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노량진에서 역전할머니맥주, 줄여서 '할맥' 이란 곳을 처음으로 방문한 적 있었는데요,
뭔가 지금 제 나이대가 가는 분위기의 가게는 아닌 것 같지만서도 맥주 맛있고 안주도 가격대비 괜찮은 곳이라
어, 여기 괜찮네... 옛날 대학생 때 술마시러 가던 기분도 나고... 하면서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았었거든요.
(역전할머니맥주 노량진점 첫 방문 : https://ryunan9903.tistory.com/1373)
그래서 이번에 두 번째로 방문했습니다. 이번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근방에 위치한 한성대점.
제 블로그에 게임장 다니는 분들도 있을테니 말씀드리자면, 한성대 우리게임장II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여기는 살얼음 낀 생맥주 때문에 유명해진 곳이라고도 하는데, 캔맥주로 출시를 했군요.
3+1 해서 4캔 9,900원에 캔맥주도 팔고 있으니 사실상 네캔만원 맥주인 셈. 저거 사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 지점의 경우 매장 밖 메뉴판에 가격이 전부 표기되어 있어 들어가기 전 확인도 가능합니다.
안에 들어와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아직 주말 초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자리잡고 술 마시는 사람들 좀 있더라고요.
기본 안주로는 마카로니 뻥튀기 하나가 나옵니다.
역전할맥 메뉴판.
이건 지점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인데, 노량진점은 테이블마다 터치스크린이 있었지만 여긴 그게 없습니다.
그냥 메뉴판 보고 직원 호출해서 요리 주문하는 식.
튀김 메뉴들.
마른 안주들.
그리고 탕과 찌개 메뉴.
저 짜빠구리 메뉴가 되게 괜찮다는 친구 추천을 받아 저거 한 번 주문해보기로 함.
앞접시와 물티슈를 포함한 기본 식기 세팅.
살얼음 낀 잔에 담겨나오는 생맥주.
참고로 맥주 위에 생긴 거품에도 살짝 살얼음이 껴 있어 진짜 이 세상 시원함이 아닌 맛을 자랑.
제가 주문한 건 300cc잔(2,200원)인데, 맞은 편 같이 간 친구는 1리터 잔을 주문.
1리터 잔과 300cc잔을 동시에 세워놓으면 이렇게 크기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여긴 노량진점과 다르게 전용잔을 사용하고 있네요. 여튼 맥주 맛은 꽤 좋아요. 더운 여름에 오면 금상첨화일듯.
'새끼먹태(7,000원)'
큰 먹태도 따로 있긴 합니다만, 큰 먹태 주문하기 조금 부담스러울 때 가벼운 가격에 주문하기 좋은 안주.
바짝 말린 조그마한 먹태 두 마리와 함께 구운 땅콩, 그리고 김 한 봉지가 함께 제공됩니다.
양념은 마요네즈를 섞은 청양고추간장, 그리고 마요네즈를 섞은 고추장.
젓가락으로 잘 섞어서 먹태 찍어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고요.
1차로 한 번 먹고 2차로 맥주마시러 올 때, 혹은 이미 배가 차서 배부른 안주 필요없을 때
가볍게 먹기 좋은 안주로 먹태만한 게 없는데 여긴 가격대도 높지 않아 부담없이 시킬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군요.
크기가 좀 작지만 일반 먹태에 비해 떨어지는 건 크게 없습니다. 맘에 드는 소스 찍어서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같이 간 친구 소개로 시킨 국물요리, '짜빠구리(8,000원)'
이름 듣고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조합으로 면을 끓여주는 줄 알았는데, 그와 전혀 다르더군요.
일단 면도 짜파게티면이나 너구리면이 아닌 라면사리를 사용하고 아예 양념을 새로 제조해서 자체적으로 만든
짜장라볶이...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뚝배기 안에 하나 가득 팔팔 끓는 상태로 제공됩니다.
마무리도 슬라이스 치즈 한 장, 그리고 메추리알 한 개가 고명으로 얹어져 나옵니다.
라면과 함께 사각어묵, 그리고 떡볶이떡이 들어있어요. 떡은 밀떡 쓰는 것 같더군요.
국물, 탕 요리로 구분되어 있긴 합니다만, 실제 국물이 많진 않습니다. 즉석떡볶이 같은 거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거 살짝 매콤하면서 묘하게 맛있네요. 떡도 쫄깃하고 재료들이 다 익숙한 것들 위주라
매콤한 짜장라볶이? 짜장떡볶이 먹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면 위주라 식사 대용으로도 좋을 듯.
따로 밥 먹지 않고 공복상태로 역전할머니맥주에 온다면 식사 대용으로 시켜서 나눠먹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짜빠구리와 함께 추천받아서 주문한 '30cm 마약치즈돈까스(9,000원)'
저번에 노량진점 갔을 때 블로그 댓글로 추천을 받았는데, 되게 인기 많은 메뉴인 듯 합니다.
이름도 특이해서 어떻게 나오는 건지 궁금해서 한 번 시켜보았는데 역시 이름값을 하는 것 같네요.
길쭉하고 동글동글한 마치 김말이튀김 같은 돈까스가 접시에 담겨나오는데
그 길이가 30cm가 되기 때문에 30cm 마약치즈돈까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아요. 사이드로 오이피클이 함께 나옵니다.
가위로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자른 뒤 안주로 적당히 하나씩 집어먹으면 됩니다.
돈까스 안에 촉촉한 돼지고기와 함께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있어 맥주와 잘 어울리는 맛.
최상급 전문점 돈까스만큼은 아니더라도 퀄리티가 맥주안주 치고 상당히 준수한 편인데
보통 호프집 등에서 돈까스 파는 게 시판 냉동 얇은 돈까스 튀겨서 파는 게 대부분이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독보적인 개성이 있는 메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짜빠구리와 함께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던 안주에요.
이쯤해서 맥주 한 잔 추가.
요즘 술을 거의 안 마시려 하다보니 굉장히 약해졌는데, 300cc 두 잔 정도 마시는 게 딱 좋더군요.
네 번째 안주로 호기심에 시켜 본 '마요라면땅(3,000원)'
말 그대로 튀긴 라면 위에 마요네즈, 그리고 분말스프를 뿌린 라면땅 안주입니다.
접시 위에 담겨나온 라면을 부숴서 적당히 스프와 함께 섞어먹으면 되는 되게 심플한 메뉴인데
그냥 생라면 부숴먹는 것과 다르게 튀긴 라면이라 훨씬 바삭하고 라면스프도 생 라면스프를 그냥 넣지 않고
마요네즈와 함께 섞어 만든 전용 분말을 사용해서 더 달짝지근하면서 부드러운 맛.
약간 불량식품 먹는 느낌 들면서 은근히 매력적이네요. 이건 제 나이대보단 20대 초반 친구들이 좋아할지도...ㅋㅋ
중간에 갑자기 서비스라고 직원분이 소시지 구운 걸 내 주셨습니다. 술 많이 시켜서 서비스로 준 건가 싶던;;
서비스로 받은 케첩와 머스타드 소스 듬뿍 뿌린 수제소시지.
서비스 치고 양이 꽤 많은 편이었는데, 역시 가위로 적당히 먹기좋게 잘라서 한 조각씩...
수제 소시지 위에 얹어진 건 청양고추 다진 건데, 청양고추 매운맛과 소시지 기름진 맛이 잘 어울립니다.
맥주안주로 즐기기 크게 아쉬울 것 없는 괜찮은 맛. 이건 단품으로 다음에 주문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역전할머니맥주, 두 번째 방문도 성공적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
원래 술을 잘 즐기지 않다보니 고깃집을 가거나 혹은 치킨집 같은 데 가서 반주 곁들이는 목적으로 먹는 게 대부분이고
일부러 술을 메인으로 하기 위해 주점을 찾아가는 건 대학 이후 거의 없는 편이었지만
이런 분위기의 가게라면 일부러 여길 목적으로 찾아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정도라면 괜찮지.
가격대 높지 않으면서 적당히 완성도 있는 가격대비 만족스런 안주들과 함께하는 되게 시원한 생맥주.
그리고 주점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평소엔 이런 분위기 별로 즐겨하는 편이 아니어도 가끔 한 번은 괜찮아요.
가끔은 이렇게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놀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PS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건대 서점 들러서 만화책 최신간, 그리고 수입과자 전문점이 눈에 띄어 집어온 것들.
위에 보이는 게리 초코크래커는 예전에 한 번 블로그 통해 소개한 적이 있었어요.
(게리 초코크래커 : https://ryunan9903.tistory.com/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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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전할머니맥주 서울한성대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3번출구 하차, 성북천 따라 쭉 직진
2022. 4. 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