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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9 제주

2022.3.13. (29-完) 지연...지연...또 지연... 아슬아슬 제주국제공항 탈출기 / 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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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0년만의 주말 제주도여행

(29-完) 지연...지연...또 지연... 아슬아슬 제주국제공항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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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없이 바로 탑승 가능한 바이오정보 셀프등록대.

여기서 바이오정보를 등록하면 비행기 탈 때 좀 더 빠르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여 시간 남아 나도 등록.

 

 

이제 정말 비행기 타는 것만 남았다.

국내선 출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면 제주도와도 이별이구나.

 

 

국내선 출발 시각 안내 전광판.

행선지가 여기저기 있긴 했지만 김포행이 제일 많다. 과연 전세계 혼잡도 1위인 김포-제주 노선다움.

내가 탈 비행기인 20:50분 김포행 제주항공도 일단 표기되어 있긴 한데... 지연?!

 

여기까지만 해도 별 일 아닐거라 생각했었음.

 

 

보안검색을 통과한 뒤 제주공항 탑승게이트.

참고로 제주도는 이번이 두 번째지만 제주공항 탑승게이트에 와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여 년 전 수학여행 갔을 땐 갈 땐 비행기 탔지만 올 땐 배 타고 돌아왔었거든(...)

 

 

제주공항 탑승구는 총 18개가 있음.

내가 탈 비행기가 대기중인 탑승구는 1번.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면세점 가는 방향도 같은 방향.

 

 

국내선 수요가 가장 많은 공항답게 탑승게이트 규모가 상당히 큼.

그리고 바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저 사람들이 전부 비행기 타는 사람들.

농담 안하고 극성수기 때 인천공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느낌이었는데

인천공항 탑승게이트 규모가 엄청 크다는 걸 감안하면 밀집도는 이 쪽이 훨씬 높지 않을까...

 

 

앞서 이야기한 적 있었지만 제주국제공항은 국제선이 아닌 국내선에도 면세점이 있다.

국내선 전용 공항 중에서는 유일하게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인데, 같은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를 떠나 육지로 넘어가는 사람들에겐 특례로 외국 여행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면세 혜택을 주고 있음.

 

 

......나 면세점에 사람 이렇게 많은 거 처음 봄.

와, 진짜 이게 공항면세점이야 아님 금요일 저녁 코스트코 양재점이야ㅋㅋㅋㅋ

극성수기 때 인천공항 이용했을 때도 면세점에 사람 이렇게 많진 않았는데, 여긴 그냥 장난 아니었음.

와 사람 많고 붐빈다 - 라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아수라장 그 자체. 혼이 빠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여기서 술 하나 샀는데, 술 계산하는 것도 한참 줄을 서야 했음;;;

 

 

면세 범위는 인당 600달러까지. 국제선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규정임.

다만 주류나 담배는 별도라고 함.

 

 

재미있는 건 면세점에 담배 매대가 함께 붙어있는 게 아니라 별도로 분리되어 있음.

이렇게 담배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대가 따로 있는데, 담배 매대엔 담배 사려는 줄이 엄청 길다.

그것도 국산담배, 수입담배 줄이 다르기 때문에 줄 잘 서야 함.

 

난 담배 살 일이 없어 여기는 패스. 면세범위가 인당 한보루니 가족여행 온 사람 중 흡연자가 있다면

가족이 다 사서 흡연자인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경우도 있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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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쇼핑도 끝났고 이제 비행기 타는 것만 남았는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였음.

원래 8시 50분에 출발해야 할 비행기가 약 30분 정도 지연되어 9시 20분에 출발한다고 떠 있던것임.

 

연결편이 늦어 지연이 된다고 안내가 되긴 했는데 9시 20분이 넘어도 탑승 안내 기색없이 한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의자는 이미 비행기 타려는 사람들이 전부 점령하고 있었고 양손엔 면세 쇼핑한 것 포함해서 짐이 엄청 많았는데

(수하물로 가방 하나 부쳤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짐이 많음)

앉을 자리 하나 없이 결국 벽 쪽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한없이 비행기가 출발할 때만 기다렸음.

근데 이게 우리 비행기만 지연된 게 아니라 대부분 비행기가 다 지연되어 분위기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시간은 9시를 넘어 10시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 하나가 생겼던 것.

 

'김포공항에 11시 전에 도착 못하면 착륙 못하고 인천으로 가야 함'

 

이는 김포공항의 커퓨타임 때문인데, 김포공항은 시내에 위치한 공항이라 24시간 운영 가능한 인천공항과 달리

밤 시간대엔 커퓨타임이 걸려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모든 비행기의 이, 착륙이 금지되어 있음.

그래서 비행기 출발 시각은 이 커퓨타임에 걸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전부 시각표가 조정이 되어있는데

지연 등의 요소가 생겨 10시 넘어 출발을 하게 되면 11시까지 김포에 도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꼼짝없이 인천으로 회항,

인천공항까지 가서 집에 돌아가야 할 상황인 것이었다. 나 내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데?!

 

아 X됐다. 인천가면 어떡하지, 대중교통도 끊겼는데... 인천에서 집까지 택시비가 얼마지...

막 이러면서 엄청 고민하고 심야교통편 찾아보고 진짜 별 생각이 다 들었음...ㅋㅋ

거기다 이 골때리는 상황에 기름을 붓는 더 골때리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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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표상 더 늦게 출발해야 하는 제주항공 김포 노선이 우리보다 먼저 출발함...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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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ㅋㅋㅋㅋㅋ 다른 항공사도 아니고 같은 제주항공이고 노선도 김포행으로 같은데

우리보다 한참 늦게 출발하는 제주항공 김포행 노선이 우리가 타는 비행기보다 더 일찍 출발해버린거임...ㅋㅋㅋ

이쯤되니 승객들도 술렁거리고 이거 김포 못가는 거 아니냐 그러고 어쨌든 분위기가 좀 안 좋았음.

 

 

(사진은 그래도 아직까진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던 때)

 

9시 반이 넘어가니 그제서야 안내방송이 나오며 탑승이 시작되었음.

돌아가는 비행기는 이미 만석. 거기에 사람들이 죄다 짐을 한보따리 들고 타니 수하물 싣는 시간이 걸려 탑승 지연.

어찌어찌 겨우 다 태우고 간신히 제주공항을 빠져나갔고 나는 김포 도착은 글렀구나 싶었다.

 

그런데 밤 11시가 되기 5분 전, 커퓨타임 걸리기 직전에 김포에 간신히 도착한거...ㅋㅋㅋ

근데 워낙 상황이 급박했던지 국내선 청사 근처 활주로에 내린 것도 아니고 국제선 청사 쪽에 비행기가 내리더라.

아마 추측이긴 한데 김포로 들어와야 할 비행기가 엄청나게 많았고 국내선 청사 쪽이 이미 내린 비행기로 포화상태라

일단 내려놓고 보자 - 하는 심산으로 국제선 있는 쪽으로 내린 것 같음. 어쨌든 11시 전에 내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래서 국제선 청사 보딩브릿지가 바로 앞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로 나가지 못하고

활주로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거의 15분은 기다린듯)

그제서야 셔틀버스가 와서 승객들을 국내선 청사로 실어나르기 시작. 11시 한참 넘어 겨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미 짐 때문에 피곤하고 지쳐 있었고 땀범벅이 되어 있었고 완전히 거지꼴이 따로 없는 상태였음.

원래대로 도착했더라면 지하철 타고 편안하게 집으로 갔겠지만 이미 지하철도 집 가는 건 다 끊겨 있는 상태라

결국 지하철 그나마 남아있는 것 타고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간 다음에 내려 택시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진짜 1시간 가까이 지연된 것 만으로도 이 아수라장이었는데, 예전 제주 폭설 터졌을 땐 뭔 일이 일어났던 거람.

어쨌든 이번에 제주공항 늦게 이용하면서 하나 얻게 된 교훈이 있었는데,

LCC 김포 노선은 가능하면 밤시간대 이용하지 마라. 굉장히 높은 확률로 지연된다... 라는 것.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해야 한다거나, 대중교통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면 욕심 부리지 말고 일찍 돌아오는 게 좋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제주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막차 아슬아슬하게 도박 걸었다 지연 터지면 진짜 답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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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렇게 20여 년만에 다녀온 짧은 주말의 제주도 여행 끝.

이번 여행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서쪽 지역만 돌고 성산일출봉 등이 있는 동쪽 지역은 전혀 가지 않았다.

워낙 체류시간이 짧은 주말여행이기도 하고 서쪽 도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동쪽은 아예 동선에 집어놓지도 않았는데

아마 나중에 제주도를 또 가게 되면 그 땐 가 보지 못한 동쪽 지역을 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제주도는 되게 만족스러웠다. 아마 날씨가 도와준 게 제일 컸을거야. 계속 날씨 좋았으니까...

여전히 관광객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한적한 곳 거닐며 자연의 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고

거의 백종원 투어(...)가 되어버렸지만, 제주도에서 먹은 음식들도 다 괜찮았다. 특히 제주 돼지고기 정말 맛있었고...!!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체제로 택한 제주... 라는 이미지도 있겠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 이미지가 좋아 코로나19가 끝난 이후라도 제주도는 또 가 봐도 즐거울 거란 생각이 들어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식으로 또 한 번 가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만큼 되게 즐거웠음.

 

여행을 작년 9월에 다녀왔는데 반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여행기를 다 쓰네.

좀 많이 밀린 여행기라 급하게 쓴 감도 있지만, 이렇게 여행기로 기록하고 나니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

블로그 와 주시는 여러분들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더 바랄 것 없다.

제주도 여행기는 여기까지, 당분간 다시 일상 이야기로 돌아간 뒤 다른 여행으로 찾아뵐께요~ 고마웠어요!

= 完 =

 

2022. 3.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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