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종영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 하남시 석바대시장 편에 등장한 '하늘사다리' 를 찾았습니다.
두 모녀가 운영하는 분식집으로 방영 당시 엄청난 호평과 함께 큰 인기몰이를 했고 지금도 그 인기가 꾸준한 곳이지요.
오래간만에 다시 찾으니 원래 있던 가게 바로 맞은편에 먹고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분점을 새로 냈더라고요.
간판도 새롭게 달은 건 덤입니다. 다만 원래 위치에도 간판이 있고 내부에 공간이 있는 걸 보아 별도로 운영하는 듯 해요.
예전 방송에서 한창 화제가 되었을 땐 아침에 가서 번호표를 받거나 혹은 예약을 통해서만 김밥 주문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방송에 나온지 좀 되기도 했고 예전처럼 사람이 몰리지 않아 그냥 언제든 바로 김밥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에 먹고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빈 자리가 있으면 그냥 평범한 식당 가듯 들어와서 먹고가는 것도 가능해요.
방영 초기엔 먹고갈 수 있는 공간 없이 오로지 포장만 가능했는데 말이지요.
물론 장사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오가는 손님들은 꾸준히 많은 편이에요.
메뉴도 좀 늘었어요.
먹고 가는 손님들을 위한 식사 메뉴들이 이것저것 추가되었는데, 가격대는 상당히 괜찮은 편.
방송에 나왔던 솔루션 메뉴는 돈까스김밥과 묵땡김밥. 방영 당시엔 4,500원이었는데 지금은 5,000원이 되었습니다.
기본 식기 준비.
반찬은 배추김치와 단무지, 두 가지만 제공됩니다.
국물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주문한 '어묵우동(6,000원)'
유부와 모듬어묵을 듬뿍 넣고 끓여낸 우동으로 어묵이 생각했던 것보다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볼륨감이 상당히 좋네요.
혼자 먹은 게 아닌 나눠 먹은거라 적당히 앞접시에 어묵과 유부, 우동면을 잘 조합해서...
읭? 이 우동 식감 대체 뭐지...? 이거 분식집 우동 맞나?
우동 면발이 일반적인 분식집 우동이 아니에요. 그 일본식 우동전문점에서 나오는 수타우동의 쫄깃함이 있단 말입니다.
거의 떡 같은 식감의 엄청 쫄깃하고 찰진 매력이 있는데 이게 6천원짜리 우동에서 나올 퀄리티라고? 싶어 되게 놀랐던;;;
매장에서 직접 수타로 면을 뽑을 리는 없을텐데 어느 우동면을 쓰는지 진심으로 궁금. 여기 우동면 퀄리티 진짜 좋습니다.
국물은 단맛이 좀 강한 편. 이 때문에 약간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묵, 유부 건더기가 푸짐해서 좋았습니다.
여기 사람들 후기 보니 떡볶이가 맛있다고 해서 '떡볶이(4,000원)' 도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대접에 한가득 떡볶이가 담겨 나오는데 요새 분식집 물가 생각하면 상당히 괜찮은 가격.
어, 떡볶이 소스 진짜 맛있다...!!
적당히 매콤달콤하면서 살짝 걸쭉한 소스가 쫄깃한 떡에 굉장히 잘 스며들었는데 와 여기 떡볶이도 잘 하는 집 맞네요;;
와, 이 정도면 김밥집으로 솔루션받은 게 아니라 떡볶이집으로 솔루션 받은거라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맛.
진짜 사람들이 왜 여기 떡볶이 맛있다 맛있다 하는지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김밥이야 예전에 먹어본 적 있으니 대단하다곤 느껴도 막 놀라운 감동은 이번에 별로 없긴 했습니다만 떡볶이는 진짜 감동.
이런 류의 분식집 스타일 떡볶이 좋아한다면 여기서 무조건 한 번 드셔보시길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가게의 간판 메뉴인 '돈까스김밥과 묵땡김밥(각 5,000원)' 주문.
접시 하나에 두 가지의 김밥이 함께 담겨나오는데, 김밥 크기가... 정말 큽니다.
왼쪽이 묵땡김밥, 그리고 오른쪽이 돈까스가 들어간 돈까스김밥이에요. 돈까스김밥 쪽이 부피가 훨씬 더 큽니다.
돈까스김밥은 입 작은 사람은 한 입에 먹기 버거울 정도로 내용물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는데요,
일본 초밥집 같은데서 나오는 후토마키 같은 김밥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엄청 알차고 크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갓 튀긴 돈까스 두 덩어리와 채썬 양배추, 당근, 우엉, 맛살, 단무지, 그리고 어묵이 들어있어요. 밥은 살짝 감쌀 정도로만.
돈까스김밥 찍어먹는 소스가 별도로 나옵니다.
이렇게 소스를 살짝 찍어먹으면 되는데, 돈까스의 푸짐함과 양배추의 아삭거림이 조화되는 아주 이상적인 식감.
돈까스가 밥과 결합하여 눅눅해지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식감을 양배추의 아삭함이 어느 정도 보완해주기 때문에
김밥 안에 양배추와 돈까스를 같이 넣은 건 되게 괜찮은 선택이라 보여집니다. 간 자체가 조금 약한 편이라 그냥보다는
저렇게 소스 찍어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크기가 너무 커서 포만감 느끼기엔 이만한 게 없습니다.
다만 내용물 때문에 김밥이 부스러지기 쉬우니 젓가락으로 들고 먹을 때 조심하시기를...
묵땡김밥은 청양고추 넣고 볶은 돼지고기 안에 묵은지, 당근, 맛살, 단무지, 어묵을 넣은 김밥으로
돈까스김밥에 비해 크기는 좀 작지만 어디까지나 돈까스김밥에 비해서지, 이것도 일반 김밥보다 훨씬 볼륨감이 좋습니다.
돼지고기와 묵은지의 새콤함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맛. 이 쪽 역시 상당히 맛이 좋은 편이고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맵진 않으니 매운 것 못 드시는 분들도 먹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
이 김밥의 경우 이렇게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는 것도 꽤 괜찮더군요. 아 그리고 김밥 밀도는 이 쪽이 좀 더 높은 편이라
부피는 좀 작지만 한 개 먹었을 때의 만족도는 돈까스 김밥 못지않게 이 쪽도 훌륭한 편입니다.
이제 포장이 아닌 매장에서도 느긋하게 김밥과 몇몇 분식들을 즐길 수 있는 하남시 석바대시장의 '하늘사다리'
김밥은 말할 것도 없고 정말 의외의 놀라운 발견이었던 떡볶이의 맛과 어묵우동의 쫄깃한 면발까지.
방송에 나왔던 모녀 사장님도 다른 아주머니와 함께 여전히 일하고 계시고 친절하셔서 매우 기분 좋았던 방문이었습니다.
하남시 올 일이 있다면 여기 김밥과 떡볶이, 우동은 꼭 한 번 드셔보시길 바래요. 이 가격에 나오기 힘든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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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와 티 타임은 신장사거리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블론드 에스프레소와 가나슈 케이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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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사다리 모녀김밥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하남시청역 4, 5번출구 하차, 석바대시장 내 위치
2023. 4. 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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