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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2.3 지리산,창원,문경

2022.10.13. (19-完) 한양과 동래를 연결해준 조선의 주요 간선도로, 나는 새도 넘어가기 힘든 문경새재(聞慶鳥嶺 - 조령) / 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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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19-完) 한양과 동래를 연결해준 조선의 주요 간선도로, 나는 새도 넘어가기 힘든 문경새재(聞慶鳥嶺 - 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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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을 출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충청도와 경상도의 경계지점인 '문경' 에 내렸습니다.

경북 문경시에서 가장 유명한 '문경새재' - 저는 이 곳을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이번이 첫 방문인데요,

집에 돌아가기 전 잠시 문경에 들러 조선시대 주요 간선이었던 문경새재길을 걸어보는 게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입니다.

 

문경새재 입구엔 이렇게 엄청 넓은 주차장이 있어 차 대는 데 걱정은 전혀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 시즌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뭐 주차장이 이렇게 넓으니 큰 문제 없지 않을까요.

 

 

문경새재 아리랑비.

 

 

문경새재 옛길보존기념비.

 

 

주차장에서 내리면 바로 문경새재길이 시작되는 건 아니고 여기서도 한참을 더 안으로 걸어들어가야 합니다.

딱히 '여기서부터 문경새재길이다' 라는 게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길이 쭉 이어져있는 것이라고 보는 게 좋을 듯.

 

 

중간에 공연무대장으로 보이는 시설도 있네요. '문경새재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는 현수막도 붙어 있고요.

 

 

문경새재 입구와 주차장 사이를 잇는 전동차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전 처음엔 문경새재길 안쪽까지 들어가는 전동차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입구까지만 운행하는 거라고...

운행하는 경로 자체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굳이 이걸 타야하나 싶긴 하지만, 연세 있으신 분들이라면 의외로 좀 탈지도...

 

 

문경새재는 별도로 입장요금을 받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료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중간에 이렇게 매표소가 있긴 한데, 이건 문경새재 입장료가 아닌 전동차 이용을 위한 매표소에요. 오해 없으시기를...

 

 

중간에 전시관도 크게 지어져 있었습니다만, 이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중이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듯.

 

 

오늘 날씨가 굉장히 좋네요. 3월 말인데 쌀쌀하긴커녕 살짝 덥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문경새재 관광안내소를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문경새재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문경새재(聞慶鳥嶺 - 조령)

 

문경새재의 '새재' 는 한자어 조령을 순 우리말로 풀이한 것으로 '나는 새도 넘어가기 힘든 고개'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 사이 도 경계지역에 위치한 고개로 1,017m 높이의 조령산을 넘는 고갯길로

고갯길 최고점의 높이는 해발 632m로 상당히 높은 편. 현재는 경상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조선시대에는 조선의 수도인 한양, 그리고 현재의 부산인 동래를 연결하는 영남대로의 중요한 경로의 역할을 하였는데

이 고개가 험준한 것을 제외하면 한양과 동래를 거의 직선에 가깝게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도로였다고 하네요.

 

 

새재길 옆으로 계곡이 있는데 물도 많은 편이고 지리산에서 본 계곡 못지않게 물도 굉장히 깨끗했습니다.

이렇게 깨끗한 물 보면 뭔가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

 

 

문경새재는 조선시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가던 선비들에게도 각광받았던 길이라고 합니다.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주요 도로로는 추풍령(좌로), 죽령(우로)와 함께 바로 문경새재를 지나는 영남대로가 있었는데요,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 낙엽처럼 떨어진다', 죽령으로 가면 '죽죽 미끄러진다' 라는 말이 있는데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으로 가면 '경사를 전해듣고 새처럼 비상한다' 라는 속설이 있어 이 길을 많이 이용했다고 하던..ㅋㅋ

 

 

문경새재는 총 3개의 관문이 있는데, 그 중 영남 제1관문인 '주흘관'

현재 남아있는 문경새재의 3개 관문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고 문경에서 걸어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입니다.

 

 

경북 100주년 타임캡슐 광장이라고 타임캡슐을 묻어놓은 곳이 있는데 언제 개봉을 할지는 잘 모르겠군요.

 

 

중간에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있어요.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축소하여 세트장으로 만들어놓은 곳이라고 하는데, 광화문과 경복궁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참고로 이 곳에서 사극 드라마도 많이 촬영했다고 하는데, 가장 최근에 찍은 드라마는 KBS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조선시대 3대 국왕이자 세종대왕의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꽤 좋은 평을 받은 사극입니다.

 

 

문경새재 세트장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구역이라 따로 들어가진 않고 그냥 밖에서 살짝 구경하는 정도로만...

그리고 이 날, 무슨 촬영이 있었는지 세트장 안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무슨 드라마 촬영이었나?

 

 

태종 이방원 말고도 꽤 많은 사극을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정통사극, 그리고 퓨전사극 가리지 않고...

홍천기라는 드라마도 여기서 찍었군요.

 

 

현재의 문경새재길은 조선시대의 길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것이 아닌 넓게 정비해서 새롭게 뚫어놓은 길.

괴산과 문경을 이어주는 목적은 동일하긴 합니다만, 관광객들의 편한 도보 이동을 위해 새로 만든 길이라고 합니다.

과거 조선시대의 길을 그대로 걷기엔 산을 좀 더 많이 넘나들어야 하고 길 자체가 상당히 험한 편이라고...

 

 

중간에 발 씻는 곳이 있어 뭔가 봤더니 맨발로 문경새재를 걷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군요.

땅 자체가 자갈이나 나뭇가지가 많지 않고 평탄한 길로 되어있어 맨발로 걷는 것도 그리 어렵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제3관문이 있는 새재길의 마지막 지점까지의 거리는 편도로 약 7.5km. 왕복 15km의 기나긴 여정이라

한 바퀴 돌고 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2관문까지만 걷기로 했습니다.

 

 

물이 진짜 깨끗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바로 옆으로 지나다니기는 하지만 들어갈 순 없는 곳이라 깨끗한 상태로 보존이 잘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고려, 조선시대 이 길을 오가는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주었다고 하는 '조령원' 이 있었던 터.

지금은 건물은 없고 돌담과 함께 한때 이 곳에 건물이 있었다는 흔적만 공터에 남아있습니다.

 

 

그냥 평지를 서서히 걸어 이동한 것 같은데 어느새 해발 300m 지점까지 올라왔군요.

 

 

조선시대 임금으로부터 명을 받은 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교인처의 역할을 했던 '교귀정'

1896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99년 복원하였으며 현재도 교인식 체험행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 시대에 복원한 건물이기 때문에 별도의 문화재로 관리되어 있지는 않고 정자처럼 안에 들어가 쉬었다 가는 것도 가능.

 

 

어...ㅋㅋ 여기서 태조 왕건도 찍었네요. 김영철...아니 궁예가 죽는 장면을 촬영했던 바위.

 

 

중간에 '영남대로 옛 과거길' 로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왼쪽에 있는 길이 평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

 

 

그리고 문경새재 하면 다들 제일 먼저 떠올릴 만한 문화재 중 하나인 '조령 산불됴심 표석'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26호로 지정된 조령 산불됴심 표석은 세워지게 된 정확한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구개음화가 활발해진 시기를 추정하건대 18세기 이후에 세워진 비석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엔 옛 한글로 쓰여 있는 비석이 총 다섯 개가 남아있는데, 그 중 한글로만 만들어진 비석은 이게 유일하며

조선시대 당시에도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시선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는군요.

 

참고로 이것 때문에 이 근처에선 '조심' 이란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을 넣을 때도 암묵적으로 '됴심' 이라 쓴다고 합니다.

 

 

중간에 '조곡폭포' 라고 하는 폭포가 하나 있는데, 이렇게 폭포를 촬영할 수 있는 사진 촬영대도 따로 마련해 놓았습니다.

특이하게도 원래 나 있는 길과 무관하게 난간을 따로 만들어 저 앞에 서서 폭포 사진을 찍으라고 만든 난간.

 

 

주흘산 등산 안내도.

 

 

계속 걷다보니 어느새 제2관문에 거의 도착하게 되었군요.

 

 

제2관문으로 들어가기 전엔 계곡을 지나는 다리 하나를 건너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문경새재의 제2관문, '조곡관'

조곡관은 현재 남아있는 3개의 관문 중 선조 시절에 축성된 관문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관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현재의 조곡관은 숙종 시절의 그 문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아닌 현대에 와서 옛 모습대로 복원시킨 것.

 

이 조곡관을 지나 더 앞으로 가면 마지막 제3관문인 '조령관' 이 나오는데, 조령관까진 거리가 상당히 멀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는 건 무리라 판단, 이번에는 제2관문인 조곡관까지 간 것에 만족하며 다시 뒤로 돌아 나왔습니다.

 

 

지금도 등산 같은 걸 하다보면 '소원성취탑' 이라고 하여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모습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지요.

한 사람이 잔뜩 쌓아놓은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오가며 하나하나 쌓아놓은 것이 모이고 모여 이런 풍경을 만들어내고

이 돌무더기가 계속 올라가는 건 현재도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형입니다.

 

 

중간에 약수터도 하나 있었네요. 바가지를 가져다놓은 걸 보니 실제 마셔도 되는 물인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의 주막을 재현해놓은 것.

실제 주막처럼 음식이나 술을 현재도 판매하고 있는 곳은 아니고 건물만 남아있지만 잠시 앉아서 쉬어갈 수 있었습니다.

 

. . . . . .

 

 

다시 문경새재 입구로 되돌아왔습니다.

유명 관광지니만큼 관광지 앞에도 식당이 많이 있는데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특히 롯데리아 있는 게 좀 신기했어요ㅋㅋ

다른 지역도 아니고 이 산속 관광지에 롯데리아라니... 그런데 은근히 이용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문경새재 입구에는 '됴심' 이란 이름의 꽤 유명한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조령 산불됴심 표석' 에서 이름을 딴 카페 '됴심' 은 문경 오미자와 사과를 넣고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다는데요,

떠나기 전 카페를 들러 아이스크림을 한 번 먹어보고 싶었습니다만 어떤 이유에선지 문이 닫혀있어 허탕을 쳤습니다.

정기 휴일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인스타그램에 따로 공지가 되어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는 건

뭔가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건데, 이 당시엔 일부러 찾았는데 문이 닫혀있었던 허탈함에 기분이 좀 좋지 않았습니다만

지금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라 편하게 생각하기로 하고 그냥 다음을 기약하려고요.

 

이렇게 문경새재를 마무리로 다시 차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2박 3일간의 지난 봄 짧은 남쪽지방 여행은 이걸로 끝.

사진 정리해놓은 뒤 얼른 올려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게 결국 반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완결을 짓게 되네요.

내심 좀 속 시원하기도 하고...ㅋㅋ 여튼 이후에도 여행기 몇 개가 있으니 다음 여행기 때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해요!

 

= 完 =

 

2022. 10.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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