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동생에게 되게 맛있다고 추천을 받은 순대국집이 있어 한 번 함께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언제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이야기가 나와 저도 궁금해하던 차에 방문한 이 곳은 '털보네 순대국' 이라는 가게로
위치가 되게 애매해요. 서울 관악구 미성동인데 지하철역이 근처에 없어 버스로 이동해야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2호선 신대방역인데, 거기서도 약 2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말 그대로 동네 가게.
가게 메뉴판을 한 컷.
순대국은 8,000원, 그리고 특 순대국은 9,000원입니다. 그밖에 전골, 머리고기 등의 안주 메뉴도 있습니다.
꽤 오래 영업한 식당인지 실내 분위기가 좀 낡은 편이고 입식이 아닌 좌식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양념통.
앞치마도 여기저기 비치되어 있어 필요한 사람은 쓰면 됩니다.
순대국이 나오기 전 기본찬이 쫙 깔리는데요, 뭔가 이것저것 많이 나왔네요.
깍두기는 딱 국밥이랑 먹기 좋은 맛. 되게 잘 담갔더라고요.
김치가 좀 특이한데, 그냥 배추김치가 아니라 열무와 배추를 함께 넣고 국물 자작하게 담근 김치입니다.
맛 자체는 괜찮긴 했습니다만 제 취향으로는 깍두기가 좀 더 좋았던 걸로...
고추장아찌, 생양파, 쌈장, 다진고추, 국밥에 넣어먹는 양념장(다대기)이 함께 제공.
소주가 4,000원인데 청하가 4,000원이라는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청하 선택.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양념장은 새우젓, 그리고 들깨가루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기에 담겨 나온 밥.
그리고 메인 메뉴인 '특 순대국(9,000원)' 도착.
뚝배기 안에서 펄펄 끓는 아주 뜨거운 상태로 제공됩니다. 역시 국밥은 이렇게 뜨끈뜨끈해야...
부글부글 끓는 국물이 약간 진정되면, 그 위에 취향껏 채썬 고추와 들깨가루, 새우젓 등을 넣습니다.
새우젓은 국물을 먼저 맛본 후 간을 어느 정도 본 뒤에 조절하여 넣으시기를... 양념장 넣어도 되지만 전 안 넣는 걸로...
특 순애국이란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순대를 비롯하여 각종 부속고기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밥을 말지 않았음에도 저렇게 고기가 가득 차 있어 건져먹는 즐거움이 좋네요.
뽀얀 국물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게 잘 끓였고, 속에 들어간 부속고기들의 맛도 쫄깃쫄깃 훌륭한 편.
순대는 당면순대를 사용한다는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아쉬움을 진하고 맛있는 국물, 그리고 풍부하게 들어있는 부속고기 건더기가 너그럽게 메꿔주고 있습니다.
건더기 어느 정도 건져먹은 뒤 밥 투하.
90년대 뉴스를 보면 햄버거, 피자 등의 서구 음식들이 대한민국에 유입되면서 어린이들이 그 맛에 길들여져
한식을 먹지 않고 외면하게 되는 게 걱정스럽다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그때 그 90년대 어린이들, 지금 이렇게 국밥집에서 청하에 국밥 털어넣으며 으어 죽인다~ 하고 있습니다...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dGpSWfBmIr8
이 날, 음식도 음식이고 같이 간 동생이 애주가라 둘이서 청하 각한병씩 깔끔하게...!
사실 다른 분들에게 이것 하나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가봐라... 라고 하면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저는 일부러 찾아간 보람이 있을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이었다면 종종 갔을듯...
여튼 간만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따끈한 한 그릇의 순대국 전문점, 털보네 순대국이었습니다.
※ 털보네순대국 찾아가는 길 : 서울 관악구 미성길8, 506, 5522B, 5523, 5524, 5615, 5616번 버스, 신일교회앞 하차
털보네순대국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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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3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