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16) 지옥펀? 아니 내겐 이 붐비는 거리조차 행복, 낭만의 골목 지우펀(九份-Jiuf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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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펀(九份-Jiufen)
지우펀은 타이완 신베이시 루이팡구에 위치한 지역으로 과거엔 금광 채굴을 통해 번성하였으나
광산 폐광 이후 크게 쇠퇴하게 된 산골 마을이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으로 인해
다시 유명세를 얻었고, 지금은 산골 마을을 중심으로 수많은 상점가가 펼쳐져 있는 대표적인 타이완의 관광지로
해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찾아오며 '지옥펀' 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활기를 띠게 된 곳이다.
무엇보다 타이베이에서도 차로 1시간여밖에 걸리지 않는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타이베이 여행을 온 김에 하루 날 비워
지우펀을 함께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예스진지' 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잘 알려진 장소.
(예스진지 : 예류지질공원, 스펀, 진과스, 지우펀의 줄임말로 이 네 곳의 관광지를 한번에 도는 당일 코스여행을 말함)
지난 2019년 12월,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의 마지막 타이베이 여행에서 찾은 후 3년만에 다시 이 곳을 방문했다.
과연 코로나19의 3년 시간동안 이 곳은 얼마나 변했을지, 어떤 것이 바뀌었을지 약간의 기대, 혹은 불안과 함께...
지우펀은 산 위에 위치한 지역이라 지우펀을 연결해주는 도로도 경사가 매우 심한 편.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언덕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지우펀 상점가 입구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상점가를 올라가는 길목에도 상가들이 펼쳐져 있어 거리 분위기는 꽤 활기찬 편.
언덕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면(1분 정도면 되니 엄청 많이 걷는 것도 아님)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나오는데
유달리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구역,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이 보이면 지우펀 입구를 제대로 찾은 것.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
이 곳이 지우펀 상점가로 들어가는 길. 지우펀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구역이다.
코로나19 전, 마지막으로 왔을 땐 걸어다니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현재는 그 정도까진 아니고 그냥 적당히 붐비는 정도.
그래도 입국 제한이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 제한이 해제되면서(이 당시 기준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복구되어 있는 상태.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아마 더 폭발적으로 관광객이 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3년만에 다시 걷는 지우펀 거리.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도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을 곳이 이 동네인데
그동안 상권은 한국 명동처럼 황폐화되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다행히 관광객들도 다시 찾아오고 옛 모습도 남아있었다.
상점들이 바뀐 곳도 있었지만, 그래도 완전히 상권이 붕괴되지 않아 정말 다행.
워낙 외국인이 많이 찾는 대표 관광지다 보니 이 곳에서 한글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3년 전 여행 갔을 땐 한국어로 호객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뭐...ㅋㅋ
'대박' 기프트샵.
근데 저거 한자는 발(發) 자 아닌가...
한 선물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헬창 포켓몬(...)
...이거 보고 진짜 그자리에서 친구랑 격뿜했는데, 나중에 관광 마치고 돌아올 때 결국 참지 못하고 피카츄 구매(...)
지금 피카츄는 내 컴퓨터책상 앞에서 자기 근육 뽐내고 있다;;
'싸다!'
50NT$라면 우리돈으로 2,000원 약간 넘는 수준이니 저기 팩에 담겨나오는 양이라면 싸긴 싼 거 맞다.
3년 전에 비해 타이완도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먹는 물가는 한국에 비해 많이 싼 편.
3년 사이 오징어게임도 이 나라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은 듯.
곳곳에 오징어게임 굿즈가 다른 기념품, 애니 캐릭터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걸 보니 약간 신기한 기분도 든다.
오징어게임이 코로나19 기간 동안에 나와서 그 사이 외국에서 이 컨텐츠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니까.
귀멸의 칼날, 그리고 스파이 패밀리가 이 나라에서도 꽤 인기인 듯. 사진에 보이는 건 손거울.
렌고쿠님의 동전지갑...!!
그래, 렌고쿠님!! 불꽃같이 살다 가신 분...!!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찻국물에 조린 계란.
여기선 개당 15NT$. 편의점에선 10NT$인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관광지라 조금 더 비싼 느낌.
이렇게 공중에 묶어놓고 파는 닭요리는 중화권 국가 가면 꼭 보는 건데, 언젠간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은 것이다.
'강이미녀(江李美女)' 라는 조금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한 기념품점.
나무로 만든 마그넷.
타이베이 근교의 대표적인 관광 스팟들을 모아놓은 곳. 여기서 친구들 줄 선물 구입.
이 가게가 꽤 예쁜 기념품들이 많더라고. 원래 계획에 없던 구매를 좀 하게 되었다.
낯선 이국땅에서 쿠마몬을 다시 만날 줄은...ㅋㅋ 공교롭게도 저 표정의 인형은 집에 갖고 있는 것과 동일.
수공예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상품들도 많다.
한 가게에서 발견한 옷 예쁘게 차려입은 강아지 한 마리.
저렇게 서서 짖지도 않고 빤히 지나가는 손님들 바라보고 있던데, 그 마치 손님들 끌어모으려고 호객하는 것 같았다.
아니 이런 애가 앞에서 옷 입고 서 있으면 당연히 못 지나치지... 사람들 다 기뻐하면서 얘 사진 찍고 가더라.
워낙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여기도 쓰레기 문제가 꽤 골치일 듯.
곳곳에 이렇게 쓰레기 아무데가 버리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우펀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는 자그마한 사당.
금동으로 만든 향로 안에 향이 피워져 있다.
그 안에는 수십가지는 될 법한 불상과 함께 제단 앞에 바친 공물들이 놓여 있었다.
아니 불상이 한 개가 아니라 이렇게 수십개라니, 모시는 신이 그렇게 많은가...ㅋㅋㅋㅋ는 대부분 석가모니상.
가끔 이렇게 중화권 국가 사당에 공물이 바쳐져있는 걸 볼 때마다
저걸 마냥 저 곳에 둘 수는 없을테고, 언젠가는 상할텐데 주기적으로 수거해서 어디다 쓰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대로 버리진 않을테고 결국 이 사당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가져다 먹는걸까 하는 의문.
올드 스트리트 끝자락의 야외 전망대에 도착.
이 전망대 너머로 바다, 그리고 탁 트인 산골 마을이 보여 이 곳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 날 날씨는 여기가 타이완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쌀쌀했는데, 그 더위 많이 타는 나조차도 춥다 느껴질 정도.
물론 한국의 겨울처럼 살을 에는 추위는 아니었지만 '어우, 쌀쌀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꽤 추운 날이었다.
3년 전 2019년에 타이베이에 왔을 때도 12월이었는데, 그 땐 낮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 반팔을 입고 다녔거든.
그런데 같은 12월에 갔는데 지금은 굉장히 쌀쌀하다고 느낄 정도니...
실은 이 때, 타이완이 이례없는 이상한파가 몰려와서 역대급으로 추웠다고는 하더라. 나중에 타이완 뉴스에도 나올 정도.
지우펀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 아래 마을 풍경.
올드 스트릿 상점가를 벗어나면 진짜 주거지역만 나오는 평범한 산골 마을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좀 흐린 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비가 오지 않는 게 어디. 비 오는 지우펀은 말 그대로 지옥펀이 된다고 하던데...
게다가 좀 춥긴 했어도 이게 더운 것보단 훨씬 낫기 때문에 역대급으로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거리에 있는 강아지 한 마리.
어떤 사람이 즉석 마리오네트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상점가 안을 개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아무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딱히 공격적이지도 않고 그냥 자연스러운 풍경.
이 곳에서 제일 유명한 찻집, '아메이차루(阿妹茶樓)' 쪽으로 내려가는 길.
예전에 이 계단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이라 할 만한 굉장히 멋진 독사진을 한 컷 찍은 적 있었는데
그 자세 그대로 다시 한 번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 나왔다. 배경은 좋은데 내가 문제(...)
아메이차루 찻집을 배경으로 한 이 계단은 찻집을 배경으로 홍등이 펼쳐진 그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지우펀 올드 스트릿에서도 가장 많은 사진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몰릴 땐
걸어다니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지나다닌다고 한다.
아마 지금은 이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싶은... 예전보다 훨씬 관광객이 더 많아졌을테니...
연등들을 볼 때마다 이 곳을 낮이 아닌 밤에 온다면 어떤 분위기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뭐 지우펀을 다시는 안 올 것도 아니고 언젠가 또 찾게 될 날이 올 텐데, 그 때는 한 번 밤에 와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
두 번 찾은 지우펀이 전부 낮이었으니 다음엔 밤에 와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올드 스트릿 내 한 펑리수 가게에서 시식이 있어 느긋하게 맛을 보는데
갑자기 우르르 중년 어르신들이 가게로 몰려오길래 보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
낯선... 아니 낯설다고 하진 않아도 되는구나... 낯익은(?) 이국에서 순간적으로 한국 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말은 이렇게 썼지만 이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님. 외국에서의 한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요새는 그냥 느긋한 열린 마인드로~!!
= Continue =
2023. 5. 1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