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14) 겸손을 유지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연, 금악똣똣라면(제주 한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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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악 무짠지 냉면에서 냉면 한 그릇 먹었으니
밥을 또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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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미친 소리냐 싶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었다.
지금은 종영한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 작년 8~9월에 방영한 '제주도 금악마을' 편.
백종원의 골목식당 36번째 솔루션이 바로 이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다만 이번 편은 기존처럼 원래 있던 식당에 솔루션을 해 주는 게 아닌 새롭게 가게를 차리는 데 도움을 주는
서바이벌 포맷으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 창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 창업 도전자를 대상으로 서바이벌을 진행, 최종적으로 통과한 4명이 제주도에 있는
빈 점포를 리모델링한 후 창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침체된 상권을 살리는 기존 포맷이 아닌
처음부터 없던 상권을 새롭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방문 당시엔 리모델링이 끝나 정식 영업이 시작되었다.
이 때 새롭게 탄생한 가게가 네 곳이 있고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음.
1. 타코전문점 : 치꼬(최재문, 최명근)
2. 라면전문점 : 금악똣똣라면(김종욱, 이지훈)
3. 파스타전문점 : 아니따(조아름)
4. 돼지강정전문점 : 꿀봉(최두환, 이슬빈)
이 중 라면전문점인 금악똣똣라면은 원래 김종욱 참가자가 최종 선발되었고 이지훈 참가자는 최종 탈락되었으나
김종욱 대표와 함께 동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튼 중요한 건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주 금악마을편 촬영이 진행된 이 지역이
금악 무짠지 냉면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 아니 거의 같은 동네라고 보면 될 정도로 가까움.
냉면집 나와 시골길 따라 대략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바로 가게들 모여있는 곳을 만날 수 있다.
방문 당시엔 한창 TV에서 제주 금악마을 편을 방영하고 있을 때라 사람들이 많이 몰렸음.
제주도 여행 온 사람들이 온 김에 한 번 가 보자, 하면서 이 곳을 많이 찾은 것.
물론 그 인파 중엔 나도 있었다(...)
마음같아선 네 군데 다 가 보고 싶었으나 앞서 냉면 먹은 것도 있고 단 한 곳밖에 갈 수 없었던 상황.
그래서 결정한 곳이 바로 김종욱, 이지훈 참가자가 공동 창업한 '금악똣똣라면' 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다른 가게들은 다 재료 소진되어 영업 못 하고 여기만 남아있었음.
그래서 애초에 선택의 여지 자체가 없었음...ㅋㅋㅋ
가게 입구에 대기 예약을 할 수 있는 태블릿 PC가 설치되어 있다.
태블릿 PC가 야외에 노출되어 있어 가림막 해 놓은 거 괜찮네.
현재 대기는 10팀.
엄청난 대기열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대기가 그리 많지 않아 다행임.
여기서 조금 시간 지체가 있겠지만 그래도 모처럼 왔는데 기다려서라도 먹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아직 제주 금악마을편이 TV 방영 중이었던지라
똣똣라면 앞엔 골목식당 촬영 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혹시라도 노출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는 말.
근데 아마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온 사람이라면 이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 같음.
영업 시간은 다음과 같음.
그리고 9월 29일, 동업자인 이지훈님 백신 맞으신다고... 아직 29일 안 되어서 가게 안에서 근무중이셨음...ㅋㅋ
번호표 뽑고 근처 한 번 둘러보는 중.
바로 길 건너편에 방송에 나왔던 나무가 있음. 그리고 거기에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 기다리는 중.
여긴 금악냉면에서 골목식당 나온 가게들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한 나무 정자.
마을 사람들이 나와 쉬었다 가는 마실같은 곳으로 역시 방송에서 봤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편에 파스타 전문점 '아니따' 가 있다.
네 곳의 가게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고 앞에 정원도 있어 되게 건물 예쁘게 리모델링 잘 했단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방송 봤을 때 엄청 독기 품고 열심히 하더니 가장 큰 결실을 맺게 된 분이라 생각.
가게 앞 돌담에 놓여진 늙은호박 두 개.
저렇게 큰 호박, 정말 오래간만에 봄.
아니따 바로 옆에 돼지강정 전문점 '꿀봉' 이 있다.
건물 규모는 좀 더 작은데 여기도 작게나마 앞마당이 있고 건물 아담하고 예쁘게 리모델링 잘 했음.
앞에 사람들 여럿 모여있던데 골목식당 촬영진들이었음.
가게 출입문 앞에 나와 입간판 들고계신 검은 앞치마 멘 분이 가게 사장 중 남편인 최두환 님.
출입문 열고 간판 세워놓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던 듯.
꿀봉 같은 경우는 포장에 특화되어 있는 메뉴라 먹고 가는 손님보다도 포장해 가는 손님 비중이 꽤 높은 것 같다.
마참내!
순서가 되어 매장 안으로 들어옴.
매장 안에 들어오면 무인 주문대(키오스크)가 있는데, 여기서 주문을 하면 된다.
보니까 가게 사장인 김종욱 님은 서빙, 손님응대, 조리보조 위주로 하며 주방에서 이지훈 님이 조리를 하고 있었음.
한참 전도 아니고 한창 TV에서 방영하고 있을 때, TV에 나오던 서바이벌 참가자를 실제 눈앞에서 보니 되게 신기했다.
메뉴는 현재 라면, 그리고 몸밥 두 가지가 전부.
서바이벌 최종 선정 이후 솔루션을 통해 탄생한 라면은 다진 마늘과 간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특제 라면이라고 한다.
라면과 몸밥을 하나씩 주문.
가격은 각각 5,500원과 1,000원. 합쳐서 6,500원.
주방 바로 앞 바 테이블에 앉았는데 유튜브 촬영 금지 안내문이 붙어있었음.
백종원의 골목식당 나온 가게들 찾아가보면 이렇게 방송촬영 금지 안내 붙여놓은 가게들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유튜버 돈벌이 수단으로 매장이 사용되는 걸 원치 않은것도 있고 초상권 문제도 있다고 생각.
대신 블로그이나 인스타그램 등, 수익 목적 없이 기록 남기는 사람들이 사진 찍는 건 문제는 없다고 한다.
매장 안에 골목식당 진행자 중 하나인 금새록 사인이 벽에 그려져 있었다.
조보아, 정인선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여자 진행자 금새록. 밝은 이미지로 방송도 매끄럽게 잘 하는 모습 보여주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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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들 조보아만 기억하고 있지...
아 조보아씨!! 잠깐 내려와봐유!!
테이블에 놓여진 물수건과 티슈통, 그리고 후추와 다진 고추가 들어있는 통.
그리고 매장 안에 둘러보면서 알게 된 건데 (사진은 없지만) 여기, 진라면 매운맛 쓰고 있더라.
가격 저렴하고 가장 보편적인 라면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왠지 백종원이 진라면 모델이라 연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금악똣똣라면의 대표메뉴, '라면(5,500원)' 과 '몸밥(1,000원)'.
쟁반에 음식이 한꺼번에 담겨나오고 김종욱 대표가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주신다.
참고로 김종욱 사장님, 되게 친절하다.
첫 방송 때 음식에 대한 혹평이 심했고 제일 탈락 가능성 높은 사람이었는데 이후 요리가 아닌 판매 미션에서
개그맨 지망생 출신의 능력을 보여주면서 조금씩 위로 올라와 최종 4위로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절실함을 보여주면서 노력한 끝에 마지막 최종 선정되었을 때 진짜 엄청 울던데 보는 내가 짠할 정도였음.
꼴찌로 출발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드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금악마을 편의 진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
단무지는 엄청 얇은 단무지를 쓰는데, 이거 왠지 백종원이 공급해주는 단무지일 것 같다는 킹리적 갓심(...)
홍콩반점0410 같은 데서 쓰는 단무지랑 거의 똑같은 것.
라면은 국물이 되게 많아보이는데, 그렇다고 한강라면은 아니고...ㅋㅋ
그릇이 깊은 라면이라 상대적으로 국물이 많아보이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게다가 라면스프만 넣은 게 아니라 직접 이런저런 다양한 재료를 넣고 라면 국물과 고명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
고명으로 채썬 파, 그리고 다진 마늘이 엄청 많이 들어있는 게 특징.
몸밥은 제주도에서 나는 해초인 '모자반' 을 넣고 지은 밥으로
밥에 거뭇거뭇한 모자반이 함께 섞여있는 게 특징. 라면 먹고 난 뒤 국물에 말아먹으면 좋다고 한다.
사실 특별한 맛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뭔가 제주 특산물을 넣어 지었다고 하니 유니크한 느낌도 들고~
오, 라면 되게 괜찮음.
진라면 매운맛 넣고 끓였다고 하는데, 당연하겠지만 진라면 맛은 거의 안 남.
그냥 새로운 국물을 창조해서 거기에 라면을 말았다고 보면 됨. 그런데 이 국물이 진짜 진하고 좋다는 거에요.
보기엔 새빨간 게 무슨 지옥같이 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맵진 않고(물론 얼큰하긴 함) 되게 묵직하다.
그냥 한 젓가락 딱 먹어보고 '아, 이거 얼큰하고 마늘 들어간 거 좋아하는 한국인이 환장할 맛이다' 라는 인상.
국물 안에 파와 함께 다진 제주 흑돼지고기가 넉넉하게 들어있는데, 마늘 다진것과 섞이니 되게 괜찮더라.
라면 한 그릇 5,500원이면 좀 비싸지 않나 싶을 수 있는데 그만큼 국물, 고명에 공들였다는 걸 알 수 있음.
면을 다 건져먹은 뒤 마지막에 밥을 말았는데, 이건 면보다 밥이 더 좋더라.
국물 자체가 마늘향 강하고 다진 돼지고기 고명이 많아 면보다 밥 말아먹는 데 더 특화된 국물임.
그냥 면만 먹을 땐 오~ 맛있네 정도였는데, 이 국물에 밥 말으니까 진짜 그릇에 얼굴 박고 푹푹 퍼먹게 되더라고.
여기는 국물이 진짜임. 국물이 엄청 기름지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진짜 맛있거니와 밥 말아먹기 특화되어 있다.
냉면을 먹고 난 뒤 와서 포만감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다 먹음.
물론 대기 타느라 약간의 시간 텀이 있었던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연달아 두 번 면을 먹는건데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딱히 없었는데, 되게 열심히 빨빨대며 돌아다녀 그런 건지 아니면 그만큼 맛있었던 건지 모르겠음.
딱 하나 이 가게의 약점이자 핸디캡이라면, 역시 가게가 제주도에 있다는 것인데...
제주도까지 일부러 비행기 타고 찾아온 관광객이 다른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먹기 나쁘지
라면 한 그릇을 먹자고 제주까지 와서, 그것도 차 타고 이 내륙 깊은 금악마을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는 게 가장 큰 약점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
물론 아주 훌륭한 국물의 라면이긴 하지만, '굳이 제주까지 와서 라면을?'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라
그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메뉴가 하나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게 입간판에 써 있는 '겸손을 유지하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라는 문구.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는 방송에서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기에 이 문구에서 진심이 느껴짐.
초심 유지하면서 장사 잘 되었으면 좋겠다.
라면 정말 맛있었어요~
= Continue =
※ 금악똣똣라면 찾아가는 길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로 18(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10:00~17:30 영업)
2022. 3. 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