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의 명물 '철판순대볶음' - 이제는 다른 곳에서도 취급하는 가게가 많아져 굳이 신림동만의 전유물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한 번씩 신림동의 그 철판순대볶음이 생각나 한 번 먹어보러 가게를 찾아갈 때가 있습니다.
신림동의 순대집은 유흥가 안에 민속순대타운, 그리고 그 옆의 양지순대타운 두 건물이 있는데, 제가 자주 가는 곳은 양지순대타운.
양지순대타운 1층에는 짱오락실도 들어와 있습니다. 신림동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대로 된 펌프를 할 수 있는 곳.
제가 방문한 곳은 4층의 삼촌네 집입니다.
사실 어디를 가든 다 평준화되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던 곳이 있어서...
자리에 앉으면 기본으로 나오는 탄산음료 서비스.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탄산음료 한 캔, 또는 한 병이 서비스로 나오는 것은 매장 공통인 듯 합니다. 오늘은 환타 파인애플이 나왔네요.
진로 이즈 백을 한 병 주문. 일단 여기서는 가볍게 둘이서 한 병만.
백순대 주문시 나오는 쌈채소로는 깻잎 한 가지가 제공됩니다.
순대타운에서는 따로 상추가 나오지 않는데, 상추보다는 깻잎이 순대볶음이랑 더 잘 어울리는 조합이기 때문.
반찬으로는 단무지 한 가지가 제공.
백순대 2인분(1인분 8,000원) 도착.
예전에는 조리되지 않은 재료가 와서 직접 철판 위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다 조리된 상태로 나오네요.
주문한 뒤 주방 한 쪽에서 철판 위에서 열심히 조리한 뒤 다 조리된 음식을 철판째 테이블에 깔아줍니다.
그나저나 옛날... 뭐 엄청 옛날 이야기지만, 1인분 4,000원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가격이 많이 올라 8,000원이 되었습니다.
당면순대와 함께 당면, 간, 양배추, 파, 쌀떡 등 다양한 재료가 들깨가루와 함께 기름에 볶아져 나옵니다.
원래 일반 철판순대는 여기에 양념장이 들어가 곱창볶음처럼 함께 볶아져 나오지만 백순대는 양념이 따로 나오지 않는게 특징.
다진 마늘과 들깨가루를 듬뿍 얹은 양념장은 테이블 한 가운데 그릇에 담겨져 제공됩니다.
보통 2인분 먹을 때 이 정도 양념장은 부족한 편이라 중간에 한 번 리필이 필수.
살짝 초장 특유의 톡 쏘는 맛도 동시에 느껴지는 고추장 소스입니다.
개인 앞접시에 적당히 야채, 당면, 순대를 담아서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허나 제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이렇게 다양한 내용물을 깻잎 위에 올린 뒤 쌈으로 싸 먹는 방법인데요,
원래 순대와 깻잎이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라 깻잎쌈으로 먹으면 향긋한 향이 더해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야 할 정도의 엄청난 맛이라기보다는 어렸을 적부터 꾸준히 먹어왔던 게 있어
가끔 한 번씩 이게 먹고싶다 -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한 번씩 가서 먹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음식, 백순대.
다만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라 예전만큼 '가성비가 좋고 푸짐하다' 라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고
그냥 적당히 가서 익숙한 백순대를 맘껏 먹고올 수 있다 - 정도로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엔 또 언제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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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인분으로는 뭔가 좀 아쉬워서 근처의 봉구비어로 이동해서 2차.
한때 스몰비어 열풍이 불 때 이런 류의 맥주집이 많이 생겼는데, 유행이 식은 뒤에도 꾸준한 수요가 있어 지금도 잘 나가는 편.
봉구비어 하면 막연하게 감자튀김이나 마른안주 정도 생각했었는데 메뉴가 엄청 많습니다. 가격도 나쁘지 않은 편.
매장 내부를 한 컷. 대부분의 봉구비어 매장이 다 비슷비슷한 분위기.
셀프 바에 비치되어 있는 기본 안주로 건빵이 있습니다. 뻥튀기 대신 이거 있는 게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시판 오이피클이 건빵과 함께 비치되어 있습니다.
감자튀김이든 다른 안주든 느끼한 튀김류 안주가 많기 때문에 같이 먹을 때 하나씩 집어먹으면 좋을 듯.
맥스 크림 생맥주 한 잔.
세트 메뉴로 감자튀김, 그리고 치즈스틱 한 조각이 나오는 걸 주문했습니다.
소스는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 치즈 갈릭과 칠리 소스를 선택. 양이 그리 많진 않고 2차로 가볍게 먹을 안주 정도.
안주라든가 주류 가격대도 높지 않고 배 채울 목적이 아닌 이야기 나눌 목적으로 스몰비어는 좋은 선택지 중 하나.
시끄러운 음악 나오는 일반 호프집은 이제 가기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어 이런 가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군요.
맥주 두 잔까지 마시니 딱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하면 안되고 이 정도에서 스톱.
술을 잘 못 하는 게 옛날에는 좀 그랬는데, 요새는 그냥 딱 주량을 알고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싫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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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림 양지순대타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4번출구 하차, 신림동 유흥거리 내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9882739
※ 봉구비어 신림 3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출구 하차, 도림천 방향으로 쭉 직진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4330968
2020. 4. 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