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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4 베트남 하노이

2023.10.3. (29) 지옥의 냄새와 천상의 단맛, 과일의 여왕 두리안과 함께하는 하노이의 밤 / 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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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재도전, 인생 첫 베트남 하노이(2023.4)

(29) 지옥의 냄새와 천상의 단맛, 과일의 여왕 두리안과 함께하는 하노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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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다 받은 친구도 나왔고, 호텔 들어가기 전 오늘은 맥주랑 안주나 즐기자며 근처 마트를 찾았다.

편의점이 골목마다 있는 타이완, 일본과 다르게 베트남은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를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데

우리 숙소 근처에도 편의점이 없어 밤 늦게 영업하는 매장을 가려면 편도 약 10분 정도 거리를 걸어가야만 했다.

 

첫날 본 서클-K 편의점이 한 곳 있고, 'S-Mart' 라는 편의점보단 늦게까지 하는 슈퍼마켓에 가까운 마트 둘이 있었다.

일단 두 군데 편의점을 전부 돌아보기로 했음.

 

 

편의점에서 파는 비비고 고수김치(...)

이 김치, 결국 호기심을 못 참고 구매한 뒤 한국으로 가져왔는데 내 블로그를 통해 리뷰를 하긴 했었다. 맛 진짜 별로였음;;

(베트남 한정, 비비고 고수김치 : https://ryunan9903.tistory.com/2375)

 

2023.7.4. 비비고 고수김치(베트남 한정 - CJ푸드) / 배추김치와 고수의 기괴망측한 조합(...)

베트남에서 사 온 음식 중 굉장히 신경쓰이고 기괴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CJ푸드에서 만든 '비비고 김치' 인데요,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해빠진 비비고 김치는 머나먼 타국에

ryunan9903.tistory.com

 

 

대한민국의 허니버터칩이 여기서도 정식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가격이 진짜 현지 기준으로 흉악하다.

56,000동(약 3,100원)이 뭐니 대체... 다만 이건 작은 봉지가 아닌 큰 봉지라 대한민국 가격도 이와 비슷하긴 한데

베트남 현지 물가를 감안해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스낵임에는 어쩔 수 없다.

 

 

'너무 매워!' 라는 한글 문구에 홀려 구매할 뻔했으나 결국 다른 과자에 눈길이 끌려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다른 마트에서 이걸 작은 봉지로 판매하는 걸 발견해서 결국 그걸로 사 와서 맛볼 순 있었다...ㅋㅋ

 

 

흔히들 일본이 코카콜라 가격이 싸다고 찬양, 또는 칭찬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은데

베트남의 코카콜라는 일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싸다. 대형마트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500ml 페트 가격이

정가 12,000동. 우리 돈으로 약 65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게 특징.

다만 베트남 코카콜라는 사용되는 물의 차이 때문에 맛이 꽤 다르다고 하여 코크 매니아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하는 모양.

이후 여행 중 한 번 마셔보았는데, 확실히 조금 다르다 - 라는 게 느껴지긴 했다. 다만 가격이 그 모든 걸 압살한다는 느낌.

 

 

여기 편의점에서도 이렇게 스낵과 묶어 증정 행사를 하는 걸 볼 수 있다.

25,000동짜리 스낵 두 봉을 구매하면 500ml 콜라 하나를 무료 증정하는 행사. 4월 한 달간 행사를 했었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진공 레토르트 포장된 닭발도 팔고 있음(...)

원래 닭발을 별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이건 어떻게 먹을 엄두가 나지 않더라.

 

 

'한국의 매운 맛 새우 크래커' '오징어 크래커'

대한민국 제과회사에서 생산한 스낵이 아닌데 이렇게 한국의 맛을 표현했다고 하는 상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거의 대부분 '매운맛' 을 넣으면 '한국의 맛' 이라고 소개하고 있더라.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맛은 이런 게 아닌데...ㅋㅋ

다만 개중에 몇 개는 꽤 흥미로운 것들도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들도 있더라고.

 

 

가령 이 '바나나 우유퐁당 과자' 는 패키지를 보아 베트남 자체 생산은 아니고 타이완 생산품인 것 같은데

저 단지 모양의 바나나우유 병은 이름은 써 있지 않아도 누가 봐도 '빙그레 바나나우유(...)'

하나 사 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으나 베트남 자체 생산품이 아니라 130,000동(약 7,000원)이란 살벌한 가격이라 패스.

 

 

과자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맥주는 좀 전에 롯데마트에서 사 놓은 것이 있어 일단 냉장고에 넣어 식히는 중.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문 열어있는 한 카페가 있었는데, 늦은 시각에도 저렇게 나와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이 있더라.

재미있는 건 저 의자 바닥에 엄청나게 많은 견과류 껍질이 퍼져 있는데 해바라기씨 까먹은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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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 냉장고에 차게 식힌 '비아 사이공 라거' 맥주를 하나 뜯은 뒤...

 

 

좀 전에 마트에서 사 온 싱가포르 풍 감자칩인 '오-스타 cua sốt' 이라는 스낵.

이거 정말 의외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조사가 '오리온' 이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판매되진 않는 100% 현지 제품.

 

 

싱가포르 여행을 가면 칠리 크랩 요리를 꼭 먹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크랩 맛을 재현한 스낵인 듯.

cua sốt(꾸어 쏫) 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칠리 크랩 요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낵은 일단 평범한 감자칩처럼 생겼네...

 

 

눈 앞에서 황홀한 칠리 크랩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스낵... 까진 아니고 그냥 적당히 매콤달콤한 맛의 스낵.

딱 맥주 안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맛이다. 이 정도 맛이면 거부감도 크지 않아 대한민국에 나와도 괜찮을 듯 한데

아마 언젠가 대한민국에 이런 맛이 나온다면 포카칩이나 스윙칩 기간한정 맛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스파이시 코리안 치킨 비스킷 스틱'

좀 전에 서클-K 편의점에서 봤던 '너무 매워!' 라는 문구가 써 있는 그 문제의 스낵을 작은 포장으로도 팔길래 집어온 것.

패키지만 보면 무슨 지옥에서 올라온 스낵처럼 보이는데, 일단 '한국풍' 이라고 하면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니 왜 다들 '한국의 맛' 이라고 하면 무조건 맵다고만 하는 거야...ㅋㅋ

약간 이게 대한민국 사람들이 쌓은 업보... 도 없진 않겠지만서도... 여튼 매운 양념치킨맛이라니, 기대가 꽤 크다.

 

 

...는 무슨, 야잌ㅋㅋ 삼양라면 뿌셔서 스프 뿌려먹는 게 이거보다 더 맵겠다!

당연하겠지만 그냥 '살짝 매운맛 내려 시도는 했네?' 라고만 느낄 수 있는 짭짤매콤한 스틱형 스낵.

양념치킨의 달콤한 풍미가 느껴지는진 잘 모르겠고 그냥 맥주안주로 가볍게 집어먹기 좋긴 하겠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베트남 사람들이 일본 사람처럼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은 아닐텐데, 생각보다 매운맛 내성이 약한 건가?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이 정도 매운맛은 매운맛으로 인식되지 않을텐데, 뭔가 기대보다 매운맛이 약해 좀 아쉬웠던 맛.

 

 

그리고 좀 전에 롯데마트에서 구매한 '두리안' 도 꺼냈다.

어떤 호텔에서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텔 안에서 두리안을 먹는 게 금지된 곳도 있다던데, 여긴 딱히 그렇진 않았음...;;

오히려 포크나 젓가락 등의 식기가 없어 프론트 데스크로 가서 지배인에게 혹시 식기류를 쓸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아침 식사를 했던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면 비치되어 있으니 필요한 만큼 가져가 쓰라는 쿨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작은 규모의 호텔이 이럴 땐 또 좋네...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니 식당 불은 다 꺼져 있었고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둠을 뚫고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 식기류가 있던 곳으로 가서 포크 두 개를 챙겨갖고 나왔다.

 

 

이 한 팩 가격이 무려 259,826동... 약 14,500원인데 대한민국에서 사는 것보다야 저렴하지만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두리안은 그냥 대한민국에서만 비싼 게 아니라 열대과일 생산하는 현지에서도 비싼 과일이라는 걸 체감했던 부분.

 

 

비닐을 뜯고 팩을 열자마자! 과육에서 풍겨오는 어마어마한 냄새...!! 그래 이게 두리안이지!!

취두부만큼의 끔찍한 악취는 아니지만, 두리안에서 나는 냄새도 처음 맡아보는 사람은 코 틀어막고 경악할 정도로

그 냄새가 진짜 기괴하기 짝이 없는데, 대체적인 사람들의 평으로는 '가스 새는 냄새' 혹은 '양파 썩는 냄새' 라고 표현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사람들은 '달콤한 커스터드 푸딩을 재래식 화장실 변소에서 먹는 냄새' 라고도 하는데

이 원인이 되는 냄새는 냄새가 없는 도시가스를 사람들이 감지하게끔 인위적으로 첨가한 '에탄티올' 성분이라고 들었다.

 

의외로 갓 수확한 두리안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경우 냄새는 나지 않지만 발효가 되지 않아

과육이 딱딱하고 맛이 없다고... 발효를 통해 냄새가 진해지지만 그만큼 과육이 부드러워지고 단맛 성분이 올라오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맛을 즐기려면 발효를 시켜 냄새가 나는 상태로 즐겨야 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는 두리안 냄새를 사전에 미리 극복을 해서 지금은 나름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같이 간 친구도 두리안에 대해 그렇게 끔찍한 거부감이 없어 자연스레 호텔방에 펼쳐놓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일단 나이프로 두리안을 한 조각씩 집어먹을 수 있도록 썰었는데, 안에 큰 씨앗이 들어있어 쉽게 썰어지진 않더라.

그리고 과육이 매우 물러서 굉장히 끈적끈적한 것이 특징. 마치 상온에 오래 놔둬 녹아버린 버터를 써는 느낌이 들었다.

 

 

냄새는 끔찍하지만 그 끔찍한 냄새를 극복할 수 있다면 진짜 천상의 부드러운 달콤함을 만날 수 있는게 두리안의 매력.

어떻게 이런 냄새가 나는 과일에서 이렇게 부드럽고 황홀한 단맛이 있지? 라 놀랄 정도로 과육이 정말 달콤한데

이건 과일이라기보다는 버터와 계란을 듬뿍 넣고 만든 엄청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을 먹는 듯한 느낌을 받는 맛이다.

냄새만 극복할 수 있다면... 진짜 냄새만 극복한다면 이만큼 맛있는 과일이 또 없는데, 그놈의 냄새만 잡을 수 있다면...ㅋㅋ

 

두리안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 그리고 두리안 냄새의 정체를 잘 몰라 막연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일단 생 두리안 과일을 먹어보기 전, 두리안 아이스크림, 두리안 비스킷, 두리안 캔디 같은 두리안으로 만든 가공식품을

먼저 먹어보는 걸 권한다. 중국식품 전문점이나 동남아 식품 전문점 가면 은근히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고

어떤 것이 되었든 일단 그걸 먼저 먹어본 뒤 거기서 나오는 냄새를 극복하거나 혹은 거부감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면

그 다음에 생 두리안 과일을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두리안의 매력을 알아줬으면 하고...

 

이렇게 베트남에서의 2일차 마무리. 여행기도 이제 슬슬 반환점에 접어들기 시작한다.

 

= Continue =

 

2023. 10. 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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