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27) 3대천왕 출연, 고기국수 시키면 돔베고기를 서비스로 주는 '장수물식당'(제주 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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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식사.
제주도 지역 음식이기도 한 '고기국수' 를 먹기 위해 제주 연동에 위치한 '장수물식당' 이란 곳을 찾아옴.
제주 시내에서 꽤 유명한 가게로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출연한 적 있는 가게라고 한다.
되게 오래 된 가게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외관. 그리고 번화가가 아닌 엄청 한산하고 평범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판매하는 메뉴는 돔베고기와 고기국수 단 두 가지.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그릇에 옮겨 담지 않고 도마 위에 두고 썰어 먹는 제주 향토 음식이라고 한다.
그냥 간단히 말해 되지고기 삶은 거라고 보면 될 듯.
참고로 장수물식당 앞엔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가장 가까운 곳에 '연동88주차장' 이라는 유료 주차장이 있음. 주차요금은 1시간당 2,000원이다.
거기에 주차를 하고 오면 1,000원을 깎아준다고 하니 차 갖고 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근처에 불법주차(...?)를 해도 안 걸리면 되겠지만, 그래도 맘 편하게 주차하려면 천원 정도 부담하는게...
그나저나 주차 문구 왼쪽에 붙어있는 저 양반은 어디 안 빠지고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니는구만(...)
타이밍이 좋았는지 매장 안엔 손님이 없었음.
음식 주문한 뒤 아주머니 주방 들어가고 천천히 실내 구경. 꽤 오래 된 식당이라는 분위기가 풍기는 실내.
벽에 이것저것 붙어있는 것도 많고 의자 종류도 조금씩 다르고 왼쪽은 가정집과 연결된 문인 것 같다.
백종원의 3대천왕 출연을 알리는 간판.
3대천왕 장수물식당.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은 철저하게 백종원 맛집 여행이었음(...)
그래도 여행하는 동안 비중은 높아도 그정도까지일거란 생각은 안 했는데
이거 여행기 쓰면서 보니 제주도 와서 밥 먹은 것 중 은희네해장국 빼곤 전부 백종원과 관련있는 가게들;;;;
뭐 일단 먹고 후회한 건 없었으니 됐지만 누가 보면 백종원 추종자인줄 오해하겠다 싶더라;;
매장 안에 걸려있는 제주 돼지고기 판매 인증점 지정서 및 서약서.
모든 가게마다 다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제주도 돼지고기 파는 집에 걸어놓는 것 같더라.
사실 코로나 위험은 지금이 더 심하긴 하지만, 경각심은 당시가 더 컸으니까...
조용조용히 식사를 해 달라 함. 어짜피 혼자 왔으니 떠들 사람도 없긴 하다만.
기본 식기 세팅.
그리고 음식 나오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메인 식사, '고기국수(8,000원)' 도착.
취향에 따라 후추통에 들어있는 후추 살짝 뿌려 적당히 잘 섞어서 먹으면 됨.
기본 반찬으로는 깍두기와 배추김치, 두 가지가 제공된다.
깍두기는 괜찮았는데 배추김치는 개인적으로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는 김치가 손이 많이 가진 않았음.
그리고 이 집 특징이 고기국수를 시키면 돼지고기 수육, 그러니까 돔베고기를 약간 서비스로 준다는 건데
양은 1인이 먹기 딱 좋은 정도. 보쌈정식 1인분 시켰을 때 나오는 돼지고기 양보다 살짝 적게 나온다.
고기국수 안에도 돼지고기가 들어있는데 거기에 추가로 이렇게 나오니 뭔가 조금 이득보는 기분.
순대집에서 나오는 고춧가루 섞은 소금이 함께 나와서 여기 찍어먹으면 된다.
고기 나온 걸 보자마자 한눈에 제주 흑돼지 썼다는 걸 바로 직감했는데
그 이유는... 굳이 따로 설명하진 않겠다. 사진 보면 '아...' 하겠지(...)
머리카락 아니에요...ㅋㅋㅋ
제주도 흑돼지 먹다보면 이런 것 볼 수 있는데,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기겁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엄청 거슬릴 것 같은데 실제 먹으면 전혀 거슬리지도 않고 입 안에 질감 남는 것 없으니 안심하고 먹어도 됨.
고기 지방 비율도 적당하고 되게 쫄깃쫄깃하니 맛있었다. 잡내도 없이 맛있게 잘 삶았네.
고기국수는 뽀얗게 우린 돼지고기 국물에 면, 그리고 돼지고기 고명을 얹은 뒤
채썬 당근 약간, 파, 고춧가루, 참깨 등을 뿌려 마무리한 되게 투박한 구성.
돼지고기 고명을 얹고 돼지로 육수를 내었다는 점에서 은근히 일본 돈코츠 라멘과 뿌리는 비슷하지 않나 싶은 느낌.
근데 그에 비해 훨씬 더 심플한 구성이다. 면도 얇은 면이 아닌 꽤 굵은 면을 사용한다는 게 특징.
음... 뭔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덜 자극적...
의외로 자극적인 맛이 별로 없는 깔끔한 맛인데, 이게 사람에 따라 조금 밍밍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음.
자극적이지 않은 국수 후루룩 먹는 것 좋아한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론 생각했던 것과 좀 달라
'음, 이게 고기국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맛. 솔직히 말하면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 맛이었음.
대신 면은 불지 않고 먹기 좋게 잘 삶았더라.
일단 막 돈코츠라멘처럼 엄청 진하고 뽀얗고 짠 국물 생각했다간 실망할 수 있음.
그것보다는 잔치국수 같은 느낌으로 자극적이고 진한 국물이 아닌 다소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을 생각하면 좋을듯.
고기국수 안에도 돼지고기 고명이 넉넉히 들어있어 고명은 만족스레 잘 즐겼다.
고기는 딱히 지적할 것 없을 정도로 되게 괜찮았음. 보쌈집에서 나오는 수육처럼 고급스럽지 않고
조금 투박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두툼하게 썰어 씹는 맛도 좋았고 잡내도 없었고 딱딱하지도 않았다.
기대엔 조금 못 미치는 맛이었지만, 돔베고기도 꽤 맛있었고 좋은 경험이었던 제주 고기국수.
꼭 이 집이 아니어도 좋으니 제주도 오면 한 번 가볍게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제주도에서 먹은 음식은 이게 마지막, 차 반납하고 공항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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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물식당 찾아가는 길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문2길 18(신제주로터리 제주특별자치도청 근방)
2022. 3. 1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