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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4 베트남 하노이

2023.10.3. (28)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먹는 진짜 현지 사람들의 로컬 푸드, 길거리 쌀국수(Phở bò) / 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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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28)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먹는 진짜 현지 사람들의 로컬 푸드, 길거리 쌀국수(Phở b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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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시간 안 되게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겨 너무 멀리 나가진 못하고 호텔 근처만 돌아다니기로 했는데

막상 할 만한 게 딱히 생각나진 않았다. 그렇다고 호텔에 들어가 있긴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점심 때 고려식당에서 북한 요리를 먹은 이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간 출출함을 느꼈음.

 

아, 뭔가 먹어야겠다.

 

 

호텔 바로 맞은편에 바인미를 파는 가게가 하나 있었고 그리고 옆에는 쌀국수 파는 노점이 하나 있었는데

길거리 바인미는 오늘 아침에 하나 먹어보았고, 아직 호텔에서 제공하는 쌀국수 외에 현지 쌀국수를 먹어보지 못했으니

이걸 한 번 먹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무작정 이 노점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변변한 점포를 갖고 있는 게 아닌 그냥 길거리에 좌판을 열어 판매하는 완전 노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윗 사진은 아침에 찍은 풍경인데(저녁에는 찍지 못해서) 대충 이렇게 테이블 3개 정도만 놓고 장사하는 아주 작은 가게다.

 

 

한쪽에 저렇게 재료들을 쌓아놓고 또 쌀국수 육수가 담긴 큰 국통을 가져다놓은 뒤 면 삶아 국물 담아 제공하는 식.

전기라든가 가스는 어떻게 건물에서 끌어다 쓰긴 하는 듯.

 

 

대충 행주로 음식 찌꺼기 정도만 제거한 다소 축축한 테이블에 앉아 쇠고기 쌀국수 하나만 주문했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50,000동(약 2,750원) 이라고 하는데, 이게 정가인지 모르겠지만 뭐 정가 아니라도 괜찮겠지 싶었음.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먹는 베트남 쌀국수에 비하면 압도적이라 할 만큼 저렴한 가격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 옆에 현지 베트남 커플 한 팀이 쌀국수를 먹고 있었는데, 다 먹고 나갈 때 쌀국수 가격을 지불하는 걸 보니

50,000동이 정가 맞는 것 같았다. 여기서 살짝 안심하긴 했음. 딱히 외국인이라고 더 돈 받거나 하진 않는구나... 라고ㅋㅋ

 

 

엄청 빠른 속도로 쌀국수 한 그릇이 완성되어 내 앞에 턱 하니 놓여졌다.

이름 모를 호텔 앞 길거리 노점의 '쇠고기 쌀국수(Phở bò - 퍼 보)' 이 한 그릇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2,750원 정도.

꽤 넉넉한 양의 쇠고기 고명과 함께 쪽파, 고수, 숙주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는 국물이다. 고수 넣어줘서 정말 좋음.

 

 

테이블에 라임, 그리고 고추 썬 것이 비치되어 있어 좀 더 맵게 먹으려면 고추를 살짝 넣어먹으면 더 좋다.

라임은 취향이 아니라 굳이 넣진 않았고 적당히 썬 홍고추를 조금 고명으로 얹은 뒤 슥슥 저어서 먹기 시작했다.

 

 

...어라, 맛있...네??

현지인들이 대충 끼니로 때우는 투박한 길거리 쌀국수일 뿐인데 꽤 맛있다. 국물이 아주 진하고 또 풍미가 좋음.

게다가 부들부들하게 삶은 쌀국수면도 후루룩 넘기기에 부담이 없기도 했거니와 고명으로 얹어진 쇠고기는 양도 적당하고

식감은... 살짝 질기긴 했지만 이상한 냄새같은 건 전혀 없는 나쁘지 않은 쇠고기였다. 와, 이거 진짜 별거아닌데 맛있네...

 

...솔직히 말해 어설픈 대한민국의 8~9천원 받는 베트남 쌀국수집보다 이 집의 길거리 노점 쌀국수가 더 나았을 정도.

이런 건 식사 대용보다는 뭐랄까 밤에 후루룩 먹는 야참 같은 느낌으로 즐기면 더 좋을 것 같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진짜 맛있게 먹었다...!!

이 정도면 호텔에서 아침에 제공되는 쌀국수보다 더 진하고 맛있는 국물이었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쌀국수 평균이

대충 이 정도 될 거라 생각하니 적어도 베트남 여행을 할 때 맛없는 쌀국수 만날 가능성은 매우 적겠다 싶더라.

물론 쌀국수라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 한해서겠지만...

 

 

내가 마지막 손님이었는지, 내가 일어나고 나니 재빠르게 의자들을 정리하고 테이블을 접기 시작하더라.

 

 

쌀국수 먹고 나와 다른 골목을 조금 돌아다니다 다시 와 보니 언제 이 곳에 노점이 있었느냐는 듯이

좀 전까지 쌀국수를 먹었던 노점은 흔적조차 남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밤이 되면 가게가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그리고 이 가게는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나오니 다시 내가 먹었을 때 모습 그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ㅋㅋ

베트남의 대다수 길거리 쌀국수 노점이 이렇게 운영된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음. 기대 이상의 귀중한 경험을 했다.

 

= Continue =

 

2023. 10. 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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