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투어, 세 번째 가게는 제 블로그를 통해 몇 번 소개된 적 있었던 '구구만다복' 이라는 곳입니다.
이 곳은 타이완 전통 과자인 펑리수, 그리고 누가크래커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대만제과' 컨셉의 제과점 및 카페로
매장 안에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가 여러 개 달려있는 등 여러가지로 친 대만적인 분위기의 가게이기도 합니다.
'구구만다복(九九萬多福)' 의 간판.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이 건물은 아마 예전에 중화요리 전문점 아니었을까 싶어요. 건물 분위기가 카페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중화요리 전문점, 그러니까 일반 식당 분위기고 인테리어를 크게 고치지 않고 카페, 빵집으로 재활용하는 느낌.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과류는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대표 메뉴는 단연 누가크래커와 펑리수, 그리고 월병.
그리고 타이완의 건강차라고 하는 '동아차' 를 판다고 크게 손글씨로 써 붙여놓았는데 이게 궁금해 들어가 보았습니다.
월병과 누가크래커, 그리고 펑리수가 진열되어 있는 빵, 과자 진열 매대.
매대 위에 만국기처럼 타이완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가 여럿 걸려있는 모습.
대림동, 가리봉동의 중국인 거리와 달리 이 곳은 과거 개항 시절 화교들이 뿌리를 내린 지역이라 타이완 색채가 더 강한 편.
그래서 타이완의 국경절인 10월 10일에는 거리 곳곳에 청천백일만지홍기가 걸려있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월병과 펑리수의 가격은 대략 2,000원 선 안팎에 조성되어 있어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 집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쿠와즈라든가 쿠키, 머랭, 브라우니 등 일반 제과점에서 맛볼 수 있는 빵들도 꽤 다양하게 있는 편이에요.
다만 아무래도 월병과 펑리수가 메인인 곳이라 이 두 종류의 과자가 전체 매대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계산 카운터 및 음료 주문 매대. 카페도 겸하고 있는 곳이라 여기서 음료도 함께 주문할 수 있습니다.
1층에는 앉아서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지만 2층으로 올라가면 좀 더 넓은 카페 공간이 있어요.
카운터 옆 냉장고 진열대 위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품이 조금 인상적이라 음료 나오기 기다리면서 한 컷.
뭔가 나도 나중에 개인 가게같은 거 열면 이런 거 진열품으로 놓고 싶은데 너무 아저씨 감성인가 싶기도 하고...
'동아차' 라는 음료가 뭔지 궁금해서 한 번 시켜보았습니다.
사탕수수 원액이 들어간 타이완의 건강차로 이뇨작용과 피부미용, 해독, 종기, 거담(이게 뭐지...?)에 좋다고 하는군요.
가격은 뜨거운 건 3,000원, 그리고 찬 음료로 주문하면 3,500원. 매장에서 마시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음료를 받은 뒤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2층에도 음료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지만, 평일 낮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 그런지 조명을 거의 꺼놓은 상태.
거의 대부분 자연 채광만으로 실내 밝기를 유지하고 있는데 사람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제대로 켜놓지 않을까 싶군요.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매장 정중앙에 있기도 하고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카페보단 중화요릿집 느낌이 강합니다.
야외 발코니에도 이렇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이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땐 아직 가을이라 밖에 앉아서 음료 마시는 게 가능했거든요. 물론 지금같은 겨울엔 조금 힘들겠지만...
유리창 없이 완전히 뚫려 있는 발코니는 허리 높이 정도의 난간만 있어 어린아이들 데리고 올 땐 조금 조심해야 할 듯.
이 날은 날씨가 워낙 맑기도 했고 온도도 가을치고 높았던 편이라 굉장히 쾌적한 분위기에서 앉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발코니에서 창 밖으로 바라본 풍경.
이 카페 발코니에선 자유공원으로 올라가는 인천 차이나타운 최대 사진 명소인 '황제의 계단' 을 정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최적의 풍경을 갖춘 발코니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따뜻한 동아차(3,000원)', 그리고 함께 주문한 '단팥 펑리수(1,500원)'
조그마한 나무 쟁반에 함께 담겨 제공되었는데 진짜 1인 음료 및 다과로 딱 어울리는 크기라 꽤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괜히 창틀 위에 올려놓고 나름 분위기있는 연출샷도 한 번~
'동아차' 의 정체가 뭔지 궁금했는데, 향을 맡아보니 꽤 익숙한 향이 나는 거에요.
혹시 이거 그건가...? 라는 생각이 뇌리에 스치던데 한 모금 마셔보고 바로 아...ㅋㅋㅋㅋㅋㅋ 이거 동과차(冬瓜茶)에요!
그 타이완 여행 중 정말 많이 마셨던 '겨울 수박(Winter Melon)' 이라는 뜻을 가진 동과로 만든 음료입니다.
향기로우면서도 약간, 아주 약간 수정과 같은 느낌이 드는 농후한 단맛과 산뜻함이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맛.
이 맛을 타이완이 아닌 한국에서 거의 동일하게 다시 만나보게 되다니 반갑네요. 물론 가격은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함께 구매한 '단팥 펑리수'
보통 펑리수 하면 파인애플 과육이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데 파인애플 대신 단팥을 넣은 게 궁금해서 한 번 구매.
워낙 제가 단팥을 좋아하는 것도 당연히 있고요.
네모난 모양의 외관은 타이완의 대표적인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 와 완전히 동일하게 생겼습니다.
표면에 살짝 검은깨를 뿌려 구워내었군요.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인에 혼자 하나 집어먹기 딱 좋은 크기입니다.
잘 부스러지는 부드러운 케이크 속에는 곱게 갈은 단팥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파인애플 특유의 새콤달콤하고 쫀득한 식감은 없지만, 곱게 갈은 달콤한 단팥의 조화도 매우 훌륭한 편.
이걸 펑리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좀 있긴 했지만 뭐 어때요, 맛만 괜찮다면 전혀 상관없습니다.
다만 동과차 자체가 단맛이 강한 음료라 함께 먹으면 좀 물릴 수 있어 달지 않은 커피나 차 음료와 함께하는 걸 추천합니다.
사람 많이 몰리는 북적북적한 주말이 아닌 한산한 평일 낮에 와서 즐기는 느긋한 인천 차이나타운에서의 하루.
이렇게 와서 느긋한 시간 보내며 노곤노곤하게 쉬어가는 게 참 좋네요. 비록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더없이 소중한 시간.
'카페 차' 에서 커피를 한 번 마셨긴 합니다만, 여기서도 음료 한 번 더...
음료를 두 번이나 중복으로 마시긴 했습니다만 누구랑 같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혼자 다니는 거니 크게 상관없습니다.
다음에는 어느 가게를 발굴하기 위해 이동을 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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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구구만다복에서 사 온 '타이완 단팥 파이 만쥬', 그리고 그 맞은편 원보병가에서 사 온 '단팥 월병'
둘 다 가격은 2,000원.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속이 굉장히 밀도 높은 단팥으로 가득 차 있어 두 개를 함께 먹으니
거의 식사 대용이라 해도 될 정도로 상당히 높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짜 단팥 좋아하는 분들은 꼭 드셔보시길!
특히 단팥 파이 만쥬는 겹겹이 페스츄리 사이에 단팥이 가득 들어있어 다른 데서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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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만다복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인분당선 인천역 하차, 북성동 원조 자장면거리 내 황제의 계단 맞은편
2023. 1. 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