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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2.12 타이완 타이베이,타이중(22~26)

2023.5.13. (17) 센과 치히로 배경은 아니어도 느긋하게 차 마시기 좋은 이 곳, 아메이차루(阿妹茶樓) / 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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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시대, 다시 시작하는 해외여행, 타이완(TAIWAN)

(17) 센과 치히로 배경은 아니어도 느긋하게 차 마시기 좋은 이 곳, 아메이차루(阿妹茶樓)

 

. . . . . .

 

 

지우펀 올드 스트리트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가 어디냐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꼽는 곳, '아메이차루(阿妹茶樓)'

 

아메이차루는 수많은 홍등이 설치되어 있는 3층 규모의 찻집으로 한때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티브가 되었다는 소문으로 익히 잘 알려진 곳이다.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이 공식으로 아니라고 부정했기 때문에

여기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믿는 중.

 

 

뭐 거기의 배경이 되었든 안 되었든 간에 굉장히 멋진 건물, 그리고 탁 트인 지우펀의 산 아래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느긋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음료 가격이 다른 타이완의 가게들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지만, 그것도 한국 물가와 비교해보면 딱히 엄청난 것도 아니고...

 

지난 2019년 여행 때 이 곳을 친구들과 처음 찾았을 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 다시 한 번 찾게 되었다.

어찌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지우펀을 가장 그리워했던 이유가 여기서 보냈던 시간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해.

(2019년 아메이차루 방문 : https://ryunan9903.tistory.com/136)

 

2020.3.4. (13) 어떻게 이 장소를 잊을 수 있겠어, 지우펀 찻집 아메이차로우(阿妹茶樓) / 2019.12 타이

2019.12 타이완 주말 밤도깨비 여행 (13) 어떻게 이 장소를 잊을 수 있겠어, 지우펀 찻집 아메이차로우(阿妹茶樓) . . . . . . 지우펀에는 수많은 상점가와 함께 식당, 그리고 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이

ryunan9903.tistory.com

 

 

매장 입구에 걸려 있는 거대 가면.

왠지 이 가면들은 중국 풍의 가면이라기보단 일본 배경으로 나올 법한 것들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3년만에 다시 찾은 아메이차루 내부.

예전에 비해 손님이 그렇게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내부 분위기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실제 변화가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딱 하나 변화가 있다면 매장이 조금 확장되었다는 것? 원래 두 개 층을 사용했던 것 같은데 공간 하나가 더 생겼더라.

다만 그 공간은 뭔가 비닐로 창문 쪽이 덮여있고 풍경이 그리 좋지 않아 딱히 가고 싶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중화권 국가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각종 소품들.

 

 

다행히 3년 전 방문했던 발코니 쪽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어 그 때 앉았던 그 자리 그대로 다시 앉을 수 있었다.

와, 여기를 코로나19라는 거지같은(진심으로) 시간을 뚫고 다시 오게 될 줄은 몰랐네;;

 

다만 딱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3년 전엔 발코니 쪽이 뻥 뚫려있어 따뜻한 바깥공기를 맞으며 차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 날은 꽤 추워서 투명 비닐로 창문이 가려져 있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그거 없었다면 추워서 차 못 마셨을 테니까...;;

풍경을 살짝 포기했지만 그래도 그 덕에 추위 벌벌 떨며 차를 마시지 않아도 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메이차루의 대표 음료는 네 종류의 다과와 함께 '열차(熱茶 - 뜨거운 차)' 를 즐길 수 있는 세트.

3년 전 이 곳을 처음 왔을 때 마셨던 메뉴로 가격은 300NT$(약 13,000원).

다행이랄까, 가격이 오르지 않고 3년 전 가격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이 메뉴 외에도 일반 음료 및 디저트 등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가격대는 타이완의 다른 카페, 찻집 등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지만 관광지 자릿값이라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

거기다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한국 물가와 비교해보면 그렇게 비싼 게 아니기도 하고...

 

 

'열차(熱茶) 세트' 도착.

가게 대표 메뉴답게 미리 준비가 되어있는지 주문하자마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차와 다과가 세팅된다.

 

 

항공샷으로도 한 컷.

말린 찻잎과 차 내리는 도구, 그리고 네 종류의 다과가 함께 제공되는 세트 메뉴.

오른쪽의 빈 그릇은 차를 내리고 난 이후의 사용된 찻잎을 버리는 그릇이다.

 

 

모든 테이블 바닥에 이렇게 주전자가 하나씩 놓여있는데

주전자 아래 화로가 있어 펄펄 끓는 상태의 물이 가득 담겨 있다. 차 우리는 데 사용하는 물.

 

 

차 우리는 도구.

 

 

말린 찻잎은 이렇게 보면 양이 얼마 되지 않아보이지만, 저게 말린거라 그렇지 실제론 상당한 양이다.

그 말린 미역을 물에 불리면 몇 배로 늘어나는 것처럼 이 찻잎도 뜨거운 물에 우리면 엄청나게 부풀어 오르거든...

 

저걸로 누구 코에 붙여...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정도 양이면 둘이서 물배로 가득 찰 만큼 실컷 차를 마실 수 있다.

 

 

차 우리는 미니 찻주전자.

특이하게도 이 주전자는 도자기로 만든 주전자가 아닌 나무로 만든 찻주전자더라고... 되게 신기했던 부분.

 

 

먼저 직원이 차 우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첫 번째 차를 내려준다.

직원이 보여주는 걸 잘 기억하고 있다 나중에 차 우릴 때 우리도 동일한 방법으로 차를 내려마시면 된다.

현지 언어나 영어가 되지 않더라도 그냥 동작만 보면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쉽기 때문에 너무 겁내지 않아도 되고.

 

 

먼저 주전자에 적당량의 찻잎 말린 것을 옮겨담은 뒤...

(양은 처음 직원이 내리는 걸 잘 본뒤 이후 직접 내릴 때 비슷한 양을 적당히 담으면 된다.)

 

 

그 주전자 안에 뜨거운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닫고 약간 기다린다.

몇 초 정도 기다리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정확히 얼만큼이었는진 확실하게 기억이 나지 않음.

 

 

주전자 안에서 충분히 우러난 찻잎.

 

 

찻잎이 담긴 주전자 안의 차를 마실 잔 안에 뒤집혀 있는 길쭉한 잔에 먼저 가득 담은 뒤

두 잔을 서로 붙여놓은 상태로 그대로 뒤집어 내가 마실 잔으로 옮겨담는다. 길쭉한 잔을 서서히 들면 안의 음료가 옮겨감.

길쭉한 잔에 남아있는 우린 차향이 날아가기 전 한 번 맡아보며 향을 먼저 즐긴 뒤...

 

 

깨끗하게 우려낸 차를 마시면 된다.

 

 

찻잔은 그리 크지 않다. 소주잔보다 약간 큰 정도라고 보면 될까?

우리나라 백세주잔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되려나? 마음만 먹으면 한 모금에 가볍게 꼴깍 할 정도의 양이긴 하지만

천천히 맛과 향을 온전히 음미하면서 마시기엔 이만한 양이 제일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굉장히 부드러운 향을 지닌 녹차의 맛. 막 엄청 대단한 맛을 기대하면 안 되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다.

너무 강렬하거나 특색이 강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몸 안에 녹아드는 향과 맛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한 번 우려낸 뒤 주전자에 남은 찻잎은...

 

 

빈 그릇에 옮겨담아 버리면 된다.

차 한 번 우릴 때 말린 찻잎을 얼마 집어넣지 않은 것 같은데, 그 한 주전자에서 이렇게 엄청난 양의 찻잎이 나온다.

그러니까 양이 적은 게 아님. 진짜 말린 미역 불렸을 때 부풀어오르는 것마냥 찻잎도 엄청나게 부풀어오름;;

처음에 주전자에 찻잎 말린 것 넣을 때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된다. 그러면 무슨 참사가 일어날지 모르니까...

 

한 번 우리고 버리는 게 아깝다고 사용한 찻잎을 재활용하는 건 절대 비추.

일단 성분이 다 빠져나와 우려봤자 제대로 우려지지도 않을 뿐더러 억지로 우린다한들 떫은맛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왼쪽의 말린 차와 함께 제공된 네 종류의 다과.

인당 하나씩 먹을 수 있게 양은 그리 많지 않은 편. 리필이 따로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주전부리를 더 먹으려면 추가로 디저트를 주문을 해야 한다고 한다. 혹시나해서 물어봤는데 추가메뉴를 알려주더라.

 

 

콩가루에 버무린 쑥떡.

우리나라 인절미와 너무나도 비슷한, 아니 거의 똑같은 맛.

 

 

꽃 모양의 녹차다식.

 

 

슈가파우더가 뿌려진 말린 매실.

안에 씨가 들어있어 함부로 와작 씹었다가 치아 나갈 수 있으니 이거 먹을 때 진짜 조심할 것.

 

...아니 내 이빨이 날아갔더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런 사고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심하라고...

 

 

얇은 두께의 깨강정은 흰 깨와 검은깨 두 종류로 나왔다. 딱 예상 가는 고소한 달콤함이 감도는 맛.

 

 

녹차다식은 안에 단팥이 샌드되어 있고 보이는 것보다 훨씬 부드러워서

이쑤시개로 찍어먹으려고 하면 저렇게 잘 부스러지니 그냥 손으로 집어먹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다식이라고 해서 되게 퍽퍽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퍽퍽하지 않고 굉장히 부드러운 식감이라 차와 정말 잘 어울린다.

 

 

추위 때문에 투명 비닐로 가려놓은 게 좀 아쉽지만, 어떻게든 창 밖 풍경을 볼 수 있긴 하다(...^^;;)

같이 온 친구는 바뀌었지만, 3년 전에 왔던 그 자리 그대로 여기 다시 앉아 이 차를 즐기게 될 줄은 몰랐지.

 

...아 물론 3년 전 같이 왔던 친구들은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이번 여행에선 함께 하는 친구가 달라진 것 뿐.

 

 

따끈하게 갓 내린 차와 함께 잠시동안 이 분위기를 즐기며

다시 찾게 되어 다행이라는 기분을 한껏 만끽한다.

 

 

주전자 안에 가득 들어있는 뜨거운 물은 작은 찻주전자를 씻거나 컵을 씻는 용도로 사용해도 괜찮다.

저 나무판 위에 찻잔과 찻주전자를 올려놓고 씻으면 판 아래로 물이 빠지기 때문에 꽤 편리하기도 하고...

 

 

설마 이렇게 동글동글하고 조그만 게 불어봤자 얼마나 많아지겠어... 라고 생각했던 찻잎은

빈 그릇에 담기 버거울(?) 정도로 양이 엄청나게 불어났다.

 

 

모든 찻잎을 다 우리고 난 뒤의 빈 그릇들.

차를 다 마셨다는 건 이제 이 곳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가격대가 타이완 물가 치고 다소 높은 편이긴 하지만, 충분히 올 만한 가치가 차고 넘치는 곳, '아메이차루(阿妹茶樓)'

비록 이 곳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티브가 된 무대는 아니라 그걸 기대하고 왔다간 김이 샐 수도 있겠지만

꼭 그 작품의 배경이 아니더라도 매우 훌륭한 지우펀의 배경과 함께 느긋하게 앉아 차 마시기 정말 괜찮은 찻집이다.

그리고 수많은 홍등이 불을 밝힌 밤에 이 곳을 찾아오면 어떤 분위기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역시 지우펀을 다시 찾는다면 그 땐 일부러라도 밤에 찾는 게 옳을까나... 어떻게든 밤 풍경을 보고 싶긴 하다.

 

 

나갈 때 계산을 마치면 기념품이라며 아메리차루의 홍등을 밝힌 야경이 담긴 엽서를 하나씩 주는데

3년 전 방문했을 때 받은 엽서와 동일한 것이라 집에 두 장을 갖고 있는 중. 언젠간 이게 세 장이 되는 날이 또 오겠지.

지우펀의 기억을 아련하면서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된 가장 큰 존재 이유였던 '아메이차루(阿妹茶樓)'

 

코로나19의 긴 암흑을 뚫고 다시 만날 수 있어 정말 다행.

 

(아메이차루 구글 지도 링크 : https://goo.gl/maps/S9Qz34qCb13GPF8n6?coh=178572&entry=tt)

 

아메이차루 · 224 대만 New Taipei City, Ruifang District, 市下巷20號

★★★★☆ · 차 전문점

www.google.co.kr

= Continue =

 

2023. 5.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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