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백종원의 골목식당 군포시장 편에서 나온 족발집에서 '서울의 유명 족발' 이라고 하여
'양재동 C족발' 이라는 가게가 등장한 적 있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상호명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동의 C족발 하면 족발 좋아하는 분들은 다들 '아~ 영동족발' 하고 떠올리셨을듯...ㅋㅋ
여튼 그 유명한 양재동 말죽거리 영동족발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동족발을 직접 가 본 건 이번이 처음.
사실 예전에 한 번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재료 소진으로 인해 그 옆의 가게에서 먹고 온 적이 있었지요.
그게 2015년이니 벌써 5년 전 이야기네요. (양재동 양재족발 : http://ryunan9903.egloos.com/4377662)
1호점은 영업 종료. 되게 빨리 문을 닫더라고요. 옆의 2호점으로 가라고 해서 들어가 보니
이미 내부는 만석, 바깥의 파라솔 의자 테이블만 남았는데 괜찮겠냐고 해서 그냥 이 곳에 바로 앉았습니다.
의자와 테이블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시끌벅적한 소리에서 좀 차단되어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점이 다행이었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기본 찬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쌈채소로는 적상추와 함께 청양고추가 나옵니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무생채.
무생채와 별개로 얇게 썬 무절임이 함께 나옵니다.
배추김치는 익은 김치가 나오는데, 보쌈김치 같은 게 나오길 기대했던지라 약간 아쉬움.
제 블로그를 오래 봐 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겉절이 류의 김치를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생마늘 깐 것과 쌈장.
개인당 하나씩 새우젓이 담긴 종지도 나왔습니다.
따끈한 국물로는 고춧가루를 살짝 푼 콩나물국이 나왔습니다.
어디서 처음 유래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족발엔 콩나물국 - 이라는 공식이 성립이 된 것 같아요.
오늘의 술은 진로 이즈 백.
족발이 나오기 전, 일단 가볍게 한 잔 하고 시작합니다.
'왕족발(중 사이즈 - 35,000원)'
실내가 아닌 바깥쪽 테이블이라 메뉴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족발은 중 사이즈와 대 사이즈 두 가지가 있습니다.
중 사이즈 가격은 35,000원, 그리고 대 사이즈는 38,000원으로 3,0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는 분, 혹은 3명 이상 왔을 땐 대 사이즈를 추천합니다. 중 사이즈는 둘이 먹기 딱 좋은 양이고요.
껍질에서 윤기가 흐르는 영동족발의 외형. 먹어보지 않아도 맛있을 것 같다는 예감과 함께 좋은 향이 느껴집니다.
다른 가게처럼 참깨를 뿌리거나 하는 마무리 없이, 갓 삶은 족발을 바로 썰어 접시 위에 내어 왔습니다.
무절임과 마늘 등의 야채를 함께 올려 상추쌈으로도 싸 먹어보고...
족발 자체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새우젓만 살짝 찍어서 그냥 먹어봤는데 과연 유명한 덴 이유가 다 있군요.
살코기는 촉촉하고 콜라겐이 있는 껍질 부분은 지나치게 질기지 않으면서도 절묘할 정도로 야들야들하게 씹힙니다.
족발 아체에 간이 약간 되어있어 살짝 달콤한 맛이 감돌긴 하는데, 지나치게 거슬릴 정도의 달콤한 맛은 아니라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크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간은 되어있되 그 정도가 세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김치와 함께 새우젓을 얹어서 한 쌈.
개인적으로 식은 족발보다 따끈한 상태의 포실포실한 껍질 식감의 족발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딱 잘 맞았습니다.
단 하나 단점이 있다면 역시 높은 가격에 비해 나오는 양이 좀 적다는 점인데요,
보통 다른 족발집에서 35,000원이면 대 사이즈는 나올 법한데, 여기선 중 사이즈라 2인이서도 약간은 부족하다 싶은 느낌.
저희는 모르고 중을 시켰지만, 정말 잘 먹는 사람들이라면 두 명이 가도 대 사이즈를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역시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 '쟁반막국수(14,000원)' 를 추가로 주문.
일반 식사용 막국수(6,000원)도 있는데, 식사용 막국수는 물막국수만 가능하고 비빔류는 쟁반을 시켜야 한다고 하던.
막국수는 꽤 푸짐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둘은 물론 셋이서 먹어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
국수는 전부 비벼진 상태로 나오지만, 다른 야채들과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한 번 더 비벼줘야 합니다.
왠지 쟁반막국수 비주얼 예쁘게 꾸며진 모습이 뭐랄까...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용처럼 만들어져 나온 느낌도 드네요 ㅋㅋ
비닐장갑을 하나 주는데, 비닐장갑을 끼고 손으로 무쳐주면 잘 비벼집니다.
야채와 국수가 잘 섞이게 적당히 버무려준 후 다 비벼졌다 싶으면 앞접시에 담아먹으면 됩니다.
앞접시에 담은 잘 비벼진 쟁만막국수를 한 컷.
막국수 고명으로 들어가는 야채로는 채썬 적양배추, 양배추, 당근, 오이, 적상추가 들어갑니다.
너무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달콤한 맛이 꽤 괜찮습니다.
저는 족발을 다 먹고난 뒤 식사 개념으로 막국수를 먹긴 했습니다만, 처음부터 족발과 함께 막국수를 시켜서
두 가지 메뉴를 동시에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냉면에 숯불갈비를 얹어서 함께 먹는 것처럼
막국수 면발에 족발 한 점을 얹은 뒤 돌돌 말아서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가격은 다른 족발전문점에 비해 다소 비싸다 -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연 그 명성만큼이나 맛있었던 양재 영동족발.
절묘한 간의 쫄깃쫄깃한 맛있는 족발을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여태까지 서울에서 먹었던 족발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곳은 화곡시장 내 화곡족발, 그리고 시청의 오향족발,
천호동의 철원족발, 이렇게 세 군데가 있는데 다음엔 유명한 장충동, 그리고 성수동의 족발도 기회를 찾아 먹어보고 싶군요.
음식도 좋았지만, 이 날은 평소 만날때마다 늘 가벼운 화제의 대화만 많이 나눴던 친구랑
좀 진중한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지라 그 공간에서의 대화가 몇 배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 저마다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데, 대화를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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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4월 15일은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저희 집도 며칠전에 이미 선거 공보물이 제 이름으로 도착했습니다.
저는 사전투표일에 미리 가서 사전투표를 하긴 했지만,
사전투표를 못 하신 분은 내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투표 절차가 다소 번거로워진 것이 있는데요, 일단 무조건 마스크를 끼고 방문해야 하고
입구에서 체온을 한 번 잰 뒤, 나눠주는 비닐장갑을 낀 상태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를 해야 합니다.
또 코로나19 확산 위험 방지를 위해 예전처럼 손 위에 도장을 찍는 투표 인증샷은 절대 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으니
투표 인증서가 필요할 땐 손등에 도장 찍지 말고 투표 인증서를 달라고 요청하면 별도의 인증서를 발급해주니 참고하세요.
저희 동네는 총 네 명의 후보가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국가혁명배당금당, 그리고 무소속, 이렇게 네 명의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놓고 겨루게 되었네요.
그 다음 공보물은 비례대표 정당 공보물.
비례대표 정당은 3번부터 번호가 시작하는데, 오른쪽부터 차례대로 민생당,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여기서부턴 왼쪽부터 순서대로 정의당, 우리공화당, 민중당 비례대표 선거 공보물.
왼쪽부터 순서대로 국민의당, 친박신당,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선거 공보물.
왼쪽부터 순서대로 국가혁명배당금당, 기독자유통일당, 여성의당, 미래당. 이렇게 정당 공보물은 총 13개 정당이 들어있었습니다.
실제 이보다 더 많은 당이 등록을 하였지만 인쇄물을 만들어 선거공보물에 수록한 당은 총 열 세개 정당.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4월 15일, 투표를 통해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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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족발 양재2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 신분당선 양재역 5,6번출구 하차, SPC그룹 건물 뒷편 말죽거리 내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539397523
2020. 4. 1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