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직격탄을 최악으로 맞은 명동 상권.
공실률이 절반에 가깝게 올라가고 근처 지하철역의 일 이용객수가 1/3토막이 날 정도로 상권이 초토화되었는데,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대한민국을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폐허가 된 이 상권도
불탄 산 속에서 새싹 피어나듯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명동에서 유명한 에스프레소 바를 다녀왔습니다.
에스프레소 바 이름은 '몰또(MOLTO)'
명동의 상징과도 같은 명동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곳으로 여긴 커피도 커피지만 '풍경' 때문에 엄청 유명해진 카페입니다.
바깥 계단을 이용하여 화살표를 따라 매장으로 입장.
건물 안쪽으로도 출입할 수 있는 길이 따로 있긴 하지만 밖에서 들어오려면 야외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합니다.
몰또는 서서 마실 수 있는 실내 공간, 그리고 앉아서 마실 수 있는 야외 테라스 두 곳으로 홀이 나뉘어져 있는데요,
야외 테라스가 워낙 인기가 좋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엔 테라스 착석을 위해 대기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대신 서서 마시는 실내 스탠딩 바는 보통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대기 없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게 특징.
아저씨 한 분이 매장 앞에 서서 줄이 있을시 안내를 해 주더라고요. 다행히 전 대기 없이 바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온 직후 갑자기 대기가 우르르 생겨 나갈 때 즈음 되니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엄청 인기있는 곳;;;
직원 아저씨 안내를 따라 자리를 잡은 뒤 실내로 들어와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면 됩니다.
무인 주문기는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직원에게 직접 주문을 하는 시스템.
주력 메뉴는 에스프레소. 그리고 샐러드와 이탈리아 음식인 브루스게타(Brustchetta)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빵을 1cm 정도의 두께로 잘라 구운 다음 마늘, 올리브유를 바르고 소금, 후추 등을 뿌려 먹는 이탈리아 요리라는군요.
좀 더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메뉴 사진이 잘 나온 걸 다시 하나 첨부합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큰 글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몰또에서 맛볼 수 있는 '까논치니' 라는 디저트.
냉장 진열장에 3종의 까논치니가 진열되어 있는데, 크기가 꽤 앙증맞더군요. 마들렌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되려나...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고 하며 커스타드, 피스타치오, 그리고 헤이즐넛의 세 가지 종류가 있고요.
계산대에 진열되어 있는 몰또 에스프레소 데미타세 잔과 샷 글라스.
음료를 주문한 뒤 몰또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진동벨을 받았습니다.
근처에서 음료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나오면 진동벨 가져가 음료를 받아들고 자리로 가면 되고요.
음, 솔직히 나는 현지 가서 맛보고 싶어요(...)
몰또 에스프레소 바의 테라스는 워낙 풍경이 좋기로 유명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데요,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적하고 느긋한 분위기를와 풍경을 즐기기엔... 솔직히 조금 무리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평일 오전 오픈 시각에 맞춰 방문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대신 풍경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데요...
명동 몰또가 유명해지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명동성당과 마주하고 있는 테라스에서의 풍경 때문입니다.
이 명동성당 배경 때문에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도시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요.
실제로 몰또 로고를 배경으로 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가 테라스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이 몰토 간판 앞에 서서 컨셉샷,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 정말 많던...
물론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여튼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열심히 남기던데 나름 보기 좋았어요.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남는 게 사진이고 추억인데 저는 꽤 긍정적으로 보는 편.
그래도 다행히(?) 저 사진 찍는 포토 존 앞엔 테이블을 마련해놓지 않아 누구나 자유롭게 가서 사진 찍는 게 가능합니다.
몰또 에스프레소 바의 간판 음료인 '카페 샬레(Coffe Sale - 4,500원)'
어... 카페 세일이 아니라 이탈리아어인 카페 샤...샬레;;
카페 샬레는 에스프레소 콘 판나(espresso con panna)라는 음료와 비슷하게 에스프레소 위에 크림을 얹은 뒤
그 위에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살짝 뿌려 마무리한 음료로 이탈리아어로 '샬레(Sale)' 는 소금을 뜻한다고 하는군요.
달콤한 풍미의 크림,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약간의 소금이 만들어내는 단짠단짠한 매력을 지닌 커피라고 봐도 될 듯 해요.
커피를 테이블에 둔 뒤 나름 컨셉샷을 한 장. 배경을 사진으로 독사진은 없지만 이런 거라도 찍어봐야...
카페 샬레의 크림, 그리고 소금과의 조합은 처음엔 전혀 상상이 안 되었지만 의외로 상당히 꽤 잘 어울렸습니다.
수박 같은 걸 먹을 때 소금을 약간 쳐서 먹으면 그 소금의 영향으로 수박이 더 달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와 비슷한 원리일까 크림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한층 더 임팩트있게 더해지는 인상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크림이 서서히 에스프레소와 녹아들면서 아래로 갈수록 커피의 풍미가 진하게 조화되는 것도 좋았고요. 마셔볼 만한 음료.
고즈넉한 분위기... 는 아쉽게도 느끼기 힘들지만, 명동성당을 배경으로 한 유럽의 노상 카페에 온 듯 한 기분,
그리고 명동성당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은 사람, 혹은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 찾아가볼 만한 가치가 나름 있다고 생각하는 곳. 만족스런 경험이었던 명동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였습니다.
. . . . . .
※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또는 2호선 을지로입구역 하차, 명동성당 맞은편 3층
2022. 7. 1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