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역 북쪽 2번 출구 근방에 위치한 호프집 '레드락'
우리가 잘 아는 레드락 맥주에서의 그 '레드락' 이름이 맞는데, 여기가 인천에서 상당히 유명한 호프집이라고 합니다.
위치는 제물포역 근방에 있는데 본 포스팅 하단의 약도를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언제 달았는지 그 시기조차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색이 바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오래 된 간판.
그리고 골목 안쪽이라는 위치 때문에 유동인구가 별로 없어 조금 황량하기까지 한 한적한 거리.
거기에 저 철 지난 창문의 네온사인 간판까지... 아무리 봐도 지방 도시의 쇠락하고 낡은 호프집으로밖에 안 보이는 이 곳이
지역 사람은 물론 인천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 이유가 있는 법. 여기서 판매하는 '어떤 메뉴'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런 네온사인 간판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거라 은근히 정겹고 반갑네요.
요새도 네온사인 간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막 '넌 먹을때가 가장 예뻐' 같은 별로 공감도 안 가고 와닿지도 않는
조금 보기 짜증났던(...) 문구들 뿐이라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간만에 이런 조금 90년대 감성 꽤 좋습니다...ㅋㅋ
아직 완전히 해가 진 시각이 아니라 실내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편.
넓은 테이블과 살짝 어둑어둑한 조명(방문했을 때는 낮이라 밝은 분위기였지만) 모든 게 진짜 옛 호프집 감성.
최근에 제가 호프집을 거의 가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요새는 이런 분위기의 술집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는지요.
실내 벽에 붙어있는 '레드락' 간판.
당연하겠지만 이 곳에서 레드락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바로 맞은편에 옛 주택이 보일 정도로 이 곳은 번화가가 아닌
평범한 주택이 형성되어 있는 한가한 골목 한가운데 뜬금없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뜬금없기도 하고...
레드락 호프의 메뉴판.
안주가 아닌 주류 메뉴가 메인, 그리고 다양한 안주메뉴와 세트메뉴까지... 정말 호프집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
영업 시간 또한 오후 5시에 열어 새벽 1시 반까지 장사하는 걸 보니 철저하게 술 손님 위주로 받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치킨', 그리고 '골뱅이무침' 인데
특히 여기 치킨이 정말 맛있다는 추천을 받았습니다. 아예 '레드락 특별메뉴' 라는 별도 메뉴로 뺄 정도로 인기있는 메뉴.
치킨과 골뱅이무침 조합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좋은 편인지 아예 세트메뉴로 따로 구성을 해 놓았어요.
앞접시를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치킨 먹는데 왜 나이프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뭐 치킨 나오는 거 보면 이해가 갈 겁니다.
기본 안주로는 마카로니 뻥튀기 한 가지.
치킨 튀기는 것 때문일까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진짜 느긋하게 기다리면 됩니다.
마침내 주문한 음식들이 나와 일단 항공샷으로 한 컷.
제가 주문한 메뉴는 세트4번, 거기에 쫄면사리 추가한 것. 아, 맥주는 나온 뒤 조금 마셔서 약간 양이 줄었어요.
(세트4번 : 후라이드 치킨B + 골뱅이무침 + 쫄면사리(1,000원 추가))
생맥주는 카스 생맥주와 레드락 생맥주,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레드락 호프에 왔으니 레드락 맥주로.
카스가 한 잔 4,500원이고 레드락이 한 잔 4,800원이라 3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여기선 레드락 마셔야지요.
치킨과 함께 나온 치킨무.
치킨보다 덜 유명하긴(?) 하지만 나름 레드락 호프의 간판 메뉴인 '골뱅이무침(단품 18,000원)'
넓은 접시에 각종 야채와 함께 무친 골뱅이무침과 함께 갓 삶은 쫄면사리 한 덩어리가 담겨 나옵니다.
면사리는 쫄면, 그리고 소면(국수) 사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사리 추가 가격은 어떤 걸 고르나 1,000원이더군요.
골뱅이와 소면의 조합은 뭐 여러 번 접해봤으니 이번엔 쫄면을 선택했는데 사리 양이 꽤 넉넉한 편입니다.
양배추와 오이, 당근, 그리고 골뱅이를 넣고 매콤하게 무쳐낸 골뱅이무침. 되게 신선하게 무쳐 낸 느낌이 강하군요.
세트로 주문시 사리를 따로 추가해야 한다는데 단품으로 주문하면 아마 기본 사리가 함께 담겨나오는 것 같습니다.
식사로 먹는 게 아닌 술안주로 먹는 거라면 그냥 사리 없이 골뱅이무침만 주문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쫄면과 함께 섞어서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긴 한데 이런 류의 비빔면에 국물 자작한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국물 없어서 좋네요.
생각보다 되게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 양념이 꽤 세게 되었는데 달콤함, 새콤함보다는 매운맛이 강화된 편.
보통보다 좀 더 매운맛이 강해 매운 것 잘 못 먹는 사람은 약간 힘들지도 모르겠으나 이 특유의 매운맛이 꽤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쫄면을 선택한 게 정답이었던 듯. 아삭한 야채, 그리고 쫄깃한 골뱅이와 쫄면의 조합이 굉장히 잘 어울리고
맥주를 연실 마시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기 골뱅이무침. 되게 신선하고 맛있어서 왜 인기있는지 알 것 같은 맛.
세트로 함께 나온 '후라이드 치킨B(단품 주문시 26,000원)'
후라이드 치킨은 A와 B 두 가지가 있는데 서로 맛이 다른 건 아니고 A는 5조각, B는 8조각으로 양의 차이입니다.
A사이즈가 중간 사이즈, 그리고 B사이즈가 큰 사이즈라고 보면 될 듯.
호프집답게 넓은 접시에 갓 튀긴 치킨과 함께 약간의 양배추, 그리고 소스 종지가 함께 담겨나온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치킨 양이 꽤 많은 편이에요. 보기에는 안 그래 보이지만(?) 프랜차이즈 치킨대비 1.5마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000원이라면 결국 가격대가 높으니 별로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는 거 아니냐고 볼 수도 있는데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저 치킨... 뼈 있는 치킨이 아니라 '순살치킨'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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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순살치킨 맞습니다.
저렇게 튀겨져나온 순살치킨은 처음 보는군요. 보통 순살치킨은 조그맣게 한 입 크기로 튀겨져서 여러 개 나오지 않나;;
순살치킨과 함께하는 소스는 두 가지가 제공.
하나는 아일랜드 드레싱,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양념치킨 소스인 듯 한데 시판 양념치킨소스와는 조금 다른 색.
약간 케첩같기도 하고 양념치킨소스 같기도 하고 뭔가 소스를 섞어서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것 아닌가 싶습니다.
후라이드 치킨 한 덩어리 크기가 대략 이 정도 하거든요.
대충 KFC에서 판매하는 조각치킨 1.5배 정도 되는 정도인데, 뼈 없이 순살로만 이루어져 있으니 그 무게가 상당하지요.
왜 치킨 먹을 때 돈까스 써는 나이프를 줬는지 이해를 했습니다. 순살치킨이니 썰어서 먹으라고...
치킨도 상당히 맛있게 잘 튀겼어요. 일단 바삭하게 갓 튀겨 내어오는 치킨이 맛이 없을 리 없다곤 하지만
기름기도 쪽 빼고 튀김옷 역시 바삭하고 좋은 편인데 무엇보다 순살로 이루어진 속살이 진짜 야들야들하고 맛있음.
속살에 육즙이 가득 들어차있어 씹을수록 쥬시하게 입 안에서 터지는 것이 와 이거 진짜 잘 튀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리고 함께 나오는 소스가 살짝 특이한데, 일단 일반적인 양념치킨 소스나 혹은 새콤한 케첩 계열은 아닙니다.
약간 한약재 맛이 나기도 하고 살짝 카레맛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다른 데서 먹어본 적 없는 되게 독창적인 소스에요.
엄청 새콤하거나 혹은 달콤한, 그렇다고 매운 계열은 더더욱 아닌 묘하게 중독성있는 맛이라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양념치킨을 만들 때 이 소스로 무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맛이 인상적입니다.
아일랜드 드레싱도 시판이 아닌 직접 만든 듯. 양배추와 함께 먹는 소스인데 치킨과의 조합도 나쁘지 않은 편이더군요.
다만 저는 위에 먹은 소스가 더 인상적이라 한 번 찍어먹어보고 위의 양념소스로만 같이 먹었는데, 같이 간 친구는
이 소스가 개인 취향에 정말 잘 맞는다고 아일랜드 드레싱에 찍어서 열심히 먹던... 여튼 여기 소스 둘 다 괜찮습니다.
나이프로 자른 순살치킨의 단면. 대충 튀김옷, 그리고 속살이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시면 될 듯.
엄청 고급스런 치킨패티를 먹는 느낌도 들고 그렇습니다. 이거 햄버거빵 사이 끼워서 버거로 만들어먹어도 좋겠다는 생각.
치킨 순살 위에 골뱅이쫄면을 올려 함께... 매콤하면서도 기름진 이 조합도 매력적인 편. 그만큼 살은 찌겠지만...ㅋㅋ
매운 골뱅이와 바삭한 치킨의 조합, 그야말로 맥주를 계속 마실 수밖에 없는 최고의 궁합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확실히 이 가게 치킨이 유명하긴 유명하구나... 라고 느꼈던 게, 저희가 가게 와서 먹는 도중에도
카운터 쪽의 배달대행 사이트 주문알림이 계속 뜨고 배달기사가 수시로 왔다갔다하며 치킨 포장된 걸 갖고 나가더군요.
매장에 와서 맥주랑 같이 마시는 것 말고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집처럼 치킨 배달도 따로 해 주는 것 같은데
여기서 치킨 단품만 따로 시켜 배달해먹는 수요도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럴만하다고 느낀 퀄리티기도 하고...
여튼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제물포 레드락 호프의 순살 후라이드 치킨과 골뱅이무침의 조합.
집에서 상당히 멀긴 하지만(완전히 정반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혹 근처에 거주하시거나 아니면 가까운 곳에 있다면 일부러 기회 잡아서 방문해볼만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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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경인선) 제물포역 2번 출구 앞.
얼마 전 다녀왔던 대학교 앞 가성비 좋은 분식집 '얼레리꼴레리' 도 이 근방에 있습니다. 역에서 상당히 가까운 데 있어요.
(제물포역 분식집 얼레리꼴레리 : https://ryunan9903.tistory.com/1571)
영업하는 상가보다 빈 상가가 더 많아 황량한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제물포역 지하상가.
불이 꺼져있고 어두침침했다면 모르겠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밝고 화사해서 오히려 더 괴리감이 느껴졌던 이상한 분위기.
아침식사 되는 여우비 공방(...) 물론 옛날 간판을 떼지 않고 그냥 남겨놓아 그런 것이겠지만...ㅋㅋ
제물포역엔 꽤 오래 전부터 '금성게임랜드' 라고 하는 동네 오락실이 하나 있었는데, 이 날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여기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뮤제카, 그리고 드럼마스터가 한 대씩 있어 나름 꽤 진귀하다면 진귀한 오락실이긴 하지요.
다만 게임센터 자체는 상당히 낡은... 좀 쇠락한 분위기라 약간 황량한 실내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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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락 제물포역점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제물포역 2번출구 하차 후 우회전, (미추홀구 석정로212번길 6)
2022. 7. 1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