭만호(金九浪漫號)'
사진에 보이는 '황진 푸룽선' 이란 버스를 타고도 지우펀에서 진과스, 황금폭포, 스싼청이즈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는 신청하지 않았지만, 진과스 일대를 택시로 돌아보는 택시 투어도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고 하니
저마다 정보를 찾아보고 원하는 방법대로 진과스 일대를 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금구낭만호는 단돈 15NTD(600원)에 이 일대의 중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지만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에 따라 약간의 복불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돌아볼 시간을 너무 빡빡하게 주거나
혹은 버스를 타지 않았는데도 중간에 돌연 출발해버린다든가(...) 하는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다행히도 제가 탔던 버스의 기사분은 굉장히 친절하신 분이어서 끝까지 일행들을 기다려주시고 관광지를 돌아볼 시간도 넉넉하게 줘서
처음 갔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즐겁게 이 일대를 돌아볼 수 있어 얼마나 고맙고 또 다행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PS : 사실 이런 버스가 있다는 사전 정보도 전혀 없었고, 버스 정류장 내려 어쩌지 하다 우연히 발견해서 타게 된 거였거든요...^^;;
= Continue =
. . . . . .
2020. 2. 2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