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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돈까스

2020.4.13. 장수 왕 족발 분식(건대-화양동) / 개성넘치는 강렬한 소스맛과 엄청난 양, 오랜 전통의 건대 왕돈까스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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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블로그를 하던 당시에도 한 번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곳이기도 한데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진 않은' 가게를 하나 갖고 있습니다.

추천해주기 싫은 이유는 나만 알고 있어야 하는 비밀의 가게라거나,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사람이 몰리는 게

싫어서라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라 그냥 단순하게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갈려서 도저히 추천해줄 수 없기' 때문인데요,

예전 갓 대학생이 되었던 시절 알게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건대를 지키고 있는 '장수분식' 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왕돈까스를 주문하면 엄청 두꺼운 대왕돈까스와 함께 밥, 거기에 국수까지 나오는 깡패급의 양을 자랑하는 곳인데요,

'장수 왕 족발' 이라는 상호명이 있지만 가게에서 족발은 판매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왕돈까스의 가격은 단돈 5,000원.

처음 와서 먹었던 시절엔 3,500원이었는데, 그 때부터 거진 16~17년이 지났으니 가격은 정말 많이 억제된 셈.

돈까스 이외에도 5,000원 미만의 식사 메뉴들이 있어 가격은 정말 저렴합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선불 시스템, 거기에 모든 것을 다 셀프로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합니다만

이 가격을 생각하면 전부 용납이 됩니다. 다 먹고 난 뒤 그릇 반납도 직접 해야 하고요.

 

 

오랜 시간 사랑받는 장수분식의 대표메뉴, 왕돈까스(5,000원) 세트.

큼직한 돈까스가 담긴 메인 접시와 함께 밥, 잔치국수, 그리고 반찬으로는 김치 한 덩어리가 제공됩니다. 전부 합쳐 5,000원!

 

 

김치를 한 입 크기로 썰지 않고 큼직한 한 줄기를 내어주는 건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

주방에 비치되어 있는 가위를 가져와서 직접 잘라먹거나 혹은 젓가락으로 적당히 찢어먹으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겉절이에 가까운 덜 익은 김치.

 

 

밥은 넓은 접시에 얇게 펴서 경양식집의 밥처럼 나오는데요, 추가시 추가 요금 1,000원이 있습니다.

다만 기본 돈까스의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밥을 굳이 더 추가할 필요는 없을 듯.

 

 

초창기에는 손칼국수가 나왔지만, 꽤 오래 전부터 손칼국수 대신 잔치국수로 바뀌었습니다.

국물 대용, 혹은 일식 돈까스집의 미니우동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텐데, 소면이 꽤 많이 들어있고

국물 맛도 무난하게 잘 만든 잔치국수 맛이라 익숙한 것이 특징.

 

 

간판메뉴 왕돈까스(5,000원)는 양이... 정말 많습니다.

일반적인 경양식집 왕돈까스마냥 고기를 얇게 펴서 튀긴게 아닌 좀 무식할(?) 정도로 두껍게 튀겨낸 것이 특징.

사진만 봐도 그 양이 어느정도인지 충분히 가늠이 갈 거라 생각합니다. 돈까스가 접시 위로 볼록 튀어나온 것까지요.

 

 

사이드로는 단무지 약간과 함께 채썬 양배추, 그리고 마요네즈에 무친 마카로니가 함께 담겨나옵니다.

돈까스 사이드로 마카로니 무친 거 주는 집은 좋은 집이에요.

 

 

기본적으로 고기도 엄청 두꺼운데 튀김옷까지 두꺼우니 다른 일반적인 양식 돈까스집의 2배는 됨직한 두께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직접 만든 소스를 거의 담갔다 꺼내는 수준으로 엄청 많이 뿌려주는데, 이 소스가 취향이 심하게 갈립니다.

살짝 새콤하면서 아주 농후한 단맛이 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은 기겁을 할 정도로 싫어하는 소스에요.

누가 봐도 절대로 고급스런 소스의 맛이라 할 순 없는데, 문제는 이걸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저라든가(...)

 

 

여튼 입안이 단맛으로 찐득하게 코팅되는 느낌이 들 정도의 이 진한 소스가 가끔 한 번씩 간절히 생각나는지라

한 번 '아, 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 이 곳을 찾아오면 정말 만족하게 됩니다.

맛있어서 좋아 - 라기보다는 아, 그래 이 소스... 이 찐득하고 농후하게 단 맛이 먹고 싶었어... 라고 느껴지는 배덕의 맛, 그리고 만족감.

 

참고로 소스는 위에 뿌리지 말고 따로 달라고 하면 따로 주긴 하는데

별도의 그릇에 소스를 따로 담아주는 게 아니라 튀김 위로 소스를 바로 붓는게 아닌 살짝 비껴나가게 해서 부어주니 참고하세요.

 

 

엄청 호불호가 갈리는 소스 때문에 차마 다른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꼭 먹어보라고 추천을 해 주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오셔서 저렴한 가격에 배 터지게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아주 예전에 이 곳을 몇 번 와본 적 있던 -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지금은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오셔서 먹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의미든 아니든 간에 옛날에 먹던 그 소스와 튀김 맛,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되게 기분좋게 먹고 나왔습니다. 아, 다음에 또 먹고싶어질 때 퇴근하고 혼자 와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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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의 한 수입과자 파는 곳에서 박스에 들은 제주도 초콜릿 세트를 1,000원씩 떨이 판매를 하길래 솔깃.

정가 3,000원 상당의 제주도 초콜릿 5종을 한 박스 1,000원에 판다고 하네요.

 

 

와, 한번 사 볼까... 하다가 중량을 보고 잠깐 멈칫.

아무리 그래도 박스 크기가 이렇게 큰데 중량 40g은 좀 심하네요. 40g이면 오리온 초코파이 한 개 크기잖아요...;;

그냥 작은 포장으로 담겨 있는거면 모르겠는데, 이렇게 큰 박스임에도 불구하고 중량이 저 모양인 것에 조금 짜게 식어

호기심이 들어 사려 했던 걸 포기. 상상 초월의 과대포장 제품일 것 같아 결국 다시 내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건대 맛의거리 근방도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어려운 시기, 임대료를 인하하며 같이 상생하자는 건물주에 대한 감사 현수막이 걸려 있군요.

다들 서로 고통을 조금씩 분담하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 . . .

 

 

※ 장수분식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2,3번출구 하차, 어린이대공원 방향으로 쭉 직진 후 골목 안쪽에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71128405

 

2020. 4.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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