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 밀빛 초계국수' 라고 하남시에서 잘 알려진 초계국수 전문점이 있습니다. 이 곳은 본점이고요.
큰 인기에 힘입어 강남, 삼성동코엑스, 잠실롯데월드 등에도 지점이 생길 정도로 꽤 유명한 초계국수집인데요,
정작 근처에 거주하면서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주말에 한 번 작정하고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보았습니다.
지하철로 접근하면 하남풍산역에서 내려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어갈 수도 있는데, 차 타고 가면 올림픽대로 타고
하남스타필드 방향으로 쭉 직진하면 길가에 위치해 있어 바로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큰 거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식당이 아닌 카페마냥 궁전처럼 지어진 건물이 좀 특이하긴 하네요.
가게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조형물.
예전 경기도 이천의 카페 '이진상회'(https://ryunan9903.tistory.com/1199) 를 생각나게 만드는 것들.
초계국수에 대한 간략한 소개.
초계탕에서 유래된 이 음식은 초계탕의 닭육수 대신 쇠고기 육수를 가미한 새콤달콤한 국물에
닭가슴살을 찢어넣은 국수로 여름철에 먹는 보양식이라는 목적으로 개발된 음식이라고 하빈다.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통해 추첨, 각종 선물도 증정한다고 합니다.
저는 인스타그램 이벤트는 이런 추첨 이벤트보단 그냥 현장에서 음료 하나 더 주는 소박한 게 더 좋은데...
2022년 들어 식당의 음식 가격이 상당히 많이 인상되었는데요, 초계국수 역시 인상 요인을 견디지 못하고
현재는 가격을 한 번 인상. 대표메뉴인 초계국수와 초계비빔국수, 그리고 닭칼국수 모두 깔끔하게 만원입니다.
또 겨울 한정 메뉴로 닭곰탕을 판매하는데, 닭곰탕은 한 그릇 9,000원 받고요.
겨울 메뉴로 완탕면, 떡국, 만두국도 판매하고 있어 찬 거 싫은 분들이 대체제로 선택하기 좋을 듯.
1층 홀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 점심식사 하러 온 손님들로 실내는 이미 만석.
인기 있는 식당답게 상당히 북적북적한 분위기입니다.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세팅.
반찬은 배추김치 단 한 가지만 있습니다.
매장 중앙에 셀프 바가 있어 추가 김치를 직접 가져올 수 있어요.
처음 기본으로 제공되는 배추김치의 양이 적으니 모자란다 싶은 분은 직접 먹을 만큼 담아오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김치 비치된 곳에 온육수도 있는데, 온육수는 직원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니 직접 담아와서 드시면 되고요.
여기 김치, 진짜 요 근래 식당에서 먹은 김치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완벽한 제 취향!
살짝, 아니 조금 강하게 단맛이 감도는 익지 않은 겉절이었는데요, 이거 진짜 맛있었어요!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긴 하지만, 국수보다도 김치 때문에 가게를 또 방문하고 싶단 생각이 든 건
명동에 있는 칼국수집 '명동교자' 이후 거의 처음 아닐까 싶습니다.
밀빛 초계국수의 간판메뉴, '초계국수(10,000원)'
살얼음이 낀 차가운 육수 안에 쫄깃한 밀가루면을 말고, 그 위에 배추절임, 무, 오이 등의 고명과 함께
마지막으로 잘게 찢은 뒤 차게 식힌 삶은 닭가슴살을 듬뿍 올렸습니다. 냉면의 편육과도 같은 역할이랄까...
살얼음 낀 국물을 먼저 살짝 맛보았는데요, 너무 강하지 않은 적당한 새콤함이 입맛 당기게 하는 맛.
냉면보다는 부산 음식인 밀면 육수에 좀 더 가까운 느낌입니다. 깊은 맛보다는 청량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맛이네요.
닭가슴살, 그리고 각종 야채 고명과 함께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1인 1국수이긴 한데, 종류별로 맛보자는 심산으로 저 포함한 세 명의 친구 전부 각자 다른 것 시켜 중앙에 놓고
요리마냥 앞접시에 덜어 나눠먹어보기로 했어요.
면은 밀가루면을 사용했는데, 냉면이나 밀면에 비해 좀 더 굵은 편. 중면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쫄면 수준의 극강의 쫄깃함은 아니지만 꽤 탄력이 좋은 편입니다. 새콤한 국물과도 궁합이 아주 좋은 편.
배추절임에 닭가슴살을 싸 먹는 것도 별미.
닭가슴살 고명이 꽤 넉넉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아쉽다는 생각 들지 않을 정도로 풍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큼직한 닭가슴살을 결대로 곱게 쭉쭉 찢어 고명을 내었기 때문에 퍽퍽한 식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 메뉴, '비빔 초계국수(10,000원)'
말 그대로 초계국수의 육수 없는 비빔 버전입니다. 고명으로 생 치커리가 함께 얹어져 나온 것이 특징인데요,
비빔국수 양념이 꾸덕하지 않고 어느 정도 국물이 자작하게 깔려 있는 편입니다.
시각적인 느낌 차이일 수도 있겠는데요, 국물 있는 초계국수에 비해 닭고기 고명의 양이 더 많은 듯한 기분.
양념장이 자작한 편이라 비비기 꽤 쉽습니다.
고명과 함께 잘 비빈 뒤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양이 얼마 안 될 것 같았는데, 비벼놓고 보니 꽤 많군요.
역시 앞접시에 국수와 닭가슴살 고명을 적당히 섞어 덜었습니다.
매콤한 비빔냉면보다는 적당한 새콤함이 깃든 비빔국수 쪽에 좀 더 가까운 맛.
쫄깃한 식감의 면은 탱탱한 탄력이 일반 초계국수와 큰 차이 없어 비빔국수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 해요.
심하게 매운 편은 아니라 매운 것에 그리 자신이 없어도 이 정도면 무리없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닭가슴살 고명은 국물 있는 초계국수보다 양념장 묻은 비빔국수 쪽의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비빔국수 시킬 때 따로 냉육수를 내어주지 않기 때문에, 육수 필요한 분은 셀프로 온육수 가져와 드시면 됩니다.
마지막 세 번째 메뉴, '닭칼국수(10,000원)'
큼직한 스테인레스 그릇에 닭육수와 칼국수면, 그리고 삶은 닭 반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메뉴로
이런 류의 닭칼국수는 파주닭국수가 제일 유명하고 얼마 전 먹은 '현풍닭칼국수'(https://ryunan9903.tistory.com/1051)
도 유명한데, 닭고기와 각종 야채가 들어가는 파주닭국수보단 현풍닭칼국수와 좀 더 닮은 것 같네요.
역시 앞접시에 적당히 삶은 백숙과 함께 담아서...
찬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함께 준비한 닭칼국수이긴 합니다만, 초계국수의 개성적인 맛에 비해
닭칼국수는 생각보다 무난한 편입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그냥 평범한 닭곰탕에 칼국수 말아먹는 느낌.
그래도 닭은 맛있게 잘 삶았네요. 살도 부드럽고 김치와 함께 먹으니 궁합이 아주 잘 맞는 느낌.
나는 차가운 음식을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은데 일행들이 같이 오자고 해서 왔으니 뜨거운 음식 먹을거다...! 가 아닌 이상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시키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맛은 좋았습니다만 초계국수에 비해 다소 평범한 편이라...
하남시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미사리 밀빛 초계국수 첫 방문은 성공.
어떤 맛일지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입맛에 잘 맞았으며 야들야들한 닭가슴살이 듬뿍 올라간 국수,
그리고 달짝지근한 맛이 입에 잘 맞았던 김치와의 조합이 아주 만족스러웠던 가게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만족했어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 이 가게도 원래는 한때 유행했던 미사리 라이브 카페가 아니었을까 추정 중.
라이브카페로 운영하던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내부를 고쳐 식당으로 바꾼 것 같은데
매장 곳곳에서 그런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 90년대~2000년대 초반에 라이브 카페가 워낙 많았으니까요.
계산대에선 비빔국수 양념장과 함께 누룽지, 초계면, 도라강정 등의 포장해갈 수 있는 식품류를 팔고 있습니다.
나갈 때 뭔가 좀 아쉽다 싶으면 이런 것들 하나 사들고 나가도 좋을 것 같군요.
건면과 함께 양념장을 사 가면 집에서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매장의 비빔국수를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출입문에 커피 자판기가 있어 식후 가볍게 커피 한 잔 뽑아들고 이동하는 것도 가능.
다만 믹스커피만 선택할 수 있지만요.
여기는 다음에 또 한 번 방문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추운 겨울에 먹었으니, 다음에 재방문하게 되면 그 땐 계절에 맞춰 여름에 한 번 가 볼까 합니다.
※ 미사리 밀빛초계국수 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하남풍산역 1,2번출구 하차, 도보 약 10분 정도
2022. 2. 1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