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이완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지요. 뭐 여행기에 대해서는 차차 쓸 예정이고...
여행에서 사 온 식품 중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식품' 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라면이 바로 그 해외에서 굳이 구매한
'한국 식품' 입니다. 거기다가 이건 우리나라의 대표라면 '신라면' 이고요(...)
오늘 소개할 상품은 타이완의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신라면 김치(Shin Ramyun Kimchi)' 로 가격은 35NT$ 입니다.
현재 타이완 달러 환율이 42.7원 정도라 대한민국 원화 기준으로 약 1,500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직수입한 제품이라고 라벨 왼쪽 아래 작게 인쇄되어 있네요. '메이드 인 코리아' 문구와 함께 말이지요.
농심에서 제조하여 타이완에 수출하는 수출 전용 라면으로 한국에는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는 제품입니다.
다만 한때 한국에서도 '신라면 김치' 라는 라면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이건 그와 별개의 제품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쨌든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다른 것 없습니다. '궁금해서'
해외에서 판매하는 신라면이 한국 신라면과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지만 실제 확인해 본 적이 전혀 없었고
특히 이건 한국에선 판매하지 않는 맛이라 더더욱 궁금한 것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굳이 한국 식품을 사 갖고 왔습니다...;;
제품 포장 후면에 인쇄되어 있는 원재료 및 함량, 그리고 영양성분표 등의 정보입니다.
타이완에서 사용하는 중국어로 인쇄되어 있는데 언어가 되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예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 한글 표시사항 없이 현지 언어로 전부 인쇄되어 있는 게 특징.
봉지 안에는 둥근 면과 함께 분말스프, 그리고 건조 후레이크 파우치 두 가지가 들어있습니다.
파우치의 경우 한자 대신 영어로 인쇄되어 있는데 그냥 추측이지만 타이완 말고 다른 나라에도 이와 동일한 제품이
똑같이 수출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그래서 봉지는 다르지만 파우치는 동일한 걸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건조 후레이크 파우치 안에는 건조김치와 함께 건조파, 당근 등의 건더기가 들어있습니다.
건더기 크기는 꽤 큼직한 편이긴 한데 뭔가 우리나라 신라면의 건더기와는 조금 차이가 크다는 인상이 드는군요.
흔히 해외 신라면이 한국보다 건더기가 더 충실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제품의 경우 딱히 큰 차이는 없어보였습니다.
물이 끓으면 면과 분말스프, 건조 후레이크를 넣고 약 4분 정도 더 끓여줍니다.
다 끓은 면은 그릇에 옮겨담은 뒤 먹으면 됩니다. 저야 국물맛을 보기 위해 아무것도 안 넣었습니다만
취향에 따라 이런저런 재료를 추가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근데 국물이 확실히 한국 신라면보다 훨씬 덜 빨갛네요.
빨간 국물의 라면이라기보다는 약간 주황색에 좀 더 가까운 느낌. 우리 기준으로 전혀 매운라면 같지 않아보입니다.
약간 뭐랄까... 김치찌개라든가 김치국 같은 국물 색이에요. 너무 빨갛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해외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한국 신라면보다 덜 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네요.
물론 똑같은 오리지널 신라면을 먹은 게 아니라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그걸 감안하고 평가하더라도
확실히 안 매운 라면입니다. 정확힌 평범한 한국 사람 기준으로 '별로 맵지 않은 라면' 이요.
그다지 맵지 않은 김치국물 베이스의 라면에 쇠고기 국물의 진하고 얼큰함이 약해진 대신 김치찌개 또는 김치국 특유의
새콤한 맛이 꽤 강하게 느껴지는 제품. 아예 국물 베이스가 달라요. 쇠고기 국물이라기보다는 김치국물 같은 느낌.
이 특유의 새콤함이 은근히 매력적인지라 김치찌개 먹는 느낌으로 먹으면 좋은데 기존 신라면의 얼큰한 매운맛 생각하면
100% 성에 안 찰수도 있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아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꽤 재미있는 맛이었고 '신김치 넣고 끓인 김치찌개' 라는 느낌에서 한국적인 맛을 다르게 잘 살렸으니만큼
제품 자체는 나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해외 사람들에게 한국의 맛이라 알리기에도 부족함은 없어 보였고요.
2023. 2.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