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이(태국)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서 두 봉지의 타이 현지 라면을 선물받았습니다.
현지 언어를 읽을 줄 몰라 제품명은 구글링을 통해 어찌어찌 겨우 찾게 되었는데요,
왼쪽의 붉은 포장지의 라면은 '얌얌 숫댓' 이라는 이름의 타이 전통 요리인 똠양꿍맛을 재현한 국물라면,
그리고 오른쪽 진파랑색 포장지의 라면은 '스터 프라이드 커리 씨크랩' 이라는 이름의 커리맛 볶음라면이라고 합니다.
둘 다 일본 기업인 '아지노모토', 그리고 '닛신' 로고가 있는 걸 보아 타이 현지의 일본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인 듯 해요.
가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타이에 여행을 갈 일이 있으면 직접 확인할 수 있겠지요.
첫 번째 제품은 똠양꿍맛 라면인 '얌얌 숫댓' 으로 제조사는 일본 아지노모토 사.
아지노모토 로고를 제외한 모든 언어가 태국 언어로 적혀 있어 읽기가 좀 어렵습니다(...) 4분 조리라는 것 하나만 알겠네요.
제품 후면에 인쇄되어 있는 제품에 대한 정보 및 조리방법, 그리고 영양성분표 등.
언어만 다를 뿐 이런 정보가 인쇄되어 있는 건 세계 어느 나라의 제품이나 다 동일한 것 같네요.
언어를 읽지 못하지만 조리 방법은 그림으로도 함께 표시되어 있어 그림을 보고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조리하는 방식이 맞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그림에 보인 순서대로 한 번 따라가보도록 할께요.
봉지 안에는 면과 함께 별첨 스프 파우치 두 개가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분말스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고추기름 같은 느낌의 액상 양념 소스에요.
면의 크기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봉지라면의 약 6~70%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될 듯.
많이는 아니지만 제가 접해 본 대부분의 동남아 봉지라면의 양이 대충 이 정도 되더군요. 식사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양.
일단 끓는 물에 면을 넣고 면이 다 익을 때까지 좀 더 끓입니다.
면이 다 익으면 그릇에 끓인 물과 함께 면을 옮겨담습니다.
물의 양이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대략적으로 우리나라 라면 끓일 때 면 대비 물의 양 비율에 얼추 맞췄어요.
옮겨담은 그릇에 분말스프, 그리고 액상 양념 스프를 부은 뒤 국물과 면이 잘 녹아들며 섞이게끔 저어줍니다.
분말스프가 덩어리진 것 없이 잘 녹아들면 바로 먹으면 됩니다.
별도의 건조 건더기가 없이 그냥 국물만 있는거라 좀 허전해보이긴 한데, 취향에 따라 고명을 따로 추가하면 좋을 듯.
국물의 색은 한국 라면의 그것과 얼추 비슷해 보이는군요. 차이점이라면 이 쪽이 좀 더 기름지다는 정도?
똠양꿍 라면이라는 이름값을 하듯 보기엔 되게 얼큰해 보이지만 사실 신맛이 상당히 강한 국물입니다.
국물에서 똠양꿍 특유의 신맛이 훅 하고 강렬하게 올라오는데, 이 신게 식초 계열의 '시큼함' 이 아닌 레몬 '새콤' 계열.
새콤한 맛이 입 안에 퍼져가면서 그 뒤에 매운맛이 올라오는데요, 이 매운맛이 방심했다간 크게 당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강한 편. 막 틈새라면급으로 강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방심하고 먹었다 입 안이 얼얼해진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남아 라면의 특징이 면이 아무래도 한국 라면에 비해 꼬들꼬들함이 적고 탄력이 약하다는 게 있는데
이건 좀 달랐어요. 면발이 생각보다 굵었고 또 꼬들꼬들한 식감이 한국 라면과 꽤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첫맛은 레몬의 새콤하면서 상큼한 맛, 그리고 뒷맛은 얼얼하게 매운 맛. 이 두 가지가 조화된 라면이라고 보면 되고
똠양꿍을 좋아하거나 똠양꿍이라는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만, 그걸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좀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호불호는 확실히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 제품은 컵라면으로 유명한 '닛신' 사에서 생산하는 '스터 프라이드 커리 씨크랩' 이라는 볶음라면입니다.
'타이 시그니처' 라는 글씨가 있는 걸 보아 약간 프리미엄급 봉지라면 아닌가 하고 살짞 추정은 해 봅니다.
역시 후면엔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그리고 조리방법 등이 인쇄되어 있어요.
현지 언어를 모르기때문에 대략적으로 그림만 보고 이렇게 조리하는구나 생각하며 추측할 뿐입니다;;
봉지 안에는 동그란 면과 함께 분말스프, 그리고 액상 소스가 함께 들어있습니다.
면의 크기는 똠양꿍 라면과 비슷하거나 살짝 더 작은 것 같네요. 신라면이나 진라면 소컵에 들어있는 양 정도의 수준?
이것도 일단 끓는 물에 면을 넣고 면이 익을때까지 계속 끓입니다.
면이 다 익으면 물을 짜파게티 끓이듯이 따라버리는데, 대략 한 스푼 정도만 남겨놓아야 합니다.
비벼먹어야 하는 소스가 액상이 아닌 분말이라 국물을 살짝 남겨야 더 쉽게 비빌 수 있거든요.
분말 양념 스프와 별개로 뿌린 액상 파우치는 흡사 라드같이 꾸덕하고 기름기가 많은 게 특징. 아니 라드가 맞는 건가...
면에 녹은 양념 분말이 잘 스며들도록 골고루 비벼주면 완성.
불을 끄고 그냥 양념 분말을 비벼도 되고 혹은 약불에 살짝 볶아주는 식으로 조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릇에 옮겨담은 뒤 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약간 치즈라면 같은 느낌도 들고 그렇네요. 일단 외관상으로는요.
오, 이거 꽤 맛있네요. 약간 동남아 라면 특유의 향신료맛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옛날엔 이런 거 먹을 때 향신료맛이 강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걱정보다는 기대를 더 하긴 하지만;;)
그런 호불호 들 듯한 향신료맛은 없고 첫맛은 매콤한 옥수수콘의 향, 그리고 향기로운 커리와 함께 달달하게 남는 뒷맛이
되게 매력적인 맛이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맛의 라면을 찾으라고 하면 비유할 게 없을 것 같아요.
옥수수 풍미가 감도는 달달한 커리맛이 나는 볶음라면이라고 보시면 될 듯. 저는 이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똠양꿍라면 '얌얌 숫댓' 의 경우 우리나라를 상대로 하는 쇼핑몰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어요.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니 혹여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 번 아래 링크를 참조하셔도 좋겠습니다.
https://www.nikonikothai-blog.com/food/?idx=1051
2023. 3. 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