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 브랜드 중 하나인 '원조쌈밥집'
여기가 꽤 역사가 오래 된 백종원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그 가게를 처음으로 방문해보게 되었는데요, 동대문 근방에 위치한 '창신점' 입니다.
창신점은 본점이 아니긴 합니다만, '원조쌈밥집' 이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발전하기 전부터 있어왔던
꽤 오래 된 가게로 백종원 대표 말로는 본인이 대패삼겹살이라는 것을 처음 개발했다고 합니다.
다만 진짜 대패삼겹살을 백종원이 개발한 건 아니고 상표권 등록을 최초로 했다고 하니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닌 셈.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대패삼겹살이 저장되어 있는 냉동고와 저울이 보입니다.
저 저울에 대패삼겹살의 양을 계량해서 손님들에게 내어가는 듯.
원조쌈밥집은 일반 개량식 된장이 아닌 전통 재래식 된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안내 포스터.
뭐 어찌됐든 원조쌈밥집의 된장이 일반 된장에 비해 되게 좋다고 하네요.
매장은 한 눈에 봐도 오래 된 가게라는 분위기가 물씬...
좌식 테이블, 입식 테이블이 섞여 있는데 좌식 테이블 비중이 더 높은 편. 흡사 90년대 동네 갈비집을 보는 듯한 느낌.
다른 체인과 달리 이 곳은 체인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체인이 아닌 개인 식당같은 분위기가 강하게 듭니다.
가게 분위기가 이래저래 너무 본점같은 느낌이 드는데, 실제 본점은 논현동 쪽에 있었다 지금은 양재동으로 이전했고
여기는 본점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뭔가 본점 못지않은 역사가 담겨 있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져서
이래저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대표메뉴인 대패삼겹살 쌈밥정식의 가격은 11,000원.
그 밖에 사이드 메뉴로 삼겹살을 추가할 수 있고 해물쌈장, 고기쌈장, 계란찜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오래 된 벽에 붙어있는 각종 포스터. 사이드 식사메뉴로 비빔물막국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저렴한 편.
테이블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고기용 불판.
불은 숯불이 아닌 가스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쌈야채가 먼저 나왔는데요, 와 이거 무슨...ㅋㅋ
원조쌈밥집의 쌈야채가 되게 풍성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만 실제로 보니 되게 압도적...
길쭉한 쌈채소용 나무판 위에 여러 종류의 쌈야채를 종류별로 쫙 깔아놓았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로 저 야채가 담긴 판을 받아들어보면 그 위압감에 압도될 정도.
다양한 야채 넣고 쌈 싸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일듯. 거기에 야채 리필도 된다고 하니까요.
삶은 양배추는 별도의 소쿠리에 따로 담겨 나왔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물수건은 삶아서 쓰는 물수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기 찍어먹는 양념장도 인당 하나씩 제공되긴 했습니다만
별도의 쌈장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이 양념장은 거의 손에 대지 않았습니다.
밥은 그냥 평범한 공기밥입니다.
능숙하고 빠른 속도로 이런저런 반찬들이 깔리기 시작.
여기 쌈밥과 잘 어울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콩자반 등의 밑반찬도 조금 나오더군요.
기본찬으로 어리굴젓이 나오는 건 조금 의외였던...
누가 마늘에 미친 민족 아니랄까봐, 마늘 인심 진짜 좋네요...ㅋㅋ
일부러 많이 달라 요청한 것도 아닌데 마늘을 이렇게 많이 가져다 주었습니다. 물론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파절이 꽤 맛있게 무치더군요. 이거 쌈 싸먹을 때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기본 쌈장.
보통 고깃집 등지에서 나오는 시판 쌈장이 아닌 되게 진한 맛이 인상적인 쌈장입니다.
추가요금을 내고 주문할 수 있는 '해물쌈장(4,000원)'
기본 쌈장으로도 쌈밥을 먹는데 전혀 문제가 없긴 합니다만, 해물쌈장이나 고기쌈장을 추가로 주문하면
건더기가 풍성하게 들어간 한층 업그레이드된 쌈장을 즐길 수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쌈장을 추가 주문하더군요.
기본 베이스는 같은 쌈장이긴 하지만 다진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한껏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은근슬쩍 요금 더 내고 주문을 유도하게 만드는 백종원의 지략(?)이 이런 곳에서 또 통하긴 통하는군요...;;
꽤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천사채무침.
다만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아 마요네즈의 담백한 맛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간이 되어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만 뭐 나름 좋아하는 반찬이라 이것도 한 번 리필했습니다.
역시 기본찬으로 나온 고등어조림.
일행 중 고등어조림을 먹는 사람이 두 명밖에 없어 리필이 가능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서는 고등어조림 잘 안 먹는 편인데 밖에서는 또 은근히 먹는 편.
살이 되게 단단하고 비리지 않아 이것만으로도 훌륭한 밥반찬이 되는군요.
전통 재래식 된장을 사용하여 끓였다는 된장찌개.
건더기로 두부와 호박이 들어간 된장찌개는 고깃집 된장찌개에 비해 좀 더 토속적인 맛이 강한 느낌.
확실히 고깃집에서 나오는 된장찌개보다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패삼겹살 4인분(1인 90g)
기본 쌈밥 1인분에 제공되는 대패삼겹살의 정량이 90g인데, 4인 기준으로 주문했기 때문에 360g이 담겨 나왔습니다.
1인분에 나오는 고기 정량이 적긴 하지만 삼겹살이 메인이 아닌 쌈밥이 메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
고기가 모자랄 경우 추가 주문을 하면 되는데 180g 기준 9,000원이라고 하는군요.
고기와 함께 대접에 담긴 양념장이 나오는데,
삼겹살은 그냥 불판에 굽는 게 아니라 이렇게 양념에 한 번 재워 표면에 양념을 골고루 묻힌 뒤 굽는다고 하더군요.
양념을 한 번 바른 삼겹살을 불판 위에 올려 굽습니다.
고기가 우삼겹이나 차돌박이처럼 아주 얇게 썰어져 있어 아주 잠깐만 올려놔도 금방 익습니다.
다 익은 고기는 적당히 한쪽에 치워놓은 뒤 이후 고기를 연달아 구워 쌈야채와 함께 즐기면 됩니다.
양념에 담궈 구운 삼겹살이라 어느 정도의 약한 간은 되어있는 편.
얇은 삼겹살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겠는데, 역시 너무 두께가 얇아서 그냥 먹는 것보다는
쌈야채와 쌈장 풍성하게 넣고 쌈으로 즐기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흰밥 위에 어리굴젓 하나 올려 맛있게...
역시 쌈밥집에 왔으면 이렇게 쌈으로 만들어 먹는 게 최고지요.
기본으로 나오는 쌈야채가 많은 것도 있고 모자라면 또 리필도 된다고 하니 아낌없이 여러 장 겹쳐 싸 먹습니다.
고기와 마늘도 연달아 굽는 중.
쌈도 계속 만들어 먹는 중.
원래 고기 먹을 때 야채도 함께 먹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고기뷔페 같은 곳에 가면 양파라든가 파절이를 곁들이고
이렇게 단품으로 먹는 고깃집에서는 여러가지 야채 넣고 쌈으로 싸서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때그때 다르게~
일행 중 운전하는 분이 계셔서 오늘은 술 대신 탄산음료로.
추가 삼겹살은 대패삼겹살과 별개로 일반 삼겹살이 있습니다.
일반 삼겹살은 대패보다 훨씬 두껍게 썬 삼겹살로 가격은 대패삼겹살과 동일하게 180g 9,000원.
이것도 한때 유행한 냉삼이라 불러도 될지 모르겠는데 여튼 생삼겹이 아닌 냉동 상태로 제공됩니다.
가격이 아무래도 낮으니 그런 것도 있고 사실 크게 신경은 안 써서...ㅋㅋ 원산지는 나중에 확인해보니 벨기에산 쓴다고...
대패삼겹살을 다 먹은 뒤 추가로 주문한 일반삼겹살도 구웠습니다.
이건 그냥 무난무난한 삼겹살 맛이네요.
누구나 다 아는 익숙한 그 맛. 절대 싫어할 수 없는 맛.
역시 일반 삼겹살도 쌈으로 즐기면 더 풍성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쌈야채는 아낌없이 팍팍!
백종원의 원조쌈밥집은 한 번 가 봐야지 가 봐야지 하면서 아직까지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첫 경험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지점을 가겠지 생각했는데 진짜 처음 시작한 가게로 가게 될 줄은..ㅋㅋ
만족도는 생각보다 꽤 높았고 여기는 쌈야채 이것저것 건강하게 즐겨먹는 어른들 모시고 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고기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만, 다양한 종류의 쌈야채 즐겨먹는 사람들 데려가면
굉장히 큰 만족도를 얻고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딘가 건강하게 먹었다는 기분도 느낄 수 있고 말이지요.
가게가 좀 낡고 자리가 협소하긴 했지만 이래저래 재방문 의사 있었던 가게입니다.
※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창신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1번출구 하차 후 디에스빌딩 뒷쪽 골목 안 위치
2022. 2.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