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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8 구미,부산

2022.1.12. (9) 60년 역사를 담은 따끈한 스지어묵탕, 수복센터(부산 남포동) / 2021년 8월, 광복절 구미,부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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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광복절 구미,부산여행

(9) 60년 역사를 담은 따끈한 스지어묵탕, 수복센터(부산 남포동)


. . . . . .

 

 

남포동에서 부산 사는 모 동생을 만났습니다.

이 당시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저녁 6시 이후엔 두 명 이상 집합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라

단 둘이 오붓하게(?) 만날수밖에 없었지요. 오히려 그 덕에 좀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할 수 있어 좋았긴 했지만요.

 

 

함께 간 곳은 남포역 근방, 광복동 번화가 쪽에 위치한 '수복센터' 라는 주점.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스지어묵탕' 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전부터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가게입니다.

 

 

가게가 꽤 오래 되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60년이나 된 곳이었군요...

아주 예전 방송이긴 하지만 방송에도 몇 번 소개된 꽤 유명한 가게인 듯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때문인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저희는 되게 여유롭게 들어갔는데, 거리두기 제한 없을 땐

여기 엄청 붐빌 것 같은 느낌. 실제 다른 사람 후기를 보면 야외에도 테이블 두고 줄 서서 들어가는 집이라고...

 

 

스지란?

소 사태살에 붙어있는 힘줄로 도가니와 비슷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콜라겐 덩어리이자 궁중에서 먹던 고급음식 - 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뭐 이래저래 좋은 부위라는군요.

 

 

가장 최근 방송은 TV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 출연인 것 같습니다.

이 방송 출연편은 보지 못했는데, 가게 내부 분위기를 보니 허영만 화백이 매우 좋아할만한 곳 같긴 해요...ㅋㅋ

 

 

메뉴판을 한 컷.

식사 메뉴보다는 술과 함께 즐기기 좋은 안주메뉴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가장 유명한 건 스지어묵탕, 그리고 광어를 다져 무친 요리인 다다끼라고 합니다. 요리 가격은 약간 비싼 편.

'나막스구이' 라는 메뉴가 있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뭔가 찾아보니 붉은메기를 부르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제수용으로도 쓰이는 생선이라더군요.

 

 

삼삼오오 원형 테이블에 몰려앉아 술 마시는 분위기.

주방에선 아주머니가 열심히 음식 만들고 있고요. 원래 더 붐벼야 하지만 거리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스지어묵탕을 시켰는데, 어묵탕이 나오기 전 기본 안주가 먼저 깔렸습니다.

땅콩, 메추리알, 마른멸치, 삶은옥수수, 마늘쫑, 번데기. 아 기본안주 리필 가능합니다. 적게 나오는 거 뭐라 안 해도 됨.

강냉이나 마카로니 같은 뻥튀기가 아니라 술안주로 쓸 만한 괜찮은 먹을거리들이 이것저것 나오는 게 좋네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번데기! 번데기는 정말 끝도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겨자를 살짝 바른 간장과 함께 앞접시 세팅.

 

 

부산에 오면 대선소주를 시켜야 할 것 같지만,

이 날은 같이 온 동생이 두꺼비진로를 마시고 싶다 하여 첫 병은 진로 선택.

 

 

수복센터의 간판메뉴 '스지어묵탕(30,000원)'

큰 대접에 소 스지와 함께 어묵을 비롯한 각종 재료를 한데 넣고 푸짐하게 끓인 어묵탕입니다.

남포동, 광복동 일대에 스지어묵 파는 곳이 꽤 많다고 하는데, 이 곳도 그 스지어묵으로 유명한 집 중 하나.

 

사실 유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2021년 4월쯤? 스지어묵으로 유명한 근처의 어떤 가게가

어묵탕 국물을 대놓고 재활용하다 걸려서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제대로 망신살을 치르며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나마 저는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이 곳을 방문한 거고, 가게또한 그 가게가 아닌 다른 곳이라...

 

 

국물 안엔 푹 끓인 소 힘줄이 넉넉하게 들어있습니다.

 

 

적당히 앞접시에 스지를 비롯하여 어묵, 튀긴두부, 계란 등 다양한 재료를 국물과 함께 옮겨담은 뒤

소주와 함께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일단 국물은 진하고 따끈따끈한 맛있는 어묵탕 국물이에요.

 

 

쫄깃하게 씹히는 소 힘줄은 술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안주입니다.

구워먹을 땐 되게 질긴 부위인데 국물이 푹 끓이니 질긴 식감은 날아가고 쫀득함만 남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국물을 듬뿍 머금은 튀김 두부를 비롯하여 감자, 무, 곤약 등 꽤 많은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냥 어묵만 들어간 어묵탕과는 달리 이것저것 골라먹을 수 있어요. 어묵도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하게 들어있었고요.

특히 부평시장에서 몇 년 전에 딱 한 번 먹어봤던 유부주머니까지 들어있었던 게 되게 마음에 들었던...

 

 

두 번째 소주, 드디어 대선 등판!

2000년대 중반, 혼자 첫 부산 여행을 할 땐 시원소주가 부산 소주의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시원을 많이 찾아볼 수 없고 대선 혹은 좋은데이 이 두 소주가 부산 소주의 대표를 차지하게 된 것 같습니다.

 

 

번데기랑 마늘쫑도 한 번 추가.

 

 

스지어묵탕이 가스불에 냄비 올려 끓여먹는 음식이 아니라 대접에 담겨 나오는 음식이다보니

계속 먹다보면 국물이 식게 되는데요, 중간에 국물 리필을 할 수 있습니다.

국물을 어느 정도 떠먹은 뒤 국물 리필을 해 달라고 하면 따끈한 갓 끓인 국물을 대접 가득 담아줍니다.

아마 그 국물 재활용하다 걸린 집도 이렇게 리필해주는 국물 재활용을 하다 걸린 게 아닐까 싶은... 그러면 절대 안 되죠.

 

 

따끈한 국물을 채운 스지어묵탕과 함께 두 번째 소주인 대선도 싹 비우고...

딱새우 삶은 것도 한 마리 들어있었는데 껍질이 너무 단단해 까먹기 좀 불편해서 제대로 즐기진 못했습니다.

 

 

사실 스지어묵탕이 가격대비로 괜찮은 요리인가, 추천해줄 만한가? 라고 묻는다면 살짝 갸우뚱하긴... 합니다.

대접 가득 푸짐하게 이것저것 담겨나오는 건 좋지만 대접의 크기가 생각보다 아주 큰 편은 아니고

3만원이란 가격에 비해 별로라고 느낄 사람도 분명 있을거라 생각해요. 저도 그 부분은 어느정도 인정합니다.

 

그래도 쫄깃쫄깃한 식감의 소 힘줄이 가득 들어있는데다 어묵 이외 이것저것 들어간 게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또 국물이 정말 좋아 소주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최고의 술안주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름 지역 특화 음식(?)이라 부산에서 맛볼 수 있다는 메리트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스지어묵과 함께 유명하다는 광어 다다끼를 못 먹은 게 좀 아쉽지만, 그래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만족했습니다.

제가 갔을 땐 한여름이긴 했지만, 지금같이 추운 겨울이라면 아마 이 음식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저녁 8시가 넘은 남포동, 광복동 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휑한 분위기.

아마 지금은 분위기가 좀 더 다르겠지만, 이 때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많았습니다. 서울도 마찬가지였지만요.

 

 

중앙역 15번 출구 앞 스타벅스에서 마무리 커피.

그리고 저녁 9시가 되어 부산에서 만난 동생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고 저도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남포동이 중앙역 바로 옆 동네라 대중교통 안 타고 걸어서 호텔 돌아갈 수 있어 좋네요ㅋㅋ

 

 

아, 근데 겨울도 아니고 여름에 이 언덕이랑 계단 올라가는 건 좀...;;

새삼 부산이 평지가 적고 언덕과 산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순간.

 

 

독특한 외관으로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코모도 호텔은 밤이 되어 야경을 밝히면 그 존재감이 더 커집니다.

멀리서도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독특한 건물인데, 그것도 언덕 위에 있어 멀리서도 더 눈에 잘 띕니다.

 

 

두 마리의 사자상이 지키고 있는 부산 코모도 호텔 입구.

 

 

프론트 데스크와 연결되는 1층 출입구 또한 밤이 되어 불빛을 환하게 밝혀놓았습니다.

진짜 건물 분위기만 보면 엄청난 전통과 역사가 담긴 5성 호텔처럼 보이는데 4성 호텔이라...;;

 

 

객실로 돌아와 기본으로 비치된 차가 뭔가 살펴봤더니 상황차, 녹차, 그리고 커피티백 두 개가 있었습니다.

커피도 분말이 아니라 티백으로 우리는 드립커피더라고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인해 평소 여행에 비해 좀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일찍 잠을 푹 잘 수 있다는 건 큰 장점.

코모도 호텔에서 보내는 부산에서의 첫 번째 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 수복센터 찾아가는 길 : 부산지하철 1호선 남포역 1번출구에서 290m, (주소 :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길 25-3)

http://naver.me/xaPg3mGP

 

수복센타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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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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