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내가 드라마 성지순례를 다 해보네, 7월 당일치기 군위, 의성여행
(4)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중앙선 화본역(花本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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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대율리 한밤마을에서 드라마 '나쁜엄마' 성지순례를 마치니 할 게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하나만의 목적을 가지고 내려온 거라 다른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마을에서 꽤 가까운 곳에 '화본역' 이란 철도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화본역은 예전에 '간이역' 이라는 프로그램에도 등장한 적 있고 여러 매체에 등장한 꽤 유명한 철도역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침 한밤마을에서 약 9.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잘 됐다 하고 이동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9.7km가 수도권 기준으로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긴 하지만 차 끌고 다니는 지방에선 꽤 가까운 거리 맞습니다.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로 이동을 하다보니 이 정도 거리는 뭐 금방이지... 하며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어요.
화본역 건물 오른편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주차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를 마친 뒤 역전 광장에 서서 역사 건물을 정면으로 한 컷.
화본역(花本驛)은 중앙선상에 위치한 역으로 군위군 화본리의 중심가에 세워진 철도역입니다.
네티즌이 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으로 알려진 이 역은 1938년에 개업하여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하루에 무궁화호가 6회 정차하는 엄연히 여객 담당을 하는 철도역이기도 해요.
다만 2024년 이후 중앙선이 복선전철화되면서 선로가 이설되면 이 역은 폐역이 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역사 앞에 세워져 있는 화본역 안내촉지도.
화본역 앞 광장에 세워진 화본역에 대한 간략한 소개.
현재의 화본역은 1936년 세워진 역사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한 것으로 지난 2011년에 현 모습으로 단장을 마쳤다는군요.
역 근처는 '화본마을' 이라는 작은 마을과 함께 관광객들을 위한 몇몇 관광시설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만 저 안내를 보면 아시겠지만 '엄마아빠어릴적에' 라는 테마시설 이외엔 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의 거리(...)
제가 방금 전 다녀왔던 대율리 한밤마을도 이 곳에 표시되어 있더군요.
역전 광장에는 농협 365일 자동코너와 함께 문화관광해설안내 가이드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복고풍의 학생 교복을 테마로 한 포토 존. 어 그러고보니 포토존 아래 뭔가 보이는데...!!
너는 어디서 온 거니... 어, 근데 왜 날 발견하고 다가오는 거지...??
어라... 왜 내 앞에서 눕는 거지...???
뭐지, 왜 내 앞에 앉아서 냐옹거리는 거...??
혹시 이게 지금 '간택당했다' 라는 건가...?!
와, 진짜 저 처음 보는 고양이가 이렇게 다가와 눕는 거 처음 경험해보는 거라 잠깐 굳어있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런 식으로 고양이가 와서 친근하게 먼저 부비부비하는 경우가 다 있네요...
결국 한참동안 쭈그리고 앉아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양이의 그늘막이 되어줬습니다. 근데 이런 거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 고양이는 한참동안 제 앞에 누워서 저렇게 혼자 부비적대더니 다른 사람이 오니 유유히 풀숲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역사 한 쪽에는 새마을호 등급으로 굴리다 폐차된 DHC디젤동차 한 대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코레일' 로고를 달고 있는 걸 보아 2000년대까지 현역으로 굴렸을 법한 열차인데, 지금은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중.
다만 저 선두부 부분은 진짜 동차가 아닌 기존 새마을호 객차에 모형으로 전두부를 가져다 붙인 거라고 하더군요.
열차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현재는 문을 닫았고 객차 안으로 들어가는 문도 잠겨 있습니다.
새마을호 객차 바로 앞은 나무가 심어져 그늘이 만들어진 공원이 작게 조성되어 있어요.
공원 곳곳에 테이블과 함께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느긋하게 앉아 쉬거나 혹은 가져온 음식들도 먹을 수 있습니다.
공원에 설치되어 있던 화본역을 주제로 한 시구가 적힌 대리석.
역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시골 간이역답게 역사 내부는 그리 넓지 않고 아담한 편이긴 하나 깔끔하게 단장이 잘 되어있더라고요.
왼편에 유인 매표소 및 역무원실, 그리고 오른편엔 화본역의 역사 자료 및 전시품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간이역이긴 하지만 역무원도 상주하고 있고 여객열차도 서는 엄연한 여객철도 역사니까요.
MBC에서 2021년 방영했던 '손현주의 간이역' 방송 출연 기념으로
기념 스탬프와 함께 화본역 공식 스탬프가 함께 비치되어 있는 모습.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어갈 수 있습니다.
손현주의 간이역 1, 2회차 촬영역을 알리는 방송 포스터.
김준현, 손현주, 임지연 3인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2021년 2월부터 7월까지 약 6개월 여를 방영했었습니다.
1936년 처음 지어진 이후 현재에 이어오기까지 화본역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
사진 아래엔 역무원 모자와 함께 과거 화본역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간단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종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그냥 이런 물건들을 사용했다 정도... 책들은 철도와 관련되지 않은 책도 있는 걸 보아
기증받은 도서도 좀 섞여있는 것 같았어요. 책은 따로 유리 가림막이 없는 걸 보아 꺼내 읽어도 되는 모양입니다.
화본역 여객열차 운행시각표입니다.
하루 6회(상행 3회, 하행 3회) 열차가 운행하며 상행은 청량리행 두 편, 동해행 한 편, 하행은 부전행 두 편, 동대구행 한 편.
그 외에 이 역에 서진 않지만 환승열차 시각표도 함께 표기해놓아 환승 연계로 이 역에 찾아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역사 대합실은 무료로 들어올 수 있으나 승강장으로 나갈 땐 1,000원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입장 가능합니다.
물론 열차를 이용할 목적으로 승차권을 끊고 가는 거라면 그냥 나갈 수 있지만 이용을 안할 땐 입장권이 필요.
어짜피 비싼 요금도 아니라 한 번 나가볼 수도 있겠지마는 그... 딱히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 나가진 않았어요.
나가지 않아도 밖에서 어느 정도 승강장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밖에서 바라보는 것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승강장으로 나가는 출구 쪽에서 바라본 승강장 내 철도건널목.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어느 정도 있더라고요.
다들 승강장으로 가서 역명판, 그리고 승강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바깥 승강장 쪽에서 바라본 화본역사의 모습.
승강장 너머로 급수탑이 보이는데, 이 급수탑은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사용했던 시설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물론 사용하지 않는 급수탑이긴 하지만 철거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는데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시설물이라
향후 역이 폐역되더라도 역사 건물과 함께 저 급수탑을 계속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수도권 철도역 중에서는 향후 전철역으로 재탄생할 경원선 연천역에 이와 비슷한 급수탑이 하나 설치되어 있긴 한데
그 급수탑의 경우 대한민국의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코레일 양식의 화본역 역명판.
상, 하행 선로, 그리고 가운데 승강장이 있는 섬식 승강장의 구조.
시멘트로 만든 승ㄱ아장 곳곳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역 중앙의 건널목 쪽에 두 개의 역명판이 추가로 설치되어 있어요.
이 역명판의 경우 코레일 양식이 아닌 과거 1930년대 시절 사용했던 역명판의 양식을 최대한 재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가까이서 찍어 본 흰색 역명판의 모습.
봉림역의 표기도 현재의 Bongnim이 아닌 'Pongnim' 으로 표기한 것이 특징.
갑자기 철도건널목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길래 '어라, 열차 들어오나?' 하고 급히 카메라를 선로 쪽으로 돌렸는데요,
때마침 기관차 한 대가 이 쪽으로 들어오고 있더라고요. 근데 여객열차 올 시각은 아닌데 대체 뭐지... 했더니...
객차를 매달지 않은 기관차 한 대만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즉 여객열차는 아니었다는 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에 어쨌든 기차가 들어왔다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이 기뻐하며 연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
철도역엔 역시 열차가 들어와야 활기가 차는구나... 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Continue =
2023. 7. 3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