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타이완 여행에서 호기심으로 사 온 한국 라면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서 생산한 '해외수출용 라면'
팔도의 '화라면' 이라는 제품인데, 영어로는 HWA RAMYUN, 이름의 어원은 한자 '불 화(火)' 자입니다.
이름 그대로 '매운 라면' 의 컨셉으로 나온 제품인데, 한국 내수용으로 이런 봉지 디자인이면 일단 엄청 매운 라면이거든요,
과연 해외 수출로 나가는 라면은 얼마나 매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타이완 마트 기준으로 30NT$(약 1,280원)입니다. 타이완에서도 해외 수입 라면은 가격이 좀 비싼 편이더라고요.
후면에는 영어, 그리고 한자 두 가지 언어로 제품 조리 방법 및 영양성분표, 원재료 및 함량 등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오른쪽을 잘 보면 '대만, 홍콩용' 이라는 한글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타이완, 홍콩에 수출되는 제품인 듯.
봉지 안에는 네모난 면과 함께 분말스프, 그리고 건조야채 후레이크 두 종의 스프 파우치가 들어있습니다.
화라면 건조야채 후레이크 스프 파우치를 잘 보면 '미주용' 이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데
타이완, 홍콩 이외에도 미 대륙으로도 수출되는 제품으로 추정됩니다. 아마 이 스프 포장은 공용으로 사용하겠지요.
건조 야채 후레이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이게 지난번 신라면 김치 때도 그렇고 공통적인 특징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내수 라면의 건조야채에 비해 야채 색이 좀 거무튀튀한 편이에요. 보존상태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그냥 해외 수출로 나가는 라면의 건조야채 제조 방식이 달라 그런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시들시들하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썩었다고 느낄 수도 있을텐데 전혀 그런 건 아니니 걱정은 않으셔도 되고요.
끓는 물에 면과 분말스프, 야채 후레이크를 넣고 약 4분 정도를 더 끓이면 됩니다.
이번에는 집에 남아도는 만두가 몇 개 있어 함께 넣고 끓였어요. 뭐 만두 좀 넣는다고 맛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을테니..
앞서 신라면과 마찬가지로 어째 매운 라면이라 하지만 국물 색이 그리 진한 붉은빛을 띠진 않는 것 같습니다.
다 끓인 라면은 그릇에 옮겨담은 뒤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그래도 그릇에 옮겨담고 보니 국물이 좀 빨갛네요.
외국인들 기준이라면 상당히 매운 국물처럼 느껴질테지만 한국 사람 기준으로는 그냥 평범한 라면의 색.
국물이 얼마나 매울지 조금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맛을 봤는데 그... 일단 전에 소개한 신라면 김치보다는 매워요.
그런데 어디까지나 거기에 비해 좀 더 맵다뿐이지 진라면 매운맛, 혹은 한국 신라면 오리지널보다 덜 맵습니다.
그냥 매운 걸 아주 못 먹지 않는 평범한 한국 사람이라면 '어 그냥 무난한 한국라면 정도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다만 이 매운 정도가 한국사람 기준으로 그냥 평범하다는 거지 외국인들 기준은 또 다를 수 있어 함부로 단언은 못할 듯...
그와 별개로 뭐랄까... 이게 진짜 해외생활 하면서 매운 한국 라면 국물이 그리워서 찾아먹는 거라면 모를까
매일 한국 라면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하는 우리나라 사람 기준으로는 진짜 감흥없는 맛이네요. 솔직히 말해 좀 맵다 빼고
뭔가 '이거다' 하는 특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맛이라 먹는 내내 진짜 영혼없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기 해외여행, 혹은 거주 중 한국 얼큰한 라면이 너무 그리워서 사 먹는거라면 모를까 굳이 호기심에 사 와서
한국에서 먹을 만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딱히 안 팔고 수출로만 나가는 건 다 이유가 있었군요;;
2023. 2. 2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