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2022.8 부산,창원

2022.11.25. (17) 500년 간 마을을 지켜준 아름다운 수호신, 소덕동 팽나무(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성지순례) / 2022.8 류토피아 여름휴가

반응형

2022.8 류토피아 여름휴가

(17) 500년 간 마을을 지켜준 아름다운 수호신, 소덕동 팽나무(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성지순례)

 

. . . . . .

 

 

제가 올해 상반기, 굉장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한 편 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재미있게 본 분들이 아마 꽤 많을 거에요. 바로 신생 방송 채널 ENA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최대 시청률이 전국 기준 17.5%, 수도권 기준 19%까지 나올 정도로 일약 사회적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 라는 화두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전 국민들이 알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드라마기도 합니다.

 

드라마가 히트를 치며 드라마를 촬영한 촬영지도 역시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얼마 전 다녀온 수원의 '우영우김밥' 집은 연일 줄 서서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명소가 되었고

그 밖의 촬영지 몇 곳도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영우 김밥 촬영지, 수원 화성행궁의 카자구루마 : https://ryunan9903.tistory.com/1793)

 

2022.9.9. 수원의 아침 행궁점의 앙버터와 커피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 김밥' 촬영지, '

수원 화성행궁 근처 화서공원~수원화성화홍문 사이에 '행리단길' 이라고 하는 거리가 조성되었더라고요. 다른 ~리단길 이름을 단 거리처럼 이 곳도 트렌디한 느낌을 주는 가게들이 많아 주말엔

ryunan9903.tistory.com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화제를 불러왔던 곳은 단연 7~8화에 나왔던 '소덕동 이야기' 편의 '소덕동 팽나무' 인데요,

마을 위 언덕에 위치하여 마을을 내려다보는 각도에 위치한 500년 수령의 팽나무의 모습이 너무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라

그 풍경에 매료되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이 소덕동 팽나무를 보러 촬영지를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드라마상으로는 팽나무가 위치한 소덕동 일대가 서울 옆에 붙어있는 수도권(경기도 고양시로 추정)으로 묘사되었으나

실제 팽나무가 위치한 마을은 경남 창원에서도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동부마을' 이라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번 부산 여행을 갔을 때 한 번 기회를 봐서 이 소덕동 팽나무를 보러 찾아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다만 여행 멤버 중 이 팽나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저 하나 뿐이었고 다른 사람을 데려갈 여력은 전혀 되지 않았거니와

저 하나의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혼자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새벽 5시에 혼자 일어나 전철타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마지막으로 택시까지 갈아탄 끝에

대략 아침 8시가 되어 이렇게 '소덕동 팽나무' 가 있는 우영우 촬영지 '창원 동부마을' 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동부마을은 원래 그냥 아주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었는데, 이 드라마 하나로 인해 전국구급으로 유명해지게 되어

지금은 전국에서 팽나무 보러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순식간에 북적북적한 지역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광객들을 위해 마을회관 앞에 이렇게 임시 화장실도 따로 마련해놓았더군요.

 

 

사실 찾아오면서 좀 많이 걱정과 고민을 했어요.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혹여나 찾아오게 된 것이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나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는데

그럼에도 꼭 한 번 가서 드라마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을 실제 눈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앞서게 되더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사람 많이 몰리는 날짜나 시간대를 피하자.

그나마 사람들이 가장 적은 월요일, 것도 아침 일찍 찾아가 조용히 보고 나올 계획으로 이 마을을 찾게 된 것입니다.

실제 드라마 한창 잘 나갈 때의 주말은 어떤 분위기였는지 잘 모르지만, 이 날은 생각 이상으로 되게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조그만 슈퍼마켓 하나 없는 작은 마을이에요. 슈퍼를 가려면 차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됨.

마을 안에는 편의시설 하나 없어서 부녀회에서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한 간이 매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이라든가 커피, 물 등의 음료를 파는 조그만 매점으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팔아주고 싶었지만

제가 너무 이른 평일 오전에 와서 그런지 마을 매점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편의시설이 부족하다고 불만 가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애초에 여긴 관광객들이 오는 곳이 아닌 작은 마을이니까요.

오히려 이렇게 단기간에 크게 유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을로서는 분리수거장이라든가 간이매점, 간이화장실 등

외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필요 이상의 호의를 베풀고 편의시설을 마련해 주었어요. 응당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마을회관 맞은편 담에 붙어있는 이상한 변호가 우영우 포스터, 그리고 팽나무 가는 길 안내.

곳곳에 이렇게 '팽나무 가는 길' 을 표시해놓아 처음 오는 사람도 길을 헤맬 걱정이 전혀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마을이 굉장히 작기도 하거니와 팽나무는 언덕 위에 있어 마을 어디서나 팽나무를 올려다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가 워낙 큰 히트를 친 덕에 시즌2 제작도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시즌2에서는 우영우 친모와의 이야기도 좀 더 풀어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슴 아픈 문구.

 

 

곳곳에 이렇게 벽화 그려놓은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래는 우영우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지요.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우영우는 똑바로 해도 거꾸로 해도 우영우!

 

 

마을 뒤 언덕을 따라 팽나무 있는 곳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팽나무 가는 길이란 이정표는 없지만 길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그냥 이 길 따라 쭉 올라가면 됩니다.

 

 

법무법인 한바다 사람들과 마을 이장이 함께 올라갔던 가마니 깔린 언덕길.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언덕 정상으로 이동하면...

 

 

드라마에서 본 그 나무, '소덕동 팽나무' 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나무가 바로 500년간 마을을 지켜준 소덕동을 지켜 준 마을의 수호신, '소덕동 팽나무' 에요.

와, 진짜 실제로 드라마에서 본 나무를 눈 앞에서 보니 전율이 돋는다는게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더군요.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 시간에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있더군요...;;

다만 신경쓰일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용인되는 범위 내의 사람들.

 

 

눈 앞에서 직접 본 창원 동부마을의 팽나무는 한 눈에 봐도 그 수령이 매우 오래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500년 된 고목이라고 뜨는데, 실제로도 나무의 수령이 대략 500년 정도 되었다고 해요.

 

 

팽나무 옆엔 작게 정자와 함께 마을 주민들을 위한 간단한 운동기구 등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정자를 지은 것이 아닌 원래부터 마을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었던 정자인 것 같아요.

 

 

소덕동 팽나무의 모델이 된 '창원 북부리 동부당목' 은 실제 2015년, 보호수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12일, 마침내 천연기념물로 공식 지정되어 드라마에서 나온 스토리가 현실이 되었다고 해요.

그동안 사람들로 인해 상태가 크게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이 기점으로 좋은 방향으로 보존되었으면 합니다.

 

 

나무 근처에는 오래 전부터 설치되어 있던 걸로 보이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여름철에는 이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8월임에도 불구하고 덥지 않고 시원하더군요.

 

 

나무 기둥에 묶여있는 밧줄,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는 천원짜리 지폐.

이 모습에서 이 나무가 단순한 나무가 아닌 현실에서도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마을의 전경.

 

드라마를 보면 '이 나무에서 마을 전경이 다 내려다보인다'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언덕 위에 올라서 360도로 한 바퀴 돌아보면 탁 트인 공간에 마을, 그리고 논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 저 너머 멀리 창원시내 아파트 단지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넓게 트여져 있어 되게 시원하고 좋더군요.

 

. . . . . .

 

 

 

소덕동 팽나무의 모습, 그리고 소덕동 마을(실제로는 창원 동부마을)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보았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아침 일찍 팽나무 안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 바람에 나뭇가지 휘날리는 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 . . . . .

 

 

창원시에서 마련한 임시 관광 홍보관 부스가 있습니다만, 역시 이른 오전이라 운영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여기에도 시청에서 온 직원들이 관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을 듯.

 

 

아직 익지 않은 풋감.

 

 

작은 마을은 생각 이상으로 되게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사람들에게 더더욱 방해되지 않게 조심조심 다녔습니다만 괜찮았을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다행히 제가 방문한 날 찾은 관광객들은 시끄럽게 하는 사람 없이 다들 조용히 나무를 보고 내려갔어요.

중간에 마을 주민 한 명을 만났는데, 오히려 그 마을 주민에게 혹여 시끄럽게 했다면 죄송하다고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다들 매너 있는 관광객들이라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을 언덕에는 '당선암' 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사찰 하나가 있습니다.

마을에 교회는 없고 사찰 하나 있는 것이 전부.

 

 

마을에서 바라 본 팽나무.

이렇게 마을 어디에서나 언덕 위 팽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 도로 한 쪽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저야 대중교통 이용해서 이 곳을 힘겹게 찾아오긴 했지만, 여긴 대중교통으로 찾아오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어요.

그나마 동부마을 입구로 오는 버스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시내버스가 아닌 하루 몇 대 다니지 않는 마을버스라

그나마도 시각표를 확인해서 찾아와야 하고 내가 오는 시각에 맞춰 버스가 제때 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자차 없이 어떻게 혼자 용케 이 곳을 찾아올 생각을 다 했네요...;;

그나마 혹여라도 대중교통으로 이 곳 찾으러 오는 분들을 위해 포스팅 하단에 마을버스 시각표를 따로 올려놓겠습니다.

 

 

외부인 주차가 좀 있지만 다행히 한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아침의 동부마을 풍경.

 

 

지금은 이 논도 추수를 다 마쳤을 듯. 이 때는 한창 푸른 상태였지만요.

 

 

논바닥에서 발견한 우렁이.

 

 

특별한 목적지 없이, 그냥 이 한적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마을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마을길 따라 걷다가 '소덕동 이장 이건희집' 을 발견했어요...ㅋㅋ

여기가 이장 집이라는 걸 알려주듯 집 앞에 이렇게 환영 현수막을 따로 달아놓았네요.

 

 

실제 마을 이장이 사는 집은 아니겠습니다만, 드라마상으로는 이 집이 마을 이장이 사는 집.

물론 드라마에서 이장 본명이 이건희는 아닙니다. 저기서 말하는 인물이 '삼성 이건희 회장' 의 그 이건희는 맞지만요ㅋㅋ

 

 

이장집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멀리서도 혼자 독보적으로 팽나무가 우뚝 솟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 거의 입구에 있는 낡은 2층 주택집.

 

 

이 집의 정체는 '손흥민 집'

그 손흥민 맞습니다. 지금 월드컵에서 안면마스크 끼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손흥민이요.

물론 실제 손흥민이 사는 집은 당연히 아니고 드라마에서 '손흥민' 이라고 불리는 마을 주민이 사는 집이긴 하지만요.

 

 

현수막을 따로 달아놓을 정도로 신경쓴 이장 이건희집과 달리 손흥민집은 이 손글씨 명판 하나가 전부.

그래도 누가 봐도 한번에 '여기가 소덕동 손흥민집이야' 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글씨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ㅋㅋ

 

 

그나저나 이제 돌아가는 걸 걱정해야 할 때인데요...

들어오는 거야 어떻게 택시 타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돌아가는 게 진짜 문제네요.

이 마을 앞에 택시가 돌아다닐 리도 없고 그렇다고 관광객으로 온 다른 사람들의 차를 얻어태워달라 할 수도 없고

버스가 있긴 한데, 언제 버스가 들어오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진짜 콜택시라도 불러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 상황.

 

그래도 일단 큰길가까지는 나가보고 난 뒤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마을을 뒤로 하고 버스 다니는 큰길가로 나왔습니다.

 

 

동부마을 입구.

저 현수막이 있는 방향을 따라 쭉 들어가면 동부마을이 나옵니다. 외부 관광객들을 위해 '일방통행' 현수막이 달려있어요.

 

 

'행복한 동부마을' 의 간판.

이 간판은 드라마가 히트치고 난 이후에 달아놓은 게 아닌 원래부터 있었던 간판인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근방의 다른 마을도 봤는데, 다 입구에 비슷한 간판이 달려있는 걸 보아 시에서 설치해놓은 것 같더라고요.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동부마을, '소덕동' 의 전경.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니 생각 이상으로 더 조그맣고, 그리고 더 평화로운 마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외부인들이 일부러 찾아올 일 절대 없는 이 마을이 드라마 하나로 한 때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는 것...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지금은 우영우의 인기도 많이 잠잠해진 상태라 다시 조용함을 되찾았길 바랄 뿐입니다.

 

 

동부마을 앞 버스 정류장.

 

 

이 곳에 정차하는 버스는 총 세 개 노선이 있지만, 전부 농어촌버스라 배차간격이 매우 깁니다.

몇 분 간격으로 다니는 버스가 아니라 하루에 몇 번밖에 다니지 않는 시각표 보고 타야 하는 버스에요.

 

...그런데 전혀 못 탈 거라 생각했던 버스가... 있네요?

당연히 못 탈 거라 생각하고 그냥 노선만 확인해보려 꺼냈던 스마트폰 버스 도착 알림 정보에서 '2번 버스' 가 10분 후에

도착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와,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버스 타는 시각이 맞아 떨어졌다고?!

다만 이 버스는 창원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아닌 시내에서 출발, 반대편 종점 '유등마을' 로 가는 버스였습니다.

그런데 유등마을은 여기 바로 옆에 붙어있는 마을이에요. 그러면 이 버스, 종점 마을로 갔다가 다시 돌아나오는 것 아닐까?

 

약 10분 후, 버스가 도착했고 기사에게 혹시 시내로 가려 하는데 여기서 타도 되냐고 물어보니 일단 타라고 하시네요.

버스가 종점 유등마을에 들어갔다 아주 잠깐 쉰 후 다시 창원역 방향으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그렇게 마을 들어올 땐 택시 타고 들어왔는데, 나갈 땐 기적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빠져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 외지인이 소덕동 팽나무 보러 동부마을 들어와서 대중교통으로 마을 빠져나간 사례가 대체 몇이나 있었을까...;;

 

 

동부마을 옆에 있는 2번 버스 종점 '유등마을'

 

 

버스는 여기서 약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창원역 방향으로 되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 말고도 버스 안에 노인 승객이 몇 있었는데, 다들 '담배 좀 피게 문 좀 열어줘요' 라고 해서 문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버스가 쉬는 동안 이렇게 잠시 나와 몇몇 사람들은 담배도 피고, 저는 바람 쐬면서 마을 구경도 좀 할 수 있었어요.

이런 모습도 수도권, 대도시가 아닌 시골의 농어촌버스 종점이라 가능한 풍경이겠지요.

 

 

출발 준비중인 2번 버스.

이런 곳까지 들어오는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 뿐일테니 기사도, 주민들도 다들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일 듯.

생각해보면 이 승객과 기사 사이에서 처음 보는 젊은 사람인 내 모습이 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던...

 

 

유등마을 종점 버스 정류장에도 동부마을 팽나무 못지않게 커다란 고목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부마을 팽나무와 비슷한 연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무 바로 아래 정자, 그리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걸 보면 이 나무가 유등마을의 관문이자 상징적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을에 외지 손님이 찾아온다면 이 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 그 사람이 오는 것을 기다린다든가 하는 식으로...

 

택시가 아닌 대중교통으로 마을을 빠져나가니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이런 풍경들을 담게 됩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길, 버스 운전석에 붙어있는 2번 버스 시각표를 한 컷.

왼쪽은 창원역 출발 기준, 그리고 오른쪽은 종점 유등 출발 기준 시각표입니다.

우영우 팽나무 보러 대중교통을 타고 오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혹여나 생각이 있다면 참고가 되시기를 바래요.

그래도 2번 버스는 하루에 8번 운행하는 버스라 다른 농어촌버스에 비해 비교적 배차 간격은 좋은 편이군요.

 

 

2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

종점인 창원역으로 가면 철도 환승을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 너무 멀리 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처음 택시 타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진영읍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진영읍으로 가서

택시 타고 진영역으로 이동해 철도를 탈 계획으로 이동했어요.

 

2번 버스는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버스라 동부마을이 진영읍내와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가 진영읍내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마치 '진영엔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의지를 보여주듯 진영 입구에서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틀어 창원 시내 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 기점이 되는 곳이 바로 이 정류소.

 

 

대산미곡처리장 정류소에서 내려 뒤돌아 약 5분 정도 걸어가면 바로 '김해시 진영읍' 으로 행정구역이 바뀝니다.

원래는 여기까지 들어가 진영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거나 혹은 여의치 않을 경우 택시를 타려고 했죠.

 

 

길 건너 김해시 진영읍으로 들어오니 눈 앞 정류장에서 버스 한 대가 출발 대기중인 거에요. 버스 번호는 14-1번.

저는 진영역으로만 가면 되었는데, 해당 버스 노선표를 확인해보니 이건 진영역을 지나 김해 시내로 들어가네요?

심지어 '부산김해경전철' 과의 연계도 되는 노선이라 버스 타면 굳이 진영역 가서 일반철도를 탈 이유가 전혀 없게 되던...

그래서 급히 달려가 얼른 버스를 잡아탔습니다. 진짜 일부러 이렇게 맞추기도 어려울 정도로 버스 시각이 딱딱 들어맞아

처음 찾아갈 때 지하철, 일반철도, 버스, 택시를 이용해 힘들게 갔던 동부마을을 나올 땐 시내버스만으로 탈출에 성공!! 

나중에 버스 타고 난 뒤에 확인해보니 이 버스도 일 배차간격이 5~60분으로 매우 긴 편. 운이 정말 좋았습니다...!!

 

= Continue =

 

2022. 11. 25 // by RYUNA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