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남산 올라갈 때 꼭 한 번 가 보고 싶은 밥집이 있었습니다. '목멱산 호랭이' 라는 윗 사진에 있는 건물인데요,
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남산공원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 꽤 눈에 띄는 건물이라 눈여겨보고 있었던 곳이었거든요.
원래 여기 말고 '목멱산방' 이라는 근방에 위치한 밥집이 미쉐린 가이드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가게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냥 여기에 뭔가 직감적으로 꽂히게 된 게 있어(...) 주말에 시간 내어 일몰 전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목멱산비빔밥이 다시 돌아왔어요' 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
목멱산(木覓山)은 남산을 부르는 옛 이름이라고 합니다.
목멱산 호랭이에서 판매하는 식사 메뉴들과 음료.
대표메뉴는 목멱산 비빔밥으로 이 외에 가볍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한상차림의 식사,
그리고 카페 공간이 별도로 있어 빵과 음료도 마실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목멱산 호랭이' 의 간판.
간판 왼편에 장승 한 쌍이 세워져 있습니다.
'목멱산 호랭이' 의 현판.
한참 옛날의 이야기겠지마는 아주 옛날엔 이 산에도 호랑이가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매장 내 반려견 입장이 가능하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지켜줘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건물 왼쪽은 야외 테이블이 있는 카페 공간,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연결됩니다.
출입문 왼편 마루에 앉아 차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도 있네요. 둘이 앉을 수 있게 방석도 마련되어 있고요.
영업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지금과 같은 여름 시간대엔 어느 시간에 가든 밝은 분위기에서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쌀빵' 에 대한 안내.
주식회사 목멱산방의 쌀빵연구소 '사이참' 이라는 곳에서 쌀빵을 직접 개발하여 판매한다고 하는군요.
좀 전에 언급한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목멱산방' 과 관련이 있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매장 안으로 들어오기 전, 출입문 왼편에 빵이 진열되어 있는 매대가 있는데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빵과 음료를 무인 주문대를 통해 직접 선택 후 주문한 뒤 가지고 나가는 방식입니다. 음료는 아마 주방서 나오겠지요.
무인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쌀빵.
천현발효종(쌀누룩)을 사용한 100% 국내산 쌀로 만든 쌀빵으로 소화가 잘 되는 빵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식빵류도 있고 카스테라류도 있고... 가격대는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에 비해 약간은 비싼 편.
사진과 같이 빵 진열된 매대 왼쪽에 쟁반과 가위가 있어 빵을 담아가거나 자를 때 자유롭게 이용 가능.
식사하는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붙어있는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만든다는 안내문.
음식 주문 역시 무인 주문기를 이용하여 선결제로 주문하면 됩니다.
식사류 가격은 9,000~11,000원 선에 형성되어 있고 사이드 메뉴는 조금 늦은 시각에 가서 그런지 전부 품절이군요.
주문을 마친 후 무인 주문대 오른편에 위치해 있는 진동벨을 가지고 가서 자리 잡고 앉으면 됩니다.
진동벨이 울리면 주방 쪽 배식구로 가서 완성된 음식을 가져오는 셀프 시스템.
식사, 혹은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주전부리도 함께 진열, 판매되고 있군요.
창살 너머로 들어오는 자연광 때문에 매장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되게 밝고 깔끔한 편이에요.
저는 저녁 시간대 방문하긴 했습니다만 낮 시간대 오면 자연채광이 되게 잘 될 것 같은 실내. 이런 분위기 마음에 들어요.
물은 셀프 서비스. 그리고 진동벨 갖고 자리에 앉아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같이 간 친구가 주문한 '목멱산 비빔밥(9,000원)'
쟁반 위 놋그릇에 밥과 각종 나물, 그리고 콩나물국과 열무김치, 고추장이 한데 담겨 제공되는 한상차림 구성.
저는 '손두부쌈(9,000원)' 정식을 선택했는데요,
역시 쟁반 위에 밥과 손두부, 그리고 각종 반찬과 야채쌈이 한상차림으로 제공되어 나왔습니다.
쌀밥, 그리고 놋그릇에 담긴 콩나물국.
손두부쌈 정식엔 검은깨를 넣고 만든 밀도 높은 두부 두 덩어리가 메인 음식으로 제공됩니다.
상추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닌 다양한 쌈채소가 함께하는 모듬쌈도 1인 정식에 맞춰 그릇에 담겨 나왔고요...
열무김치, 무절임, 김치볶음, 쌈장 등 두부쌈 정식과 함께하는 각종 반찬들도 함께 담겨나왔습니다.
음식 구성을 보니 순수 100% 채소들로만 구성된 채식 식단이라 이 구성이면 비건들이 먹어도 문제없을 것 같더군요.
혹시나 동물성 재료가 섞여들어갔을까 살펴봤는데 아무리 봐도 전부 채식 구성.
새콤한 맛이 살아있는 김치볶음.
두부는 검은깨가 들어가 굉장히 밀도 높고 고소한 맛입니다.
따끈따끈한 두부가 아닌 차가운 두부인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거 나쁘지 않은 두부군요.
이런 식으로 두부와 밥, 그리고 볶음김치를 넣고 쌈을 싸서...
건강해지는 기분으로 즐기면 됩니다.
아무래도 고기가 없어 좀 허전한 감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군요.
이번엔 배추쌈으로도... 뭐랄까 전체적으로 맛이 상당히 담백하고 깔끔한 편이라 자극적인 식사에 질렸거나
혹은 깔끔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한 끼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구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9,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은 구성이냐... 라고 물으면 조금 애매하긴 했습니다(...^^;;)
너무 야채 위주의 가벼운 구성이라 배가 찼어도 아무래도 좀 허전한 감이 있었던지라 아무래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려면
제육쌈 같이 고기가 추가되는 구성으로 먹는 게 더 좋겠지요. 사실 맛 자체보다는 그냥 여기 분위기가 궁금해서
그리고 또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왔던 것이라 그냥 그 자체에 만족하려 합니다. 분위기는 적당히 예상만큼 만족했거든요.
다 먹은 뒤 식기는 주방 쪽에 반납한 뒤 나가면 됩니다.
매장을 떠나기 전, 아예 밖으로 나가 야외에서 디저트 즐기려고 빵을 하나 샀어요.
'단호박 쌀빵(4,500원)' 을 하나 구매했는데, 구매 후 전자렌지를 이용해 데우고 먹을만큼 자르는 것도 셀프 서비스.
식사를 마친 후, 매장 밖으로 나왔어요.
조금씩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 시간대라 한옥 건물에 불을 밝혔습니다.
안뜰에서 바라본 출입문.
남산자락에 위치한 오래 된 고택의 분위기를 내기 위함으로 보이나 아무래도 새 건물이라 그런지
깔끔하긴 해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기엔 조금 역부족(...^^;;) 그래도 예상했던 범위 안이라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
야외 안뜰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날씨 좋을 땐 여기에 앉아 느긋하게 자연과 함께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 처마 밑 테이블에서 차 마시는 것도 나름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제가 방문한 날은 굉장히 맑은 날이긴 했습니다만 문득 비 오는 날의 분위기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네요.
건물이 너무 밝고 인위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건...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자연과 동화되지 않을까 싶은...
밖에도 정수기가 하나 마련되어 있습니다.
야외 좌석은 테이크아웃 메뉴만 주문 가능하다 써 놓은 걸 보니 야외에선 차, 빵만 먹는 게 가능한 듯.
전자렌지에 데워 온 '단호박 쌀빵(4,500원)'
빵 표면에 쌀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차도 주문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밖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마감 시간이라) 그냥 빵만 가볍게 맛보기로.
쌀로 만든 빵 속에 삶은 단호박이 팥앙금처럼 통째로 들어있습니다.
따로 단호박용 앙금을 만든 게 아니라 단호박 삶은 걸 그대로 으깨어 빵 속에 집어넣은 듯한 모습이에요.
단호박 외에도 건포도가 들어가 은은한 단맛을 내는 게 특징. 단맛이 더 첨가되지 않아 단호박 자체의 자연스런 단맛,
그리고 쌀빵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은은하고 소박하게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되게 잔잔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 달콤하고 자극적인 빵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휴식과도 같은 빵으로 여기서 즐긴 식사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지만(^^;;)
빵은 개인적으로 맛있게 먹었던지라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 땐 야외에서 빵과 음료 시켜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어느덧 일곱시 반이 되어 매장 영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오래간만에 남산 한 번 올라가 봐야지요.
. . . . . .
남산에 올라가기 전, 잠시 들렀던 명동.
명동은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직격탄을 제대로 맞은 상권이라 완전히 박살난 상권을 다시는 회복 못 할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직격탄을 맞아 처참해진 명동에도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산불의 참화 속에서 새싹이 피어나는 것, 전쟁 폐허에서 다시 건물이 올라서는 것마냥 상권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는데요,
과연 예전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명동의 모습이 돌아올지... 예전엔 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
이번 방문으로 인해 조금씩 희망이 생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어쩌면 정말 완전 회복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다만 아직은 영업하는 점포보다 이렇게 빈 점포가 많습니다.
지금 현재 조금씩 활기를 돌기 시작하는 건 점포 영업이 아닌 노점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활기가 돌고 있는 것.
뭐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이런 을씨년스런 분위기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사라질 날이 오겠지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 날이 의외로 빨리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새 해 봅니다.
'SEOUL' 의 중심, 명동.
남산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남산 왕돈까스 골목.
한때 유튜버 빅페이스의 101번지 남산돈까스 폭로 사건으로 인해 핫했던 이 곳은 요즘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다만 남산에서 돈까스 드시고 싶다면 음... 저는 여기서 먹는 것보다 명동 내려가셔서 더 맛있는 돈까스 드시는 걸 추천(...)
오래간만에 다시 올라가는 남산.
남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4월 말이지만 벌써 여름이 다 된 것 같네요.
공교롭게도 하루 차이로 야외 마스크 자율 해제가 되지 않아 마스크 끼고 조금 힘들게(...ㅠㅠ) 올라갔습니다.
아니 사실 숨이 차는 건 아니지만, 땀 나는 것 때문에 은근히 이게 좀 그래서...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서울의 상징, '남산타워(N서울타워)'
불을 서서히 밝히기 시작하는 서울의 밤.
남산공원에서 올라가는 등산로이자 남산 산책로는 중간중간에 이렇게 서울 조망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는 도중 잠시 뒤돌아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점 때문에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게 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어느덧 어둠이 깔리며 좀 더 가까워진 남산타워.
남산타워 정상의 팔각정은 지난 방문 땐 코로나19로 인해 안에 들어갈 수 없게 막혀 있었습니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지금은 누구나 들어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코로나19 이전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휴일, 남산으로 나들이 나온 수많은 사람들.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하여 저마다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날이 아주 맑지 않고 약간 뿌연 것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낮에 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른 서울의 야경.
남산에 몇 번 올라와본 적이 있습니다만 항상 밝은 낮의 모습만 봤던지라 야경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북 도심의 야경이 이런 모습이군요. 개인적으로는 낮에 보는 풍경보다 어둠이 깔린 밤의 풍경이 더 멋있게 와닿는 느낌.
어둠이 짙게 깔린 하늘, 그 가운데 불을 밝히고 있는 서울의 상징, 남산타워.
남산타워 앞의 N 타임캡슐 모형.
봄 시즌을 맞이하여 열쇠고리, 마그넷 등의 봄 한정 남산타워 기념품들이 판매중인 기념품 판매점.
여긴 아직 오징어게임이 현역.
오징어게임 드라마에도 나온 틴케이스에 담긴 달고나 패키지도 함께 판매중입니다. 저 케이스 은근 맘에 드네요.
아, 어몽어스(...) 이건 어떻게 떼어내야 하지...;;
의외로 매장 안에서 달고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길래 대체 뭐 때문에 그런건가 했더니 이런 이벤트 중.
오징어게임에 나온 4종류의 달고나 뽑기에 도전하여 별, 우산에 성공하면 전망대 무료입장, 세모, 네모는 50%를 할인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달고나 가격이 3,500원이니 잘만 하면 단돈 3,500원에 전망대도 올라가는 것이 가능.
남산타워 한정 소주잔.
반대편, 한강과 이태원 방향의 서울.
종로, 을지로 도심 방향과 달리 달리 남산 반대편엔 전망을 내려다보기 좋은 공간이 마땅치 않아
전망대를 일부러 올라가지 않는 한 풍경을 내려다보기 조금 불편한 감도 있습니다.
밤의 조명을 밝힌 쇼핑몰의 야외 계단.
산을 내려가는 건 반대편 충무로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어요.
반대편에서 올려다 본 서울성곽, 그리고 남산타워의 전경.
남산을 시내버스로 접근하려면 충무로역에서 운행하는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올 수 있습니다.
산 정상에 이렇게 버스 종점이 있어 내려갈 때도 버스를 타고 내려갈 수 있습니다. 뭐 당연하겠지만 환승도 되고요.
다만 요즘같이 날씨 좋을 땐 선선한 밤바람 맞으면서 느긋하게 공기 마시며 걸어 내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야경.
명동, 회현 방향과 달리 이 쪽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대체적으로 한적한 분위기.
산책로에 불을 밝히고 있는 조명도 그리 많지 않아 어찌보면 조금 을씨년스런 분위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별로 원치 않는다면, 이 쪽 산책로를 통해 남산에 올라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한 달 전 방문했던 남산에 대한 기록이었는데요,
날씨가 요즘 덥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좋지요. 다들 즐거운 나들이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 . . . .
※ 목멱산호랭이 찾아가는 길 : 서울 중구 남산공원길 627(예장동 산5-6) 남산북측순환로 가을단풍길(남산공원길)내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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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