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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2.12 타이완 타이베이,타이중(22~26)

2023.5.7. (13) 버스를 포기하고 급히 철도로 선회, 헐레벌떡 지우펀 가는 길 / 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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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13) 버스를 포기하고 급히 철도로 선회, 헐레벌떡 지우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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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을 두 번째 호텔은 타이베이 '이수호텔(Yi Su Hotel-Taipei Ningxia)'

닝샤야시장 근처에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로 첫 날 호텔처럼 아침식사라든가 화려한 시설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가격이 나쁘지 않고 또 접근성도 그렇게까지 떨어지는 편은 아니라(타이베이 메인역 북쪽) 선택하게 된 곳이다.

 

사실 접근성을 생각한다면 타이베이 메인역 남쪽 근처를 잡는게 좋은데, 이번엔 새로운 곳에 한 번 묵어보고 싶더라고.

 

 

호텔 1층엔 아무런 시설 없이 그냥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계단을 따라 한 층 올라가면 2층에 프론트 데스크가 있음.

 

 

프론트 데스크 사진을 따로 찍진 않았지만 어쨌든 일단 체크인을 하고 다시 나왔다.

아직 방 입장이 되지 않으니 체크인만 해 놓고 짐만 프론트 데스크에 맡겨놓은 뒤 다시 밖으로...

 

 

호텔 앞 풍경.

완전한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냥 적당히 상점가가 펼쳐져 있는 모습.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는 아니고 그냥 현지인 번화가 같은 느낌이다. 차는 많은데 너무 붐비지 않아 좋네.

호텔 근처에 뭐 있나 찾아봤는데 일단 스타벅스도 있었고 아침식사 하기 좋은 밥집도 몇 있었다.

 

 

우리는 일단 베이먼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지하철 한 정거장 살짝 안 되는 거리라 걷기 부담스럽진 않음.

 

 

중화권 국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간판.

 

 

길거리에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들.

 

 

어, 빨간불인데 다들 신경쓰지 않고 건너네...

그렇다고 타이완이 교통질서가 막 무질서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이런 면에선 또 한국과 별반 차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한 컷.

 

 

여기는 건물들이 비교적 깨끗해서 그런가, 이렇게 보면 한국과 별반 차이없어보이는 풍경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날씨가 정말 맑은 것이 제일 마음에 듬. 타이완에서 맑은 날씨 만나는 것도 운인데...

 

 

지붕이 덮여 있는 인도를 지나는 중.

연중 비가 많이 오고 굉장히 습한 도시라 대부분 거리를 보면 이렇게 지붕이 덮인 인도 공간이 많은 걸 볼 수 있는데

이 덕분에 우산을 쓰지 않고도 어느 정도 걸어다닐 수 있는 점은 상당히 편리한 점이다.

그래도 비가 많이 쏟아지면 상당히 번거로운 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특히 무거운 캐리어 같은 거 끌고다닐 때.

 

 

어느 한 가게에 전시되어 있던 철인28호과 미키마우스.

 

 

이런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더라고 나는...

내가 타이완이라는 국가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된 가장 큰 이유 하나가 길거리의 분위기다.

음식, 문화, 다른 것보다도 이런 길거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낡은 중화권의 감성이 나를 매료되게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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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타이베이 메인역 근처에 도착.

타오위안 공항을 통해 타이베이 시내에 들어오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할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다만 타이베이 메인역과는 완전히 연결되어 있지 않고 거리가 좀 떨어져있어 상당히 많이 걸어야 한다는 불편이 있긴 하다.

 

그게 지도상으로 보면 되게 가까워보이지만, 실제 무거운 캐리어 들고 이동하면 꽤 빡친다고 느낄 정도(...)

 

 

공항철도 타이베이역 근처에 위치한 대만총통부 교통부 철도국(國立臺灣博物館鐵道部園區) 건물.

 

 

19세기, 타이베이의 방어를 위해 지어진 '타이베이 성 승은문(承恩門)' 흔히 '북문(北門)' 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근처에 위치한 전철역인 '베이먼' 역의 이름이 바로 이 북문에서 따 온 것.

승은문과 북문의 두 가지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숭례문이 남대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과 똑같다고 보면 될 듯.

 

 

베이먼역 근처를 지나는 시내버스들.

타이베이 시내버스는  LED로 노선 번호를 굉장히 눈에 잘 띄게 크게 표시해놓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타이베이 첩운 쑹산신뎬선 베이먼역 2번 출구 근처에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장이 있다.

만약 내가 지우펀을 가는데 버스를 탈 거라면 베이먼역 2번 출구로 나온 뒤 바로 앞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면 됨.

여기 서는 965번 버스가 지우펀으로 한 번에 가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라지만 당신이 만약 965번 버스를 타고 지우펀을 간다면 절대 베이먼역에서 타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아래에 후술.

 

 

베이먼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지우펀 가는 버스를 타는 건 정말 편리하긴 한데

지우펀이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항상 이 버스 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오전 일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우펀 가는 버스를 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버스를 타야 하지? 라고 고민할 필요가 없음. 그냥 여기서 줄 길게 서 있으면 그 줄이 965번 버스 타는 줄임(...)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는 965번.

일반적으로 그냥 이 버스 타고 바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여기서는 버스를 타기가 매우 어렵다(...)

 

일단 965번 버스는 우리나라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금지처럼 입석 승객을 받지 않는 버스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버스가 타이베이 시내에서 첫 출발을 하는 지역이 이 곳 베이먼역이 아닌 푸중역이라는 지역 근처라

이미 '푸중역-반차오역-완화역-시먼역' 의 네 곳을 전부 거치며 승객을 태워 만차로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앞의 네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타서 빈 자리가 없다면 버스가 와도 승객을 태우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빈 자리가 남아있어도 거의 1~2석 정도만 남아있는 게 전부라 여기서 몇십명이 줄을 서 있어도 타는 승객은 극소수.

결국 버스가 지나가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하는데, 배차간격이 10~15분에 달하고

그 다음 버스조차 빈 자리가 많아 착석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재수없으면 진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지우펀이 좀 유명한가, 타이베이 여행 온 관광객들은 죄다 지우펀도 갈 건데...;;

 

 

혹시나 다음 차는 좀 여유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고 두 번째 버스를 기다렸는데,

문제는 두 번째 버스도 빈 좌석이 3개인가밖에 없어 저렇게 줄이 서 있는데 3명만 타고 바로 출발. 와 이거 뭐야;;;;;

 

...아 이러면 진짜 한도끝도 없겠다 싶어

급히 머리를 굴려 다른 방법으로 지우펀 가는 걸 생각한 뒤 재빠르게 버스 기다리는 줄을 빠져나왔다.

 

 

급히 철도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이동.

빠르게 걸으며 핸드폰으로 열차 시각표를 확인해보니 열차 출발 시각이 얼마 안 남아 거의 경보 수준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달리기 안 한 것만 해도 어디야(...)

 

 

다시 지하로 내려와 'TRA(타이완 철로관리국) 타이베이 메인역' 열차 타는 곳으로 이동.

저기 보이는 'TRA'는 우리나라의 코레일, 그리고 'HSR' 은 고속철도만 운영하는 별도의 운영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오른쪽에 보이는 'MRT' 는 타이베이 첩운, 그러니까 시내 지하철이라고 보면 되고.

 

 

'TRA' 타이베이역으로 급히 이동.

 

 

10시 40분에 '4A' 번 승강장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한다.

아슬아슬하게 4분 전에 개찰구까지 도착했으니 이제 비교적 여유있게 탈 수 있겠네. 이 급한 와중에도 사진은 다 찍고;;

 

타이완의 일반 열차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고 타는 방식인데

지정석 없는 통근열차의 경우 교통카드 찍고 들어간 뒤 지하철처럼 타면 되지만 지정좌석 열차는 따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스펀에 처음 갔을 때도 여기서 열차를 탔는데, 그 땐 교통카드만으로 승차를 한 적이 있었다.

 

 

TRA 타이베이역은 완전한 지하화가 되어 있어 대합실, 개찰구, 승강장이 전부 지하에 위치해 있다.

HSR(고속철도) 타이베이역 또한 마찬가지. 그래서 일반철도임에도 불구, 승강장과 시설이 지하철 같단 느낌을 받는다.

 

 

4번 승강장 오른편에 대기 중인 열차를 바로 탑승.

 

 

이 열차의 이름은 '쯔창하오(자강호 / 自強號 / Tze-chiang Limited Express)'

우리나라의 ITX새마을, 청춘 등급에 해당하는 최고등급의 일반열차로 일본 히타치 EMU3000 등급의 열차로 운행 중.

고상홈 대응이 되어 있고 열차만 보면 한국 열차가 아닌 일본 열차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관이 특징이다.

 

 

실내 좌석도 되게 깔끔하고 세련된 편. 소음이나 흔들림 또한 별로 없어 굉장히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만 여기서 문제가 또 하나 발생하긴 했지.

너무 급히 오느라 쯔창하오를 탈 때 그냥 무작정 교통카드 찍고 들어와서 탑승만 했는데

난 당연히 자유석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자유석 칸이 어디에 있는지 돌아다녔는데, 열차 끝에서 끝으로 이동해도

자유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이 열차는 자유석 없이 100% 지정석으로만 운영되는 열차인 것(...)

즉 우리는 뭣도 모르고 얼떨결에 무임승차(...)를 하게 된 꼴이었다.

 

결국 중간에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검표할 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교통카드를 보여주며 별도의 티켓을 따로 결제.

우리가 현지인이 아닌 외국인이고, 고의적으로 부정승차를 한 게 아니라는 게 입증되어 다행히 별다른 조치 없이

차내에서 바로 열차 티켓을 발권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직원도 이런 일 자주 겪는지 자연스럽게 해 주더라고...

이미 찍은 교통카드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냐 물어보니 내리는 역 창구에 가서 이야기하면 해결해준다고 하더라.

 

여기서 재밌었던 게 처음에 승무원은 우리말을 못 했고, 우리는 당연히 중국어를 하지 못 했기 때문에

서로 어설픈 영어로 대화를 하려 하다가 뭔가 대화가 안 되니, 일본어 잘 하는 친구가 혹시 '일본어 할 줄 아는지' 물어보니

그 승무원, 일본어를 되게 잘 하는 것이었음(...)

그래서 타이완, 한국 사람이 서로의 모국어, 혹은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아닌 제3의 언어인 일본어로 자연스레 소통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와 이런 경우가 다 있네;;;

 

 

그래, 저 전광판에 전부 'RESERVED' 라고 써 있었다고(...)

4년 전, 스펀 가는 열차를 탈 때 자유석이 있었던 걸 생각해서 당연히 같을거라 생각했던 내 오산이었다.

뭐 다행히 좌석 문제는 잘 해결되어 맘 놓고 이동할 수 있었지만...

 

 

다음 역은 '루이팡(瑞芳車 - Ruifang)' 역.

타이베이 시내에서 지우펀으로 가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앞서 이야기한 버스를 타고 한 번에 이동하는 방법이지만

그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철도를 타고 루이팡역으로 간 뒤, 거기서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965번 버스를 도저히 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급히 우리가 우회한 이 방법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방법.

 

= Continue =

 

2023. 5. 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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