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근방에 위치한 '국수일가' 라는 가게의 만두전골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방문.
하남시에 위치한 가성비 좋은 만두전골 전문점 '만두집' 과 거의 비슷한 가격대에 꽤 괜찮게 먹을 수 있다는 칭찬을 들어
지난 가을에 한 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그간 포스팅이 많이 밀려 가을에 다녀온 걸 두 달이 지난 지금 풀게 되었네요.
매장 주방 쪽에 붙어있는 조은(...) 문구.
이거 하남시에 있는 만두집에도 같은 문구가 있는데 혹시 두 가게가 서로 연관이 있는 가겐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튼 여기는 실내가 좀 낡은 편. 꽤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해 온 가게 아닐까 싶습니다.
주력 메뉴는 만두와 국수류.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단품 국수류라든가 떡국, 떡만두국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고
사이드 만두 메뉴도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대표메뉴는 '버섯만두전골' 로 이건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한 메뉴.
그 밖에 술 마시러 온 손님들을 위한 골뱅이무침리아든가 짜글이, 부추전 같은 요리 메뉴도 있어요.
기본 식기 준비.
반찬으로는 꼬들단무지와 배추김치, 두 가지가 나오는데 엄청 많이 가져다주시네요(...) 우리가 다섯 명이라 그런가.
인당 하나씩 나오는 와사비 부은 만두랑 야채 찍어먹는 간장.
만두전골을 일부러 인원수 하나 모자라게 시킨 뒤 '비빔국수(7,000원)' 를 따로 주문해 보았습니다.
커다란 냉면그릇에 무생채, 콩나물, 오이, 그리고 상추를 잘게 채썬 비빔국수가 담겨 나왔는데, 양은 꽤 넉넉한 편.
안에 양념장이 들어있어 잘 비벼먹으면 됩니다. 뭔가 고명 떄문이지 비빔국수보단 쫄면같은 느낌도 드네요.
물론 면이 쫄면의 굵은 면이 아닌 일반 국수 소면이긴 하지만...
혼자 먹는 비빔국수가 아닌 여럿이 먹는 것이라 앞접시에 적당히 맛볼 정도로만 덜어서...
와, 여기 비빔국수 맛있어요. 그냥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맛이긴 합니다만 되게 새콤달콤하니 쭉쭉 들어가는 맛.
더운 여름에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정말 사라진 입맛 다시 되돌아올 것 같은 양념이 부담스럽지 않고 딱 먹기 좋았습니다.
여기에 이거 단품으로 와서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거 하나에 찐만두 곁들이면 최고의 조합이 될 것 같네요.
대표메뉴인 '버섯만두전골(1인 9,000원)' 도 도착했습니다.
버섯과 야채, 그리고 만두가 정말 수북하게 담겨 나왔고 그 위에 얇게 썬 쇠고기 고명도 듬뿍 얹어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음식 나온 거 보고 두 가지 느낀 게 있었는데, 하나는 '사진 찍기 좋게 생겼군' 이랑 다른 건 '어르신들 좋아하겠군' 이란 점.
칼국수 사리는 이렇게 별도의 그릇에 따로 담겨 나옵니다. 전골 다 먹고 넣어 먹으라는 뜻이겠지요.
밀가ㅂ루가 그대로 면에 붙어있는 되게 수타손칼국수처럼 생긴 사리.
육수가 냄비 안에 들어있어 그냥 끓이기 시작하면 숨이 죽으면서 전골이 끓기 시작합니다.
부글부글 잘 끓어오르고 고기까지 다 익었다 싶으면 국자 이용해서 각자 먹을 만큼 덜어먹으면 되지요.
하남시 만두집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들어간 고명이라든가 내용물은 이 쪽이 좀 더 푸짐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뭐 사실 그렇게 유의미할 정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이 집의 좋은 점이라면 김치만두와 고기만두가 함께 들어있어 두 가지를 다 맛볼 수 있다는 것.
적당히 앞접시에 야채, 고기와 함께 만두를 덜어 같이 즐기면 됩니다.
육수를 듬뿍 머금은 야채 맛있지요. 생식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먹으면 왠지 건강한 식사를 하는 듯한 느낌.
숙주나물 집어넣은 게 꽤 괜찮은 선택인 듯. 다른 재료들 해치지 않고 살짝 아삭아삭 씹히는 것이 좋습니다.
얇게 저민 쇠고기와 버섯의 조화도 뭐 말할 것 없고요. 샤브샤브 먹는 기분도 낼 수 있어 이것도 꽤 괜찮네요.
숟가락을 비집고 나올 정도로 큼직한 크기를 자랑하는 고기만두.
다진 야채와 돼지고기로 속을 꽉 채운 고기만두는 보이는 그대로의 아주 정직한 맛이라 달리 더 표현할 게 없습니다.
일본식 교자라든가 중국식 만두도 물론 훌륭하지만, 역시 이렇게 속 가득 집어넣은 한국식 왕만두 능가할 게 없는 듯.
씹는 내내 입안 가득 만족감에 행복해지는 느낌.
다진 김치를 넣어 칼칼함을 더한 김치만두는 진짜 한국이 변형하여 만들어낸 최고의 만두 아닐까 싶어요.
호불호가 조금 있다고도 합니다만 저는 김치만두도 아주 좋아하는 편입니다. 칼칼하면서 개운한 뒷맛이 정말 좋거든요.
건더기 어느 정도 건져먹은 뒤 칼국수 사리 넣으면서 만두도 한 번 추가했습니다.
전골에 넣어먹는 만두는 모자랄 경우 추가로 더 주문할 수 있습니다. 김치든 고기든 4개 5,000원만 내면 되더군요.
이번에는 진하게 우러난 육수국물에 끓인 칼국수로...
역시 전골 먹은 뒤엔 죽이라든가 칼국수 같은 것 넣어 마무리를 해야 식사를 제대로 마무리한 것 같다는 느낌.
마지막 칼국수까지 포만감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이야 뭐 그냥 딱 예상 가는 무난한 칼국수 맛이긴 하지만요...
동네 사람들에게 꽤 인기있는 밥집이라고 하는데, 저희 식사하는 동안에도 매장이 가득 찬 걸 보아 틀린 말이 아닌 듯.
여긴 진짜 여름, 가을보다는 지금같이 엄청 추운 한겨울에 제대로 진가를 발휘할 만한 식당이란 생각이 들어요.
한파가 정말 매섭게 몰아치고 있는 12월의 지금, 따끈한 만두전골과 함께 한파에 지친 몸을 녹여보시는 건 어떠실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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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일가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2번 출구 하차 후 골목 안으로 좌회전, 자연마트 앞에서 다시 좌회전
2022. 12.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