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양식에서 돈까스 먹고 지난 혼자 방문했을 때 미처 찾지 못한 궁금했던 카페 한 군데를 더 찾았습니다.
인천역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이동했는데요, 이번에 찾아갔던 카페는 꽤 구석진 언덕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가게에요.
딱 봐도 일반 주택밖에 없을 것 같은 이 언덕 꼭대기에 제가 가고자 하는 카페가 위치해 있습니다.
골목 끝자락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하얀 담에 파란색 새와 함께 작게 '아키라 커피' 라고 쓰인 글씨가 보입니다.
일본어 가타가나 문자로 써 있는 '아키라 커피(AKIRA COFFEE)'
어떤 분위기를 지닌 카페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곳.
출입문만 봐도 일반 카페가 아닌 오래 된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짓는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가정집들은 저런 식으로 대문을 안 만들지요.
언덕 올라오는 계단에 작게 하얀 돌로 '아키라' 라는 글씨를 시멘트 바닥에 새겨넣은 모습이 눈에 띄는군요.
대문을 열고 들어와 마당에서 바라본 카페 전경.
카페 마당에는 개도 한 마리 키우고 있었습니다만 저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던... 춥긴 추웠겠지...
마당에도 테이블과 의자가 일부 마련되어 있어 봄이나 여름엔 밖으로 나와 음료 마시는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거나 혹은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계절엔 오히려 실내보다 밖에서 마시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어요.
주택 본관에 음료 주문하는 매대와 화장실이 있습니다. 구조가 정말 평범한 옛날 가정집을 보는 듯한 느낌.
앉아서 마시고 갈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공간들은 사진과 같이 전부 방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문은 떼여져 있지만요.
음료 주문 매대와 주방은 구조상 아마 예전 가정집이던 시절에도 주방으로 사용했던 곳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방문했던 날이 작년 크리스마스 이전 12월 초라 매장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전시, 진열되고 있었습니다.
아키라 커피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머그잔이라든가 유리컵, 그리고 텀블러 등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 파란 로고, 모양은 당연 다르지마는 '파랑새' 라는 점에서 자꾸 트위터 생각나게 되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창문이 꽤 큰 편이라 햇빛이 매장 안쪽으로 잘 들어옵니다. 카페 본관은 남향으로 지어져 채광이 아주 좋은 편.
아키라 커피의 메뉴판.
매장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로는 '아키라 화이트', 그리고 '아키라 그린' 이라는 라떼 메뉴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기왕 여기에 왔으면 대표메뉴를 먹어봐야겠다고 생각, 녹차를 활용한 '아키라 그린' 을 선택했는데요,
리스트레토 샷과 아키라 블렌딩 우유, 그리고 바닐라빈과 보성 말차를 이용하여 만든 매장 고유의 특화 메뉴라 하는군요.
작게나마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빵류도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크루아상, 그리고 에그타르트가 전부긴 하지만...
이 정도 아담한(?) 규모라면 아마 크루아상과 에그타르트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긴 해요.
음료 주문 후 받은 진동벨.
본관 바로 오른편에 별채가 있어 이 곳으로 들어가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또다른 공간이 나옵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장지문, 그리고 커튼이 쳐 있는 왼쪽 쪽문도 또다른 방으로 들어가는 통로입니다.
옛날 가옥에 하나쯤 있었을 법한 평상. 비 많이 오는 여름에 여기 앉아있으면 꽤 분위기 좋을 듯한 느낌.
다다미방으로 만들어진 실내.
방석과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고 2팀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서로 다른 일행이 와서 앉으면
조금 뻘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여기는 진짜 여럿이 와서 방 하나 전세내서 놀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어요.
'카페 모카(6,000원)' 와 매장의 시그니처 음료, '아키라 그린(6,000원)'
말차라떼 위에 리스트레토 샷을 부어 마무리한 음료로 차가운 음료 한 가지로만 제공된다고 합니다.
얼음의 양은 다행히 그리 많지 않은 편. 진한 리스트레토 샷의 커피맛과 부드럽고 쌉싸름하게 녹아드는 말차의 조합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편. 아샷추라고 아이스티에 샷 추가 아닌 말차에 샷 추가하는 것도 꽤 괜찮습니다.
사람 방문이 적은 평일 낮이라 더 여유있었던 오후의 아키라 커피.
독립된 공간에서 이야기나눌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만난 분이 굉장히 오래간만에 뵌 분이라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 들으며
이 날 진짜 요 근래 사람 만나 대화나눈 것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매장 밖으로 나와 바라본 인천역 차이나타운이 있는 북성동 풍경.
차이나타운 관광지 이외의 이 곳은 그냥 주택 몇 곳이 모여 있는 평범한 도시 외곽의 한산함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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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나오는 길 오래간만에 사 먹은 십리향의 '돼지고기 화덕만두, 옹기병(2,500원)'
돼지고기 가득 들어있는 건 여전했지만 회전율 높은 주말이 아닌 평일에 미리 만들어놓은 걸 먹어 좀 식었던 게 아쉽던...
원래 옹기병은 화덕에서 갓 꺼내 손으로 집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상태로 먹는 게 제맛이었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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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라커피 본점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 수인분당 인천역 하차, 차이나타운 올라가는 길 나들가게 끼고 좌회전
2023. 1.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