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마포한강푸르지오 쇼핑몰 1층에 꽤 재미있는 이름의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몸이 만든빵' - 약칭 '이몸빵' 이라고 하는 가게인데요, 대체 이 근자감 뭐지(...) 싶은 기분인데 호기심이 들어 한 번 방문.
'빵 안 필요해요?' 라는 배너. '너는 지금 빵이 먹고싶다' 같은 문구보다 차라리 이 쪽이 더 낫네요.
이게 그... 명조체로 써 있는 것 땜에 오히려 너무 진지해서 더 기분이 이상해(...)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근자감. 안에서 왠지 팔짱끼고 근엄하게 빵 팔고 있을 것 같은 기분.
오히려 궁서체로 쓰면 개그 같은 분위기라도 전해질텐데 명조체라서 개그도 아니고 진짜 엄격, 근엄, 진지함의 극치;;
입구에 깔아놓은 매트도 굉장히 눈에 띕니다...ㅋㅋ 홍보효과 하나만큼은 진짜 확실한 듯.
가게의 간판 메뉴는 소금빵 계열이라고 해요. 요새 소금빵이 여기 말고도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지요.
다만 그 뚱카롱... 같이 이 소금빵도 어째 한국으로 건너와 초콜릿이 들어가고 다른 재료가 들어가며 변형되는 느낌이지만.
뭐 근데 저는 이런 식으로 오리지널이 어레인지되어 새로운 장르의 디저트로 발전하는 걸 나쁘게 생각하진 않아요.
치즈 덩어리가 통째로 박혀 있는 치즈브레첼.
간판메뉴인 소금빵은 '소금초코빵' 단 한 개만 남아있어 얼른 낚아채 왔습니다.
휘낭시에는 만들어진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편. 전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세지 않아요.
쿠키라든가 퀸 아망, 크루아상, 치아바타 같은 빵도 있긴 합니다만, 제 눈에 들어온 빵은 따로 있었습니다.
쇼핑백은 재생용지로 만든 쇼핑백을 사용하는데, 인쇄가 따로 되어있진 않고 스티커 테이프로 상호명이 붙어있는 형태.
저 '이몸이 만든빵' 로고는 스티커로 무지 쇼핑백에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어쨌든 일단 간판메뉴라고 하는 '소금초코빵' 을 먼저 꺼내보았습니다. 가격이 3,6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인데...
문제는 꽤 크거든요(...) 매장에서도 처음 보고 이게 무슨 소금빵이야 싶었는데 웬만한 바게트빵 정도의 크기.
크기 문제상 그냥 들고 먹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이렇게 칼로 잘라서 먹으면 됩니다.
소금빵 표면이 바게트빵과 거의 동일해서 표면이 약간 딱딱한 편이에요. 잘 안 잘라질 수 있으니 조심조심 잘라야 합니다.
소금 결정이 붙어있는 짭짤한 바게트빵 속에 이렇게 초콜릿 소스가 들어있는 형태인데, 소금빵의 짭짤한 맛과
초콜릿 소스의 진한 달콤함이 단짠단짠하게 어우러지는 나쁘지 않은 빵이네요.
다만 그 명성에 비해 그렇게까지 맛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진 않아 그냥 한 번 먹어본 정도에 만족하려고 해요.
오히려 진짜 맛있게 먹었던 건 이 아래에 있는 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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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초코빵과 함께 구매한 '맘모스빵(5,000원)'
맘모스빵 포장지에도 '이몸이 만든빵' 이라는 근자감넘치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아 진짜 저 존재감 어쩔(...)
맘모스빵의 면적이 그리 큰 편은 아닌데, 이게 좀... 사진으로 보면 모르겠지만 실제 들었을 때 묵직함이 장난 아닙니다.
저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엌ㅋㅋ 이거 뭐지?!' 라고 놀랄 정도로 엄청 묵직해요.
그래서 이 빵 사서 주변 친구들에게 한 번 들어보라 했을때도 다들 들어보고 '헉' 하고 놀랐던...
빵 사이에는 딸기잼과 생크림, 그리고 단팥이 세 겹으로 샌드되어 있습니다.
보통 맘모스빵에 생크림 혹은 딸기잼 단독, 잘 해봐야 두 재료가 함께 샌드되어 있는 게 전부인 걸 생각해보면
세 종의 내용물이 들어있으니 볼륨감 하나는 꽤 좋은 편. 게다가 맘모스빵의 빵 부분도 다른 빵에 비해 꽤 두껍고요.
맘모스빵의 단면. 위에서부터 딸기잼, 생크림, 그리고 단팥이 샌드되어 있는 모습.
아니 내용물이 이렇게 들어있으니 무거울 수밖에 없지...ㅋㅋㅋ
일단 제가 빵에 단팥 들어가면 그 빵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이 상당히 후해지는 편이거든요. 근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여기서 파는 맘모스빵은 진짜 맛있습니다. 크림과 단팥을 아낌없이 그득그득 넣었고 위에 딸기잼짜리 한 겹을 더 발라내어
진짜 우유나 음료 없이 그냥 먹어도 퍽퍽하단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속 내용물의 조합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상큼한 잼의 단맛과 묵직하고 진한 단팥의 단맛이 크림과 함께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느낌도 만족스러워
정말 이상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빵을 잘 표현했어요. 여기 소금빵보다 이게 더 맛있으니 꼭 드셔보시길 바래요!
이상한 근자감 넘치는 이름으로 관심을 갖게 된 합정의 '이몸이 만든빵' - 확실히 그 근자감 가질 만 하다는 생각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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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몸이만든빵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 하차, 마포한강푸르지오 상가동 B114-2호
2022. 12.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