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있는 안암오거리 근처에서 친구 만나 저녁 먹으러 갔던 '이공김밥' 입니다.
이 근처 거주하는 친구가 여기 이 근처에서 가장 괜찮은 분식집이라는 소개를 시켜주길래 함께 들어가보게 되었죠.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막 줄을 설 정도로 혼잡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일단 김밥을 메인으로 하는 분식 겸 다양한 식사 파는 집이라 메뉴 구성은 김밥천국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김밥 종류가 아주 많고 떡볶이, 만두, 라면 등 다양한 분식이 준비되어 있어요. 볶음밥, 냉면, 돈까스 같은 식사도 있습니다.
매장 한쪽에 다소 난잡하게(?) 셀프 바가 비치되어 있는데 빈 그릇 포함 이것저것 있습니다.
밥솥, 그리고 뜨거운 국물과 반찬을 가져다먹을 수 있는 코너가 있어 모자란 밥은 여기서 더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식신 1스타 레스토랑 인증서가 있네요. 첨에 무슨 미쉐린 가이드인가... 하고 잠깐 놀랐던...ㅋㅋ
테이블마다 메뉴판 적힌 영수증 종이가 있어 여기다 주문하고 싶은 메뉴를 체크한 후 아주머니에게 전해주면 됩니다.
돈까스도 7,000원밖에 하지 않으니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이에요. 그런데 김밥이 어째 다른 데 비해 약간 비싼 듯 한데
나중에 김밥 나오는 거 보면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갈 수밖에 없긴 합니다.
인당 500원씩 주문하면 음료 전용 컵을 주는데, 탄산음료 디스펜서의 음료를 자유롭게 갖다마실 수 있습니다.
기본 식기와 국물 세팅. 국물은 김밥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장국이고요.
탄산음료를 주문하면 이렇게 생긴 종이컵을 내어주는데 이걸로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가져다마시면 됩니다.
제로 칼로리인 펩시 라임도 준비되어 있으니 칼로리 걱정 하지 않고 마셔도 괜찮아요.
기본찬은 배추김치, 그리고 깍둑썰기한 한 입 크기의 단무지.
가게의 대표 김밥인 '참치폭탄김밥(5,500원)' 인데요... 워... 뭔가 엄청난 게 나온 듯 합니다.
큰 접시에 김밥 한 줄, 그리고 마요네즈를 약간 짜서 나온 걸 보아 마요네즈를 살짝 찍어먹으라는 의미 같아요.
참치마요 삼각김밥 즐기는 방식처럼 말이지요.
일단 김밥 하나가 한 입에 넣기 다소 버거울 수 있을 정도로 크고요... 그리고 참치가 정말 많이 들어있어요.
진짜 밥은 살짝 내용물을 감쌀 정도로만 아주 조금 들어있고 그 속을 참치 절반, 그리고 우엉과 당근이 또 듬뿍,
단무지와 맛살, 계란지단, 햄이 감싸고 있습니다. 보통 김밥의 메인이라 하는 햄은 여기서는 진짜 곁들이 수준...
이렇게 내용물을 가득가득 채운 김밥이 맛이 없을 리 없습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참치의 맛은 달달하게 조린 당근과 우엉
이 두 가지 재료의 아삭함과 아주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데요, 마요네즈 살짝 찍어먹으면 참치마요의 맛도 느낄 수 있어요.
그 다음으로 주문한 김밥은 '제육김밥(5,500원)' 입니다.
말 그대로 제육볶음을 김밥 속재료로 넣은 거에요.
좀 전의 참치김밥과 내용물 구성은 거의 동일해요. 참치 대신 그 자리를 매콤하게 볶은 제육이 차지한다는 것 정도.
제육김밥이 뭐 지금에야 생소한 메뉴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제육을 가득 채워넣은 건 확실히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거지요.
참치김밥이 가게 대표 메뉴라 하지만 이 제육도 그 대표메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훌륭한 맛입니다.
제육볶음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메뉴를 싫어하지 않을 리 없어요. 아주 달달 매콤하고 또 든든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분식집에 왔으니 오래간만에 분식 감성 물씬 풍기는 '라볶이(5,500원)' 도 주문.
와, 근데 이거 진짜 2023년 물가로 이렇게 음식 나오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내용물이 엄청 푸짐해요.
혼자 식사대용으로 먹어도 엄청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은 기본인데, 라면과 콩나물은 물론
떡볶이떡, 어묵, 소시지, 각종 야채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거 2인분 아니라 1인분.
사이드로 '물만두튀김' 이라는 것이 있는데, 가격이 2,000원밖에 안 해서 대체 뭘까 하고 시켜봤더니
한 입 크기의 물만두를 튀긴 것 10개를 작은 접시에 내어주더군요. 가격이 안 높아 부담없이 충분히 시킬 만 합니다.
이렇게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면 바삭바삭하면서도 매콤하고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진짜 딱 한 입 크기에 쏙쏙 집어먹기 좋은 거라 떡볶이같은 것 시켰을 때 튀김 대용으로 선택해도 꽤 괜찮을 듯 합니다.
라볶이는 적당히 앞접시에 담아서...
라면 면발 꼬들꼬들하니 좋고~
떡볶이 떡도 적당히 말캉말캉. 쫀득쫀득보다는 말캉말캉 쪽이 좀 더 어울리는 식감.
적당히 매콤달콤한 맛이 아주 모범적으로 잘 만든 라볶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 분식집 라볶이가 이런 맛이 나야지...!!
딱 우리가 분식집 라볶이에서 기대하는 맛의 수치 있잖아요, 그 수치를 아주 이상적으로 표현한 라볶이라 보면 됩니다.
이렇게 김밥에도 라볶이 국물을 살짝 찍어 먹어보고...
20대 초반, 한창 식욕은 많고 돈은 없었을 때 김밥천국 같은 곳 가면 라볶이 하나 시킨 뒤 공기밥 추가해서
라볶이 건져먹고 남은 국물에 이렇게 공기밥 넣어 많이 비벼먹었거든요. 진짜 오래간만에 이렇게 한 번 먹어봤습니다.
물론 이번엔 공기밥 하나를 온전히 가져온 건 아니고 그냥 밥 아주 조금 가져와서 살짝 맛보는 정도로만...
오래간만에 이런 식으로 먹어보니 꽤 추억돋고 좋네요. 이젠 별로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이렇게 먹으면 맛있습니다.
상당한 볼륨감의 김밥, 그리고 아주 맛있는 라볶이를 먹을 수 있었던 고려대 안암오거리 근처의 '이공김밥'
여기 음식 가격도 높지 않고 부담 적어서 기회 된다면 다음에 다른 김밥이나 요리들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에요.
특히 라볶이는 정말 훌륭해서 외국인들에게 '이게 한국의 라볶이다' 하면서 소개해도 손색없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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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컴포즈 커피는 태어나서 처음 가 보네요. 느낌은 그냥 조금 차분한 메가커피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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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김밥 안암본점 찾아가는 길 : 안암오거리 교차로에서 신설동 방향, 본도시락 골목을 끼고 우회전 후 바로 옆건물
2023. 8. 2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