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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2.12 대구

2023.3.22. (7) 대구의 살롱이자 카페요, 문화방이기도 한...그래 대구는 미도다방이다(대구 진골목) / 2022.12 당일치기 대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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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 당일치기 대구여행

(7) 대구의 살롱이자 카페요, 문화방이기도 한...그래 대구는 미도다방이다(대구 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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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가면 꼭... 까지는 아니어도 가능한 한 번쯤은 들렀다 가려 노력하고 있는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아니 여기는 카페라기보다는 사실 '다방' 쪽에 좀 더 가까운 곳이기도 한데요,

오전에 갔던 진골목 안에 있는 '스타벅스 종로고택점' 바로 맞은편을 보면 이렇게 진골목 거리가 이어져 있고

골목 들어가는 길에 '미도다방' 이라는 작은 간판이 있습니다.

 

 

'미도다방'

바로 이 곳이 제가 얘기한 '대구에 오면 가급적 꼭 들리려 하는 곳' 이기도 합니다.

 

 

1982년에 문을 열어 어느새 40년을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게 된 '미도다방' 은 오랜 시간 장사를 해 오면서

대구, 경북 지역 문인, 화가, 예술가들을 비롯하여 정치인들까지 찾는 지역 명소가 된 문화공간이기도 합니다.

원래 이 위치가 아니었고 다른 건물 2층에 있었습니다만, 건물 재개발로 인해 현재 위치로 이전 후 쭉 이어져오고 있지요.

 

 

진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 조금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냥 스타벅스 종로고택점 근처라고 보면 될 듯.

입구만 보더라도 평범한 찻집과 확연히 다른 공간이라는 여기만의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입구 출입문에 붙어있는 미도다방의 차림표.

간판메뉴는 단연 '쌍화차', 그리고 쌍화차 이외에도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약차' 가 다방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그 밖에 커피도 단돈 2,500원밖에 하지 않는 등 어르신들을 상대로 하는 곳답게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에요.

 

 

방문했을 땐 겨울에 접어드는 12월이긴 했습니다만, '입춘대길' 이라는 한자 휘호가 붙어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저 문구가 통하긴 하겠네요.

 

 

매장 입구에 놓여있는 액자와 화분.

입구 쪽에 이 정도고 안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액자와 화분이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도다실(美都茶室)' 의 현판은 예전 가게 출입문에 붙어있던 걸 가게를 이전하면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해요.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화분, 그리고 수석과 액자,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쌓인 수많은 책들.

1~2년 장사로 쌓여온 게 아닌 40년의 세월동안 하나하나 쌓여온 것들을 버리지 않고 전부 보관하고 있습니다.

 

 

매장 중앙에 연통 난로가 있고 그 난로를 중심으로 오른편은 주방, 왼편은 차 마시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도다방 특성상 방문하는 손님들의 대다수는 대구 지역의 어르신들.

 

 

40년 세월동안 계속 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옛날에는 다방의 이런 모습이 당연한 것이겠지마는 지금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풍경.

그리고 오랜 옛 시절부터 다방을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정겨울지도 모를 풍경.

 

 

매장 중앙에 커다란 어항이 있고 관상어도 키우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옛날엔 이 정도까진 아니어도 집집마다 어항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새는 찾아보기 좀 힘들지요.

 

 

제가 앉은 테이블 바로 옆에 걸려있던 휘호 족자.

 

 

액자와 함께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는 괘종시계도 되게 오래간만에 보는 시계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저런 시계는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는데 요새는 조금 찾아보기 힘들어졌네요.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현재를 사는 세대들에게는 낡고 고리타분한 것이 아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신비하면서도 경험해본 적 없는 추억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자리 바로 옆에 놓여 있는 연통난로. 실제 가동을 하고 있어 뜨끈뜨끈한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난로 위에 양은주전자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안에서는 보리차가 펄펄 끓고 있어요.

보리차는 마시고 싶으면 편하게 주전자 들고 따라마실 수 있습니다.

 

 

물 대신 마시는 따끈하고 구수한 보리차.

 

 

미도다방 로고가 각인되어 있는 접시 위엔 설탕 그릇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어느 테이블이든 하나씩 놓여있는 설탕그릇은 커피에 넣거나 혹은 기본 먹거리로 나오는 생강절임에 뿌려먹는 용도.

제가 앉은 테이블은 저 포함하여 다 젊은 사람들이라 그런가(?) 따로 그게 나오진 않더군요. 예전에 먹어본 적은 있었어요.

 

 

주문한 음료가 나왔습니다.

 

 

미도다방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뭐든 음료를 주문하면 음료와 함께 먹을 주전부리를 내어준다는 것인데요,

접시에 한가득 웨하스와 함께 '센베과자' 라고 불리는 전병과자를 수북하게 담아 내어줍니다. 심지어 무료 서비스에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전병과자긴 하지만 이 서비스가 좋아서 일부러 여길 찾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하신 분은 유자 쥬스를 주문.

 

 

그리고 저는 약차와 쌍화차 중 어떤 걸 마실까 고민하다 결국 시그니처 메뉴인 '쌍화차(5,000원)' 를 선택.

 

 

계란 노른자 한 알이 동동 띄워져 나오는 전형적인 옛날 쌍화차의 모습.

이런 쌍화차는 7~80년대 스타일의 쌍화차라고 하는데 지금도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을 듯 해요.

노른자가 쌍화차의 열기로 인해 살짝 반숙처럼 익어 숟가락으로도 떠질 정도로 동글동글하고 단단해지는데

저는 이걸 터뜨려 쌍화차에 섞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수저로 조심스레 떠서 한 입에 쏙 집어넣었습니다.

 

 

그 외엔 그냥 각종 견과류와 대추가 듬뿍 들어간 따끈따끈하고 향기좋은 쌍화차라고 보면 됩니다.

견과류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인지 쌍화차라기보다는 거의 쌍화죽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긴 하지만요...;;

여튼 꼭 한 번 마셔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음료. 안에 들어간 견과류부터 해서 노른자까지 정성이 많이 녹아들어있습니다.

 

 

부들부들하게 씹히는 크림 웨하스.

 

 

이런 전병과자도 평소엔 일부러 찾아먹지 않는 과자인데, 여기서 먹는 건 뭐 이렇게 별미인지 몰라요.

그냥 차 마시면서 하나씩 오독오독 먹기 굉장히 좋습니다. 다만 이거 칼로리 엄청 높은 튀김과자니 먹을 때 조심(...)

 

 

쌍화차 한 잔을 다 비우고... 이야기가 좀 길어질 것 같아...

 

 

커피(2,500원)를 한 잔 더 주문했습니다.

이런 다방에서 커피는 어떻게 나올지 좀 궁금했는데, 전형적인 옛날 원두커피의 향과 맛이 느껴졌습니다.

요새는 스페셜티 시장도 커지고 고급 핸드드립 커피도 쉽게 마실 수 있는 환경인데다가 아메리카노 같은 커피는

어딜 가나 접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커피가 되었습니다만, 이런 가벼운 옛 원두커피는 이거대로의 감성이 또 있어요.

 

 

혹시 과자 조금만 더 주실 수 있냐 물으니 혼쾌히 이렇게 수북하게 담아주시더라고요.

정말 과자 인심 하나만큼은 여기만큼 좋은 곳이 또 없어요. 다시 나온 거 보고 '이거 어떻게 다 먹지' 란 생각이 들 정도.

 

 

쌍화차에 이어 커피도 찬찬히 즐기면서 여기서 꽤 많은 이야기 나누며 공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내려가면 꼭 한 번 들러야지... 라고 생각했던 곳인데 실컷 분위기를 즐기고 갈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대구의 사랑방이자 살롱, 그리고 문화방이기도 한 '미도다방'

가게를 처음 열었던 젊은 여사장님인 정인숙 여사님은 지금은 나이 지긋한 노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장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이 곳을 오랫동안 찾는 단골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습니다.

영원한 건 없다지만서도 그래도 그 모습이 오랫동안 대를 이어 계속 유지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PS : 미도다방 바로 옆에 붙어있는 카페인데, 샘플 모형 올려놓은 것이 아기자기해서 한 컷.

어찌보면 미도다방과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진 가게인데,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조화되는 이 느낌 좋네요.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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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도다방 찾아가는 길 : 1,2호선 반월당역 14번출구 하차 후 직진, 메가커피에서 우회전 후 진골목 거리 앞에서 좌회전

https://naver.me/5AmgHV46

 

미도다방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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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2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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