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떡볶이 무한리필 하면 전국적으로 체인을 두고 있는 '두끼' 부터 제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사실 두끼와 비슷한 가격에 가성비라든가 음식 구성이 훨씬 좋은 또 하나의 무한리필 떡볶이 뷔페가 신림동에 있습니다.
저도 이 곳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는데 여기 좋다는 주변 친구의 소개가 있어 같이 한 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선의 신림역에서 내려 신원시장 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뇨떡볶이' 라는 곳인데요,
오피스텔 건물 2층에 위치해있어 얼핏 찾기 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밖에도 간판이 있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마뇨떡볶이의 이용 가격은 성인 기준 8,900원.
현재 두끼떡볶이 이용 가격이 평균 9,900원 정도에 맞춰져있는 걸 생각하면 거기보다 1,000원 더 저렴합니다.
그리고 다른 외식물가와 비교했을 때 일반적인 밥 한 끼 가격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고요.
참고로 주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주나 맥주 한 병 가격은 4,000원.
워낙 인기가 좋은 곳이라 가정에서 바로 끓여먹을 수 있는 포장판매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대신 두끼처럼 먹을 걸 직접 담는 게 아닌 구성이 정해져있는데 가격 대비로 꽤 푸짐하게 담아주나봐요. 2~3인분이라 하니.
이 곳이 본점인데, 현재 본점을 제외 네 곳의 매장이 더 있다고 합니다. 한 곳은 오픈 예정.
정말 특이한 건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이 있다는 건데, 에이 설마 하고 검색해보니 정말로 있어요(...)
(베트남 하노이 미딩송다 마뇨떡볶이 무한리필 : https://blog.naver.com/vietnamjang1/221571865570)
마뇨떡볶이 실내를 한 컷.
음식 코너는 사람이 워낙 많아 따로 찍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일찍 들어와 자리 잡고 앉았지만 여기 대기도 생길 듯.
두끼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잡고 앉은 뒤 떡볶이 재료와 각종 집어먹을 거리들을 직접 가지고 오면 됩니다.
마뇨떡볶이 만들어먹는 방법이 테이블에 붙어있으니 만들기 전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스페셜 마뇨 레시피' 라는 이름으로 떡볶이 소스 조합에 대한 추천도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고요.
탄산음료 디스펜서엔 탄산수도 비치되어 있어 탄산수 좋아하는 분들은 맛있게 가져다먹을 듯.
손잡이가 있는 앞접시는 두끼의 그것과 똑같네요.
돈까스 소스, 케첩과 머스타드 섞은 것, 그리고 옥수수콘 통조림.
각종 모듬튀김류.
야끼만두, 만두, 어묵, 해시브라운, 고구마, 김말이, 그리고 조금 특이하다 할 수 있는 느타리버섯 튀김이 있었습니다.
마뇨떡볶이가 진짜 개 쩐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서 준비된 고기튀김류 때문인데요,
일단 돈까스가 있습니다. 것도 피카츄돈까스 같은 분쇄육이 아닌 제대로 된 거요. 뭐 이거 하나만으로 두끼 압살(...)
거기에 옛날소시지 튀김, 그리고 다진 고기와 야채를 넣고 튀겨낸 고기튀김이 또 있어요...!!
단돈 8,900원에 이 튀김을 내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앞의 야채튀김들도 포함해서 말이지요.
돈까스 있는 것에 눈이 뒤집혀서 그만...
냉우동볶음과 찰순대도 조금 담아와 보았습니다.
순대는 간이라든가 허파 없이 순수하게 당면순대만 있는데 찜기 안에 들어있어 굉장히 따끈따끈한 상태로 보존중이에요.
떡볶이 들어가는 재료는 제가 담지 않고 같이 간 친구에게 전부 맡겨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담아온 걸 따로 찍진 못하고 이렇게 냄비에 담긴 것만 확인. 소스도 알아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어요.
보니까 떡이 밀가루떡과 쌀떡, 그리고 부산식 떡볶이 스타일인 큼직한 가래떡까지 준비되어 있더군요.
개운한 맛을 내기 위해 콩나물, 또 팽이버섯도 함께 넣었습니다.
떡볶이를 몽글몽글하게 끓여내는 중. 뭐 저는 첫 방문인데 이 친구는 자주 방문하는지라 알아서 잘 할거라 믿고...
애초에 저도 두끼떡볶이 가면 레시피 어쩌고 하지만 그냥 그거 무시하고 제 감에 맡겨 멋대로 조리하는지라...
어묵꼬치가 있긴 했습니다만 가져오면 다 못 먹을 것 같아 꼬치 대신 국물만 조금 담아와 보았습니다.
어묵국물 담는 그릇이 냉면대접처럼 너무 커서 가득 담진 못하고 저렇게 조금만 담아왔어요.
다 익은 떡볶이는 앞접시에 옮겨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오 여기 떡볶이 맛있어요. 뭐 즉석떡볶이는 이제 조리를 하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맛이 어떻게 되는지 바뀌는 법인데
일단 조리도 아주 잘 되었고 떡볶이 소스도 너무 맵지 않으면서 적당한 매콤달콤함과 꾸덕함 있는 게 되게 모범적인 맛.
싫어할 사람 없는 아주 모범적인 분식집 떡볶이의 맛을 즉석떡볶이로 잘 재현했습니다. 와 조리 잘 하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게 이 큼직한 가래떡인데요,
왜 지금도 부산에선 떡볶이 시킬 때 1인분에 이 큼직한 가래떡 몇 개 넣어주는 그런 집들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다리집.
처음에 그걸 봤을 땐 적응이 좀 안 되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이 가래떡만큼 쫄깃쫄깃하고 맛있는 게 또 없습니다.
큼직한 거 한 덩어리 집어 소스 듬뿍 묻혀 베어물면 정말 이보다 더 행복한 게 없다니까요. 최고에요.
떡볶이 먹으면서 튀김도 함께 즐겨줍니다.
그나저나 초반에 너무 달려서(...) 좀 무리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돈까스 덩어리도 꽤 큼직한 편. 튀김에 붙어있는 빵가루도 큼직큼직해서 뷔페로 제공되는 돈까스가 아닌
그냥 단품으로 파는 돈까스 전문점에 그대로 올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나온 소스에 찍어먹으면 되는데, 소스도 그냥 시판 시큼한 돈까스소스가 아닌 경양식 스타일로 푹 끓인 소스라
너무 새콤하지 않으면서 진한 맛이 돈까스 튀김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맛. 물론 다른 튀김에 찍어먹어도 좋습니다.
여기 돈까스는 분식집에서 제공되는 돈까스이긴 하지만 경양식 돈까스에 좀 더 가까운 맛이에요.
튀김옷 속의 돼지고기 두께는 이 정도. 일식이라기보다느 경양식 쪽에 훨씬 가까운 느낌이지요.
분홍소시지를 얇게 썰어 계란옷 입혀 부친 게 아닌 튀김옷을 입혀 튀겼는데 바삭하고 포실한 것이 먹기 좋습니다.
돈까스 소스에 찍어먹는 것도 좋지만 이는 케찹과 머스타드 섞은 소스에 찍어 새콤달콤하게 즐기는 쪽이 더 좋네요.
돈까스 소스에 찍어먹는 고기튀김도 훌륭한 편. 의외로 꽤 두터운 튀김옷 안에 다진 고기완자가 들어있는데
씹을수록 느껴지는 육즙, 그리고 과자처럼 바삭한 튀김옷과의 조합이 훌륭합니다. 씹는 맛이 확실히 있어 괜찮아요.
그... 튀김옷을 얇게 입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일본식 튀김이 아닌 전형적인 두꺼운 튀김옷의 분식튀김이라 보면 되고요.
그리고 정말 의외로 이 냉우동볶음이 진짜 맛있거든요. 양배추, 김가루 외에 재료도 별로 넣지 않은 것 같은데
간이 여지껏 먹어본 적 없는 정말 절묘한 간이고 우동면발 또한 되게 쫄깃하고 괜찮아요. 이 날 먹었던 다양한 음식 중
가장 맛에서 임팩트가 있었던 게 뭐냐 물어보면 저는 이걸 꼽을듯. 다른 튀김이나 떡볶이야 어느 정도 예상가는 맛이라지만
이 냉우동볶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맛이라...
갓 쪄낸 따끈따끈한 순대는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튀김을 조금 더 담아왔습니다.
고기튀김 앞에 탕수육 소스가 비치되어 있어 튀김 위에 탕수육 소스 부으면 즉석 탕수육이 완성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외에 새우칩이라든가 떡튀김, 또 고구마 무스를 넣은 깨찰빵도 있어 한 덩어리 가져와 보았습니다.
탕수육 소스를 뿌려먹는 고기튀김은 말 그대로 탕수육 맛.
아, 그리고 이 고기튀김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튀김옷이 정말 두껍게 뭉쳐있는 부분이 있으니 참고하셔야 할 듯.
튀김에서 튀김옷 함께 먹는 걸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이라면 문제될 것 없지만 튀김옷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확실히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뭐 이는 여기서 취급하는 대부분 튀김들이 다 그러니 먹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겠어요.
고구마 무스를 넣어 더 달콤한 맛이 가미된 깨찰빵은 디저트 같은 느낌으로 먹으면 괜찮겠더군요.
요새는 찰지미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하는데, 정확한 이름이 깨찰빵, 찰깨빵, 찰지미 어떤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커피가 없는 대신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콘부터 해서 전형적인 옛날 삼색아이스크림의 맛.
다만 바닐라는 없고 딸기, 초코 두 가지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맛은 딱 예상 가는 쌈마이한 맛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도 떡볶이 같이 맵고 자극적인 음식, 그리고 기름진 튀김을 먹고난 뒤 입가심으로 먹기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습니다.
배가 찢어질 것 같네요(...)
진짜 어떻게 이런 떡볶이집이 있다는 걸 모르고 그동안 두끼만 연실 간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마뇨떡볶이'
떡볶이 자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튀김류 라인업이 너무 가격대비 압도적이라 '이 가격에 남나?' 라는 의문이 들었던 곳.
여기 정말 맛있는 곳이니 떡볶이나 튀김 진짜 좋아한다면, 스트레스 받아서 오늘은 한 번 위장 조져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물론 먹기 전, 먹고 난 후에 몸 정상으로 돌리는 노력은 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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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뇨떡볶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 신림선 신림역 3번출구 하차 후 직진, 도림천 옆 삼모아트센터 오피스텔 2층
2023. 3. 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