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건대에서 꽤 마음에 드는 일본라멘 전문점을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초라멘' 이라는 곳이었지요.
여기서 파는 닭육수 베이스의 라멘인 '토리파이탄' 을 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약 반년여만에 재방문했습니다.
사장 혼자 운영하는 조그마한 규모의 라멘집으로 위치는 본 포스팅 하단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하루 80그릇 한정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재료 소진이 되면 영업 시간보다 조기 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꽤 인기 있는 라멘집이다보니 대충 6시반~잘 하면 7시 정도 되면 재료가 다 소진되어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고
그 때 들어온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나면 마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식으로 영업시간보다 일찍 재료소진되는 가게 별로 좋아하는 게 아닌... 아니 아주 싫어하긴 합니다만,
여기는 그래도 가게 문 닫는 시각보다 30분 정도 일찍 소진되는 거라 이 정도는 그럴 수도 있지... 라며 허용되는 범위.
매장 들어가기 전 입구에 무인 발매기가 있어 이 곳에서 선결제로 주문을 하면 됩니다.
주문한 뒤 바로 들어가는 건 아니고 사장이 확인 후 들어와달라고 하면 그 때 들어가면 되고요.
서울대입구에 있는 모 규동집과 비슷한 영업방침이긴 합니다만, 거기처럼 몇명이상 출입금지, 실내 정숙, 이런 식으로
까탈스럽게 영업하는 곳이 아니라 그냥 원활한 테이블 회전을 위한 것이라(실내 홀이 좁습니다) 문제될 건 크게 없습니다.
지난 번엔 일반 토리파이탄 라멘을 주문했으므로 이번엔 카라파이탄(매운맛)을 주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건대 초라멘 첫 방문 : https://ryunan9903.tistory.com/1368)
매장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주방과 마주보고 있는 일자형의 바 테이블 하나가 전부.
매장을 처음 온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가이드.
라멘 먹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써 있으니 처음 오는 분들은 라멘 나오는 것 기다리는 동안 한 번 읽어보시면 됩니다.
초라멘의 '초' 는 '초지일관' 을 뜻하는 것 같군요. 실제 사장님 꽤 기합이 들어간 스타일이라 나쁘지 않았음...ㅋㅋ
물과 기본 식기 준비.
반찬으로 단무지 무친 것 하나가 나오는데, 이거 되게 맛있어요.
테이블마다 일정 간격으로 반찬통이 담겨 있어 거기서 먹을 만큼만 종지에 담아 먹으면 됩니다.
'매운 토리파이탄(8,300원)'
가격은 일반 토리파이탄 라멘과 동일하고 구성도 동일한데 위에 매운 고추기름이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의 차이.
고추기름 매운맛이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식 얼큰함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에 사장이 사전에 미리 설명을 해 주더라고요.
저야 뭐 익숙하기 때문에 매운 것으로 만들어달라 요청했습니다.
라멘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긴 합니다만, 남은 국물에 약간의 공기밥을 서비스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양 쪽에서 부족하게 느끼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많이 먹는 대식가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지 모르지만.
면 삶는 정도를 따로 조절하는 옵션은 없는데, 제가 좋아하는 가는 면을 딱딱하게 삶아 내어주네요.
그리고 국물도 닭육수 바탕 뽀얀 국물에 진한 맛이 전해져 아주 마음에 듭니다. 고추기름 넣어 매운맛으로 즐겨도 좋아요.
다만 처음 오는 분들이라면 고추기름 넣지 않은 그냥 토리파이탄을 한 번 드셔보시고 변형을 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굉장히 보들보들한 식감의 수비드한 닭고기.
수비드 닭고기는 몇 년 전, 비슷한 컨셉의 라멘으로 유명한 합정 오레노라멘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그 때 '어떻게 닭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지?!' 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합니다.
굉장히 부드러우면서 안에 육즙이 넘치는 맛이 이런 식감 유지하면서 치킨으로 튀기면 끝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불에 구운 돼지고기 차슈도 있어 닭고기와 돼지고기, 두 가지 종류의 고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 차슈는 크기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래도 없으면 서운한 맛. 보기와 달리 딱딱하지 않고 되게 부드럽습니다.
반숙계란은 반숙이라기보단 거의 완숙에 가까운 계란. 감동란보다 약간 더 익힌 계란이라고 보면 될 듯.
면을 어느 정도 건져먹고 난 뒤 라멘 그릇째 직원에게 건네주며 밥 넣어달라 말하면 직접 밥솥에서 밥을 꺼내 담아줍니다.
뽀얀 닭육수 국물이 흡사 설렁탕을 보는 것 같아(이건 카라파이탄이라 설렁탕 색과는 다르지만)
거기에 밥 말아 남은 국물과 함께 즐기면 면만으로 약간 모자랐던 포만감을 깔끔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 먹은 뒤 그릇 정리해서 주인에게 건네주고 나오면 끝.
다 먹고 난 뒤에 나오니 '준비한 재료 소진되어 마감합니다' 라는 문구로 바뀌어 있네요.
영업 시간이 저녁 7시 30분까지라곤 하지만 보통 6시 30분 정도에 가야 안전하게 먹을 수 있어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가게 맞은편에 탄탄멘집이 하나 생겼네요. 다음에 건대 올 일이 있으면 여기를 한 번 가 볼까요?
아니면 초라멘을 다시 한 번 찾아 마지막으로 먹어보지 않은 마제소바를 한 번 먹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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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업한 건대 구 게임천국 근방에 새롭게 오픈한 카페, '파란만잔(PARANMANJAN)'
현재 수도권에 11곳의 매장을 두고 있는 염가형 프랜차이즈 카페입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2,5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인데
아메리카노 주문시 4가지 원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렴한 가격에 원두 선택의 폭까지 다양하다니
어떤 곳일까 궁금하여 그렇잖아도 근처에서 커피 마셔야 하는데 여기가 좋겠다 싶어 한 번 들어가 보았습니다.
네 종류의 아메리카노는 각 커피에 들어가는 원두의 품종을 표시하지 않고 향미와 맛으로 표현을 한 게 특징인데
아마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직관적으로 '어떤 맛이겠구나' 라는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 이렇게 표기한 것 같아요.
화사한, 고소한, 진한, 카카오 - 네 종의 커피가 있는데, 화사함 계열은 아마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케냐 같은
산미를 강화한 원두를 사용했거나 혹은 그 원두의 블랜딩이 아닐까 생각중. 어쨌든 각 원두마다 개성이 서로 다르니까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 매장이라 실내는 깔끔하면서 또 화사한 편입니다.
소파 좌석도 가져다놓아 꽤 넓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2,500원짜리 커피가 맞아? 싶을 정도로 깔끔한 산미와 화사한 꽃과 과일향이 풍부하게 느껴졌던 원두인데요,
생각보다 되게 마음에 드네요. 개인적으로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계열의 카페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직원이 바빠 보여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다음에 여기 가게 되면 어떤 원두인지 여유될 때 한 번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꽤 마음에 들었던 카페라 다음에 건대에 약속있어 방문할 일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찾아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파란만잔... 이름 기억하고 있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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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라멘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2번출구 하차, 세종대 방면으로 직진 후 룩옵티컬 건대점에서 좌회전
2022. 8.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