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신내에 위치한 'YM커피' 라는 곳에 가서 꽤 수준급의 핸드 드립 커피를 마시고 온 좋은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매장이 연신내의 핸드드립 전문점과 별개로 에스프레소 룸이라는 컨셉의 또 다른 매장이 있다고 들었어요.
진관동, 지하철역으로 따지면 3호선 구파발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이 곳은 'YM커피 에스프레소 룸' 이라는 곳으로
연신내 매장이 핸드드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이 곳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중점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라고 합니다.
(연신내 YM커피 하우스 : https://ryunan9903.tistory.com/1906)
여기가 매장 출입구.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든 연신내 지점도 입구 분위기가 참 묘한데 여기는 얼핏 보면 출입구 알아보기 더 힘듭니다(...)
연신내 매장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여긴 위에 아파트가 있는 주상복합 상가건물 1층에 있다는 점.
사전에 이 가게의 정보에 대해 약간 찾아봤던지라 좀 독립적인 건물일 거라 생각했는데 상가 1층은 전혀 예상치 못한;;
'YM ESPRESSO ROOM' 이라는 로고와 문구가 새겨진 작은 목재 입간판이 제대로 찾아왔음을 알게 해 줍니다.
출입문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홀이 나오는 건 아니고 복도가 있는데, 왼편이 매장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입니다.
복도에 각종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방문했을 때가 크리스마스 전이었는데 매장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군요.
안쪽에서 바라본 밖으로 나가는 출입구.
이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YM커피 에스프레소 룸의 공간이 나옵니다.
이 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만큼은 연신내점 못지 않네요. 뭔가 열고 들어가면 전혀 색다른 공간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약간 어둑어둑한 조명과 함께 옛날 가정집에 하나쯤 있었을 법한 피아노.
방문했을 당시가 크리스마스 전이라 양탄자 깔린 바닥에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창가 쪽에서 햇빛이 정면으로 들어오니 이런 그림자도 연출되는군요.
같은 구도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햇빛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게 신기해서 한 컷 찍었지요.
YM커피 에스프레소 룸의 매장 컨셉은 '성당'
실제 성당에서 사용하는 긴 의자를 커피 마시는 테이블 및 의자로 활용하고 있어 예배당에 온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도 보통 카페에서 들을 수 있는 재즈 계열의 음악이 아닌 성가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 특징.
분위기 엄청 경건하면서 엄숙해요. 막 중압감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까진 아니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 에스프레소 머신이 설치되어 있어 저 앞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줍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모양이 자세히 보니 핸드드립인지 그게 아니면 콜드브루인지 모르겠지만 커피 내리는 모양이네요.
원래 성당이었다면 저 위치에 십자가가 하나 달려 있어야 될 터인데, 여긴 성당이 아닌 커피 마시는 곳입니다ㅋㅋ
실내의 조명은 최소한으로 켜 놓긴 했지만 자연 채광 때문에 밖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꽤 밝은 편입니다.
밤에 오면 어떤 분위기일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안쪽의 또 다른 공간.
글씨 되게 잘 썼네요.
YM커피의 메뉴판. 이 곳도 YM커피의 독창적인 시그니처인 '홈', 그리고 시즈널 블렌드인 '룸' 원두를 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핸드 드립 커피로 마실 수 있는 연신내점과 달리 여기는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라떼와 플랫화이트 선택이 가능.
시그니처 블렌드 '홈' 은 에스프레소 샷이 4,500원, 그리고 시즈널 블렌드 '룸' 의 에스프레소 샷은 6,000원입니다.
판매중인 잡지, 그리고 YM커피 오리지널 텀블러.
연신내에서 봤던 상품 일부를 이 매장에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음료를 주문한 뒤 성당 의자가 있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았어요. 제 자리 옆에 작은 스탠드가 놓여있군요.
예전에 마셨던 두 종류의 원두 중, 시즈널 원두인 '룸' 이 압도적으로 제 입맛에 더 잘 맞았기 때문에 이 쪽을 선택.
물론 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룸 쪽의 원두가 더 개성적인 맛이 강해 인상에 오래 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간 게 아니라 같이 방문한 일행이 있는데, 카푸치노를 주문. 상당히 개성적인 로제타를 그려 주더군요.
모양이 균일한 건 아니지만 굉장히 인상깊게 생겨서 분위기가 정말 잘 살아납니다. 이렇게 그리는 것도 진짜 재주임;;
성당 의자가 좀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가 뭐 펼쳐놓고 먹는 밥집도 아니니...ㅋㅋ
오히려 성가 나오는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커피를 음미하며 마시는 느낌이 되게 괜찮았아요.
같은 커피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연신내에서 느껴지는 동네 마실 심야식당 같은 분위기,
그리고 여기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서로 확연하게 다른 개성이 느껴져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시즈널 블렌드 원두로 추출한 '룸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의 경우 찬물 한 잔이 함께 묶여 제공되는 것 같더군요. 금박 문양의 에스프레소 잔도 고급스러운 느낌.
고운 크레마가 그대로 살아있는 에스프레소 샷.
에스프레소에 넣어 마실 수 있는 황색 각설탕 한 조각이 잔받침, 티스푼 위에 담겨 나왔습니다.
원래 에스프레소는 뭐...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좋지만, 설탕 넣어 마셔야 훨씬 맛있고 풍미를 깊게 즐길 수 있는 듯.
저 솔직히 말하면 에스프레소 샷 그냥은 안 마셔요(...) 무조건 설탕 넣어 마셔야 함;;
설탕을 살살 녹여서~
새콤한 파이와 체리, 그리고 뒷맛에 은은하게 남는 달콤한 여운이 느껴지는 마무리까지...! 기분 좋은 에스프레소입니다.
진짜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설탕 넣어 달콤하고 진하게 마시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게 싫어질 정도라니까요;;
아주 조금씩이나마 이탈리아 사람들이 왜 아메리카노에 질색하는지 마셔보면 이해가 되는 느낌.
일부러 '룸' 을 선택할 가치가 충분히 있을 정도로 아주 기분 좋게 잘 마셨습니다.
연신내와는 또다른 방향으로 아늑한 만족감을 주었던 구파발, 진관동의 'YM커피 에스프레소 룸'
정말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경건하면서 조금 독특한 분위기에서 즐기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둘 다 저에겐 좋았습니다만 저는 이 쪽, 구파발 에스프레소 룸에서의 경험이 훨씬 오래, 그리고 좋은 쪽으로 남게 될 듯.
PS : 이 날 기분이 좋아서 구파발역 롯데몰에서 신발도 하나 쇼핑하고 갔어요.
되게 괜찮은 브랜드의 마음에 드는 신발 하나가 꽤 저렴하게 팔고 있길래 말이지요. 지금은 매우 잘 신고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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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M 에스프레소 룸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출구에서 투썸플레이스 끼고 우회전 래미안 909동상가 1층
https://www.ymcoffeeproject.com
2023. 1.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