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외식)/일식

2020.3.24. 초밥의 신 부타(천호동) /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의외로 구성이 나쁘지 않았던 사시미정식과 스텔라 맥주 한 잔

반응형

천호동 먹자골목 거리를 지나다니면서 늘 보던 간판인 '초밥의 신 부타' 라는 초밥 전문점.

처음에 가게 생겼을 땐 '오래 가지 않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오래 버티면서 지금은 완전히 자리를 잡은 가게입니다.

그래도 들어가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얼마 전 외국에서 일 하다 잠시 한국 돌아온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나게 되었을 때 같이 가 보게 되었습니다. 신선한 생선회나 초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이 가게를 택하더군요.

 

 

가게 내부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주방과 붙어있는 바 테이블을 중심으로 일반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져 있는 모습.

한창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자리 오른편 외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해 직원들에 대한 발열점검 및 마스크 상시착용, 손 소독젤 구비 및 일회용 컵과 생수병을 쓴다고 합니다.

물이 처음 나왔을 때 삼다수가 제공되었는데, 아마 이 일회용 생수병 사용 정책으로 바꾼 것 같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메뉴는 인당 25,000원의 사시미 정식 A. 2인 기준의 코스 요리입니다.

이것저것 나오는 코스요리의 종류에 비해 가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왼쪽의 접시는 앞접시, 물컵도 코로나19를 의식해서인지 종이컵을 줍니다.

 

 

기본찬인 락교와 초생강은 테이블 위 별도의 통에 담겨있어 먹을만큼 직접 종지에 담아먹으면 됩니다.

 

 

코스의 시작으로 좀 많이 뜬금없게(...) 제일 먼저 나온 음식은 떡볶이.

사실 떡볶이는 원래 코스에 해당되는 건 아니고 때마침 만들어놓은 게 있어서인지 서비스로 맛보라고 제공된 것입니다.

살짝 불어있긴 했지마는 원래 이런 밀가루떡볶이를 좋아했고 또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따끈하게 끓인 된장국.

 

 

이제부터 본격적인 코스요리의 진짜 시작.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간장새우.

너무 짜지 않은 맛이라 밥 없이 새우만 먹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새우살이 은근 달콤하네요.

 

 

때마침 스텔라 생맥주가 잔당 5,900원으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맥주도 한 잔씩 주문.

 

 

다음은 크래커 위에 연어와 날치알 등을 얹고 소스로 마무리한 연어 카나페.

연어 자체는 맛있었고 소스와의 조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바삭한 크래커와 부드러운 연어의 식감 조합은 조금 별로...

 

 

세 번째 요리는 회무침입니다.

 

 

초장 양념을 뿌려 나온 회를 적당히 야채와 잘 비벼서 앞접시에 덜어먹으면 됩니다.

딱 무난무난하게 먹을만한 회무침이네요.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야채의 식감이 좋습니다.

 

 

와사비를 푼 간장.

 

 

다음 메인 요리는 모듬 생선회. 광어, 참치, 방어, 연어 네 종류의 생선이 각각 담겨나와 인당 8점씩 먹을 수 있습니다.

돌판 위에 식용 꽃까지 장식되어 있어 고급 일식집처럼 꽤 보기좋게 담겨 나왔습니다.

 

 

두툼하게 썬 방어. 겨울이 제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붉은 살코기의 참치.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인 광어.

 

 

기름이 잘 오른 생연어까지, 네 종류의 회가 네 점씩 담겨 나왔습니다.

2인 기준 인당 두 점씩 맛볼 수 있습니다.

 

 

생선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무순, 그리고 슬라이스한 레몬과 와사비.

 

 

물에 씻은 묵은지도 함께 나오는데요, 너무 신맛이 강하지 않아 괜찮았습니다.

다른 생선이랑은 그리 잘 어울리진 않을 것 같았고 흰살생선인 광어 먹을 때 같이 싸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굉장히 식감이 부드럽고 농후하게 기름진 맛이 올라왔던 연어.

 

 

생선회를 대체적으로 두툼하게 썰어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는 게 좋습니다.

 

 

광어는 살짝 간장을 찍은 뒤 묵은지와 함께 먹었는데, 묵은지와의 조합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이거 괜찮네요.

 

 

마지막으로 참치 살코기도 와사비 푼 간장에 찍어서...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비싼 대뱃살 같은 부위는 아니지만...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방어 사진을 한 컷 더 찍게 되었군요.

그러고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어철이라고 해서 한창 주변 사람들이 방어를 많이 먹었는데 말이지요.

 

 

생선회를 다 먹고 난 다음에는 모듬 초밥이 제공됩니다.

초밥은 인당 6점씩, 2인분에 해당되는 열두 점의 초밥이 길다란 나무도마 위에 한꺼번에 담겨 나옵니다.

 

 

1인분 기준 왼쪽부터 차례대로 연어 한 점과 광어 두 점, 초새우와 쇠고기 불초밥, 마지막으로 장어까지 총 여섯 점.

 

 

일단 첫 시작은 흰살 생선부터...

 

 

코스 메뉴도 있긴 하지만 초밥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이라 그런지 초밥의 퀄리티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샤리(밥알)도 적당히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게 나쁘지 않은 식감이군요.

 

 

초새우는 예전 골목식당 둔촌동 편에 나왔던 '온전히' 초밥집에서 먹었던 게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

거기랑 비교하면 아무래도 좀 떨어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다 정도였고...

 

 

가장 진한 양념맛이 강한 쇠고기와 장어는 마지막으로...

 

 

쇠고기 위에 얹어진 슬라이스한 양파가 아삭아삭하게 씹혀 쇠고기의 느끼한 맛을 어느정도 잡아주는 편.

 

 

초밥의 마지막 마무리로는 진하고 달콤한 양념맛의 장어 초밥으로 마무리.

다른 초밥에 비해 장어는 위에 얹어진 조각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좀 더 크고 두툼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약간 있습니다.

 

 

초밥을 다 먹고 나온 다음의 요리는 냄비 어묵 우동입니다.

2인 분량의 어묵 우동이 뚝배기 하나에 담겨 나오는데, 국자를 이용해서 각자 앞그릇에 덜어먹으면 됩니다.

 

 

어묵을 비롯해서 유부, 쑥갓 등 재료가 다양히 들어간 이런 어묵우동은 되게 오래간만에 먹어보는군요.

아니 최근에 이런 류의 내용물이 충실하게 들어간 뜨거운 우동을 먹어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전문점에서 하는 것만큼 엄청 쫀득하고 탄력있는 식감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따끈하니 맛있는 우동.

한참 앞에서 차가운 음식만 계속 먹었기 때문에 따끈한 게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타이밍 맞춰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우동면 외에 어묵이라든가 다른 재료가 충실하게 들어간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냄비어묵우동과 함께 나온 요리는 세 종류의 모듬 튀김.

딤섬이 담겨 있을 법한 나무 그릇에 세 가지 튀김이 두 개씩(인당 하나씩), 전용 튀김간장과 함께 담겨 나옵니다.

 

 

첫 번째 튀김은 편하게 먹는(^^;;) 새우튀김. 튀김옷이 되게 가벼운 느낌.

 

 

그 다음은 단호박 튀김. 튀김옷이 다소 두꺼운 편이지만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튀김은 고구마 튀김입니다.

바로 튀겨낸 걸 내 오는 거라 따끈따끈하고 겉은 바삭, 속은 포슬포슬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네요.

 

 

여기까지 먹으면 이제 마지막 식사 하나만 남게 되는데요,

식사는 김말이초밥류인 마끼와 알밥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 저는 알밥을 선택했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뚝배기 안에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함께 알밥이 담겨 나왔습니다.

양은 보통 밥 한 공기의 1/2정도 되는 수준. 여기까지 먹으면 이미 배가 찼기 때문에 온전히 한 공기 다 먹긴 힘드니까요.

쌀밥 위에 날치알과 볶은김치, 다진 단무지, 그리고 김가루를 뿌려 마무리하였습니다.

 

 

비빔밥을 비비듯 적당히 잘 비벼서 뚝배기의 뜨거운 열기에 밥이 살짝 눌어붙게 한 뒤 떠먹으면 됩니다.

 

 

별로 들어간 재료가 그다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꽤 맛있었던 알밥.

새콤한 김치와 잘게 썬 단무지의 단맛이 잘 어울렸고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식감이 또 괜찮았습니다.

정말 별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어, 이 알밥 꽤 맛있잖아.' 라며 만족했던 마지막 식사를 끝으로 25,000원 코스요리는 최종 마무리.

 

 

지나가면서 그냥 보기만 하고 지나쳤던 곳인데, 생각보다 코스가 꽤 알차서 만족했던 천호동 '초밥의 신 부타'

물론 좀 더 비싼 일식 코스요리 먹는 것보다는 구성이라든가 순서가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가격 대비로 꽤 알찬 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순서대로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너무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느긋하게 맛볼 수 있어

꽤 만족스럽고 즐거웠던 느긋한 저녁 식사였습니다. 음식 나오는 속도도 먹는 속도에 어느정도 맞춰 나와준 것도 좋았고요.

 

여기 정도면 다음에 식사대접을 하거나 혹은 좀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음식으로 힐링받고 싶을 때

또 와도 괜찮을 것 같다... 라고 느꼈습니다.

 

. . . . . .

 

※ 초밥의 신 부타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5번출구 하차, 연세고운미소치과의원 골목 사이 천호먹자골목 안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entry=plt&id=38287317&query=%EC%B4%88%EB%B0%A5%EC%9D%98%20%EC%8B%A0%20%EB%B6%80%ED%83%80

 

2020. 3. 24 // by RYUNA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