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내가 드라마 성지순례를 다 해보네, 7월 당일치기 군위, 의성여행
(2) 돌담이 아름다운 한적한 내륙마을, 군위군 대율리 한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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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휴게소에서 다시 차를 끌고 약 150km 정도 아래로 이동하여 대구광역시 군위군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제가 갔을 땐 군위군이 아직 대구로 편입되지 않은 상태라 경상북도 군위군이었지만요.
대구의 유명한 산 중 하나인 팔공산 둘레길 안내가 세워져 있는 걸 보니 내가 대구 가까운 곳에 왔다는 걸 비로소 체감.
제가 도착한 곳은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대율리 한밤마을' 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마을 입구에 이렇게 마을 지도와 함께 마을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어요.
한밤마을은 '내륙의 제주도' 라는 이름이 불릴 정도로 1,000년 여를 이어 온 전통의 '돌담길' 로 이루어진 마을이라 합니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대율리 전통문화마을' 비석.
작은 규모의 한적한 마을이긴 합니다만, 이 마을을 일부러 찾는 관광객들이 있어서인지
마을 입구로 들어오는 도로는 상당히 깔끔하고 넓게 정비된 편입니다.
또 입구 중심으로 슈퍼마켓을 비롯해서 식당과 몇몇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총 두 곳의 슈퍼마켓을 봤는데, 그 중 하나인 '대동슈퍼'
수도권의 도시에서야 이 정도 규모의 슈퍼는 동네 구멍가게 정도라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꽤 큰 슈퍼.
슈퍼 앞에 넓은 주차공간과 함께 커다란 나무, 그리고 그 아래 평상까지 마련되어 있어
동네 사랑방이나 마실 같은 역할도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옆엔 식당도 붙어있습니다.
일단 이 날 날씨가 엄청나게 뜨겁고 더웠기에, 음료 한 캔 사 들고 나왔습니다.
가게 안에 아무도 없어서 카운터 쪽에서 '계세요~?' 하니까 '나가요~' 하면서 안쪽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던...
슈퍼마켓 뒤로 가정집이 바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 것 같았습니다. 이런 구조의 가게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네요.
가게 앞 평상에 앉아 음료 홀짝.
오늘은 시간 쫓기지 않고 그냥 느긋하게 앉아서 쉬었다 천천히 움직이려 합니다.
그냥 이런 사람 많지 않은 한적한 분위기에서는 평소 여행 스타일과 다르게 천천히 움직이고 싶더라고요.
어쨌든 이 마을로도 버스가 들어오는데, 곧 대구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대구광역시 시내버스가 들어오더군요.
아마 행정구역 통합이 되기 직전부터 버스 노선은 개편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듯.
대중교통을 통해 이 마을로 찾아오려면 '대율 1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대율1리에 들어오는 대구광역시 시내버스 노선은 급행9, 급행9-1 두 개 노선.
배차간격이 짧은 노선이 아니니 둘 다 시각표를 보고 다니는 것을 권합니다.
둘 다 대구지하철 두 개 역과 환승경유가 되는데, 둘 다 3호선이고 하나는 칠곡경대병원역, 다른 하나는 팔거역이에요.
(대구 급행 9번 노선 및 안내 : https://namu.wiki/w/%EB%8C%80%EA%B5%AC%20%EB%B2%84%EC%8A%A4%20%EA%B8%89%ED%96%899)
(대구 급행 9-1번 노선 및 안내 : https://namu.wiki/w/%EB%8C%80%EA%B5%AC%20%EB%B2%84%EC%8A%A4%20%EA%B8%89%ED%96%899-1)
큰길을 따라 작게나마 조성되어 있는 상점가들.
이건 어떤 건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굳게 문이 닫혀 있습니다.
대동슈퍼와 더불어 마을의 유일한 두 개의 슈퍼마켓 중 하나인 '한밤슈퍼'
대동슈퍼에 비해 앞마당이라든가 건물 크기는 조금 더 작더군요. 진짜 시골 마을의 동네 구멍가게 같은 느낌.
주택 앞 텃밭에 고추를 많이 심어놓았더라고요.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군위군 부계면 버스 안내.
좀 전의 급행버스 9, 9-1번과 별개로 운행하는 군위군 농어촌버스 안내...긴 한데, 뭔가 외지인들은 알아보기 좀 힘드니
그냥 외지 사람이 이 마을을 대중교통으로 찾아온다면 대구 시내에서 급행9나 급행9-1번 타고 오는 게 낫겠습니다.
'대율(大栗)' - 커다란 밤이라는 뜻을 지닌 '한밤마을'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후 마을을 계속 돌아다녔지만 마을에 밤나무가 심어져 있는 걸 딱히 보진 못했어요.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
바로 옆엔 운동기구도 마당에 약간 설치되어 있는 모습.
마을의 유일한 병원이기도 한 대율보건진료소 앞 정자.
이런 된장(...)
...은 근처에 장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가게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이 항아리만 덜렁 남아있네요.
그와중에 항아리에 새겨진 된장 글씨 진짜 잘 명필이다...
나무 아래 설치되어 있는 대율1리 쉼터 팔각정.
역시 마을의 마실이라든가 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 같아 보입니다.
대율보건진료소 앞.
이제 슬슬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보려 합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도 차로 이동할 수 있지만, 거의 편도로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아주 좁은 편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돌담으로 조성된 길이 보이는데, 이것 때문에 이 곳이 제주도 같은 분위기라고 한 게 아닐까 싶네요.
얕은 돌담 위로 호박 넝쿨이 올라와 있습니다.
넝쿨 속에 한창 자라고 있는 호박도 숨어있더라고요. 이건 어디까지 클까...
마을 내 '대율사' 라고 하는 작은 사찰이 있는데, 이 사찰 내에 대한민국 보물 988호인 석조여래입상이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보물 제 988호, 석조여래입상의 모습.
사실 사찰 안으로 들어가 가까이서 보고 싶었으나 사찰 문이 굳게 잠겨있어 창틀 사이로 줌을 땡겨 찍은 것.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당시 신라 불상의 특징이 잘 남아있는 조형물로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지난 1989년,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대율리에 위치한 마을에 큰 사찰이 있었을 때 모셔져 있었으나 지금은 사찰이 축소되어 이리로 옮겨왔다는군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 한적한 마을길을 따라 이동하는 중.
특별히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그냥 마을에 길이 나 있으면 마음이 따르는 대로 길을 따라 걸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와,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마을 건물들이 이렇게 얕은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더라고요.
이 돌담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언제부터 이어져오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굉장히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군위군에서도 이 돌담의 가치를 인정하여 지금은 외지 사람들도 와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도록
마을에 '정겨운 옛 돌담길' 이라는 이름의 길을 조성하여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돌담길을 느긋하게 걸어다니는 중.
중간중간 사람이 보이긴 합니다만, 전부 마을 주민들이라 딱 봐도 외지인인 저는 사람 마주칠 때마다 살짝 뻘쭘한 느낌도;;
그래서인지 동네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전부 '어디서 오셨냐' 라고 인사를 하며 저한테 물어보시길래
하나하나 답해드리느라 진땀을 뺄 정도... 는 아니었고, 그냥 최대한 행동 조심하면서 또 공손하게 답해드렸습니다.
건물을 감싸고 있는 담이 전부 얕은 돌담으로 되어 있어 실제론 어떨지 모르나 마을이 되게 평화로워 보이더라고요.
뭔가 수도권이라든가 대도시 등에서 보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른 시골 마을만의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가정집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오래 된 기와 대문 안엔 어떤 건물이 있는 거지...
이 마을의 일부도 '팔공산둘레길' 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와, 이 정도 연식을 갖춘 기와집은 얼마나 오래 된 건물일까...
엄청 옛날 이야기긴 하지만 저희 외갓집이 이와 비슷한 느낌의 대문을 갖고 있던 건물이라 문득 반가운 마음도...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마을의 분위기를 느끼며 천천히 걸어가는 길.
평소의 저라면 진짜 급히 시간 쫓기며 다녔을텐데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꽃도 굉장히 예쁘게 피었고요.
아, 이런 꽃 사진 같은 거 많아지면 나이 든다는 증거인데, 사실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담 바로 아래 이렇게 작게나마 봉숭아 군락이 만들어진 모습도 조금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일부러 여기에 심은 건지 아니면 자연스레 퍼진 씨앗이 싹을 틔워서 이렇게 봉숭아 군락을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봉숭아꽃도 꽤 예쁘게 피어났습니다. 요즘은 손톱에 봉숭아물 들이는 사람들이 있는지 잘 모르겠군요.
대율리 마을 내에 '남천고택' 이라고 하는 오래 된 고택이 있는데, 이 마을 내에서 불상과 함께 볼 만한 시설인 듯.
마을 곳곳에 '남천고택 가는 길' 을 안내하는 안내 표지판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 내에 카페도 하나 있긴 한데, 이 날은 영업하지 않는 날이었어요.
영업을 했더라면 잠깐 들어갔다 나왔을텐데 이 점은 좀 아쉽더군요.
대율리 '동림재(東林齋)'
그리고 이 건물은 '한밤마을 대청(大廳)' 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262호로 지정된 서당이라고 합니다.
조선 초기 부림 홍씨 문중에서 건립한 건물로 임진왜란 때 한 번 소질되었으나 인조10년(1632년)에 다시 지어진 이해
학문을 공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으며, 지난 1992년 완전 해체 보수를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이라고 하네요.
딱히 출입금지로 지정된 건 아니고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사랑방이나 마실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9 경북 민속 문화의 해' 를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모습.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포토 스팟이 있는데, 해당 스팟마다 이렇게 사진 찍기 좋다는 안내를 해 주고 있습니다.
이 곳은 '경의재(敬義齋)' 고택.
사람은 없지만 대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한 번 들어가볼 수 있었습니다.
기와 지붕이 푸른 색으로 덧대어 칠해져 있는 경의재의 전경.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꾸준히 관리를 하는지 꽤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모습.
왠지 저기 걸터앉아서 조금 쉬어가도 좋겠단 생각이 잠깐 들긴 했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구경만.
대율리의 또다른 고택 중 하나인 '동천정(東川亭)'
동천정은 대문이 굳게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볼 순 없지만 얕은 돌담을 통해 밖에서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 아래 덩그러니 놓여 있던 파란 벤치 의자.
그 앞엔 딱 봐도 연식이 오래 되어 보이는 주택 하나가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은지 꽤 오래된 것 같아 보입니다.
호기심이 들어 좀 더 깊게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마을의 유일한 교회인 '대율교회'
교회 앞 길거리에 피어 있는 꽃. 무슨 꽃인지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마을의 유일한 미용실이 아닐까 추정되는 '한밤 미용실'
다방이라든가 국수집 등 마을 주민, 그리고 외지인들을 위한 상점가는 생각보다 꽤 많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다방 말고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도 있어요. 좀 일찍 온 바람에 아직 영업은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리고 이 카페 건물 바로 오른편에 마을이 공공화장실이 있읜 화장실 이용은 이 쪽을 통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 마트.
멀리 큰길가에서 바라본 대율리 한밤마을의 모습.
산 아래 자리잡고 있는 정말 한적한 분위기의 시골 마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날씨가 되게 좋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 좀 많이 덥긴 했습니다...^^;;
어쨌든 제가 이 마을을 찾아오게 된 이유는 최근에 정말 재미있게 본 '한 드라마' 촬영지를 성지순례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어떤 드라마인지에 대해선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 Continue =
2023. 7. 3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