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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3.9 천안

2023.12.26. (2) 왜 다들 병천순대가 최고라는지 알 것 같은 맛, 청화집(천안시 병천면) / 전철타고 떠난 2023년 9월 당일치기 천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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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타고 떠난 2023년 9월 당일치기 천안여행

(2) 왜 다들 병천순대가 최고라는지 알 것 같은 맛, 청화집(천안시 병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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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 버스 타고 이 먼 병천까지 일부러 찾아간 이유는 '병천순대 먹기 위해서'

내려오기 전까지 '박순자 아우내순대', '청화집', '충남집' 이 세 곳의 가게 중 어디로 가야 할까 한참을 고민했다.

그 중 가장 평균적인 평이 좋았던 곳은 박순자 아우내순대였고 청화집은 살짝, 아주 살짝 평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화집을 택한 이유는 밥 먹으러 혼자 방문할 때 이점이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메뉴가 여기 있어서.

어떤 메뉴 때문인지는 계속 포스팅 쓰면서 아래 메뉴판 나오면 소개할 것이다.

 

 

 

참고로 병천에서 최초로 순대를 시작한 집이 바로 이 '청화집' 이라고 한다. 가장 역사가 깊은 노포.

그래서 매장 입구엔 '백년가게' 라고 하는 인증 간판과 함께 천안시에서 지정한 전통업소 현판이 함께 붙어있었다.

 

 

 

아주 이른 시각에 방문해서(9시 40분 정도) 매장 내에 손님은 없었고 직원도 아주머니 한 분만 계셨다.

굉장히 한가하고 느긋한 분위기라 장사를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들어가니 바로 편하신 데 앉으라고 안내해주시더라.

다행히도 TV를 켜놓아 엄청 적막한 분위기는 아니었던지라 혼자 앉아있는 어색한 분위기는 없었다.

 

청화집의 국밥 가격은 8,000원. 다른 곳에 비해 1,000원 저렴한 편.

국밥이 좀 더 싸니까 이 가게를 선택! 이런 건 아니고 메뉴판을 보면 '모듬순대 반접시' 가 있다.

바로 이 '모듬순대 반접시' 메뉴의 존재가 내가 이 가게를 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기도 하다.

 

모처럼 병천까지 내려와서 그냥 순대국만 먹기엔 좀 심심하고 결국은 모듬순대도 따로 시켜 제대로 즐겨보고 싶었는데

아무리 내가 대식가 기질이 있다 하더라도 모듬순대 큰 걸 시켜서 순대국과 함께 먹어치우는 건 좀 무리.

오늘 이거 하나만 먹고 아무것도 안 먹을 예정이라면 어떻게 가능이야 하겠지만 이따 오후에 또 찾아갈 가게들이 있어

아무리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다고는 해도 모듬순대 큰 걸 시키는 건 좀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긴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반접시 주문이 가능하니 이거 주문하면 양이 많아 다 못 먹을 걱정을 안 해도 되잖아.

 

 

 

종이컵에 담긴 생수, 그리고 물티슈와 함께 기본 식기 준비.

 

 

 

세 종류의 양념장이 나온다. 위에서부터 양념 다대기, 그리고 소금과 새우젓.

소금이야 뭐 모듬순대 나오면 찍어먹으라는 용도인 듯.

 

 

 

김치가 큰 스테인레스 그릇에 통째로 담겨나오는데, 썰지 않은 김치, 그리고 섞박지가 함께 제공된다.

 

 

 

함께 나온 앞접시에 가위를 이용하여 먹을 만큼 직접 잘라먹으면 되는데

누가 여기 김치 맛있다고 칭찬하던 게 생각나더라. 칼국수집 김치처럼 자극적이고 맵지 않은데 적당히 잘 익어

국밥이랑 함께 먹기 딱 좋게 특화되어 있는 아주 괜찮은 김치 맛이었다. 지나치게 튀지 않고 국밥이랑 잘 어울리는 맛.

 

 

 

순대국, 그리고 모듬순대가 전부 나와 전체샷으로 한 컷~

 

 

 

'모듬순대 반접시(7,000원)'

당면과 피가 함께 들어간 큼직하게 썬 순대와 함께 머릿고기, 간 등이 작은 접시에 차곡차곡 담겨나왔다.

아침 일찍이고 또 혼자 온 손님임에고 불구하고 순대는 식지 않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아주 뜨거운 상태로 제공되던데

나 순대국보다도 이거 보고 좀 감동. 접시 자체가 크진 않았지만 순대랑 머릿고기 차곡차곡 쌓아올린 모양새에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알차게 담았다는 느낌이 전해져서였다.

 

사실 일반 분식집 순대 1인분 가격도 요즘 싼 곳은 4,000원, 비싼 곳은 5,000원 이상인 걸 감안하면 이건 완전 좋은 거지.

 

 

 

순대 하나 먹어보고 '왜 사람들이 병천순대 병천순대 하는지 알겠다' 라는 말이 바로 나오더라.

아쉽게도 피만 들어간 100% 피순대가 아닌 당면, 야채, 피를 함께 섞어 쪄낸 당면순대 베이스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면 특유의 미끄덩한 식감 없이 굉장히 쫄깃쫄깃하고 또 입에 짝짝 달라붙는 식감이 최고더라.

그 단순히 '쫄깃하기만 한 게 아닌' 입 안에 쩍 달라붙는 찰기, 그 찰기가 이 집 순대 잘하는 집이라 생각한 결정적인 계기.

 

또 순대 자체에 은은하게 간이 되어있어 소금이나 새우젓 찍어먹지 않고 그 자체로만 먹어도 꽤 괜찮았다.

 

 

 

머릿고기는 따끈하게 익어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게 그 자체만으로 술이 생각나게 만드는 맛.

나야 아침부터 움직이는 거에다 혼자 다니는 거라 술을 시키지 않았지만, 만약 소주를 잔 단위로 팔았다면 고민했을 듯.

 

 

 

순대국과 함께 나오는 공기밥은 그냥 평범한 공기밥이다.

이 가게에서 맛 본 음식 중 가장 평범하다고 느꼈던 것.

 

 

 

국밥 역시 뚝배기 그릇에 팔팔 끓는 상태로 제공.

팔팔 끓어오르며 공기방울 올라오는 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인데 렌즈에 김 서리지 않게 남기려고 여러 장 찍었다.

 

 

 

뚝배기 열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 들깨가루, 그리고 새우젓을 건더기만 듬뿍 얹었다.

양념 다대기는 이번엔 따로 넣지 않았음. 그냥 매운 국물보다는 이 자체의 뽀얀 국물을 좀 더 즐기고 싶었거든.

 

 

 

야인시대 드라마에 나오는 이정재의 명대사.

'이 집 해장국(순대국)은 정말 일품이란 말이야. 국물도 뻑뻑하고 고기도 꽤 많이 들었어' 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국물.

8,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돼지부속과 순대가 국물 반 고기 반이라 해도 될 정도로 그득 들어있었다.

 

 

 

깔끔하게 잡내는 잡아 돼지냄새가 조금도 나지 않는 진국 국물과 쫄깃쫄깃한 고기.

 

 

 

순대 또한 별도로 주문한 접시순대와 동일한 것이 들어있는데 접시순대만큼의 쫀득함은 조금 덜 했지만

그래도 진한 국물을 머금어 좀 더 촉촉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이 일품이었다. 그 옆의 간도 매우 쫄깃하니 좋았음.

 

 

 

어느 정도 건더기를 건져먹은 후 바로 공기밥 투하.

 

 

 

국밥이라면 사실 크게 가리지 않는다지만 역시 난 곰탕, 설렁탕보단 이런 돼지고기 국물의 국밥이 더 취향인 듯 하다.

일단 건더기가 좀 더 푸짐해서 제대로 먹는 맛이 나고 돼지에서 우려낸 이 진한 진국이 쇠고기와는 다른 깊음이 있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설렁탕과 순대국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주저없이 순대국을 고를 듯.

 

 

 

순대국밥 위에 깍두기 한 점... 최고지...

 

 

 

국밥 먹으면서 중간중간 접시순대와 부속 고기도 먹어주고...

이 반접시 순대는 혼자 먹기에도 꽤 양이 많아 2~3인 정도 방문했을 때 하나 시켜 나눠먹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거의 이제 바닥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더기가 많이 남아있었다.

돼지고기 부속, 순대 건더기를 아껴가며 먹은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렇게 많은 부속들이 남아있는 걸 볼 수 있다.

 

 

 

공복 상태로 아침일찍 집에서 나와 천안역, 거기서 버스 갈아타고 40분을 달려 병천까지 오느라 정말 배고팠는데

허한 뱃속을 따끈한 국물로 채워주니 이보다 더 든든하고 기분좋은 만족스러움이 또 없다. 진짜 맛있었어.

 

왜 사람들이 '병천순대' 라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갈 만한 맛이었다. 이 정도 국물과 순대면 찾아올 만 하지.

돼지 잡내 없는 뽀얀 국물과 푸짐한 양도 좋았지만 쪄낸 순대에서 나오는 특유의 쫀쫀함은 정말 여기서만 맛볼 수 있고

다른 순대전문점과는 기본적인 레벨부터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기분 좋게 배 두들기며 결제. 순대 반접시 곁들여 배부르게 먹었는데 나온 금액은 15,000원.

서울 중심가에서 국밥 한 그릇 15,000원 받는 집도 널리고 널렸는데 확실히 밑으로 내려오니 가격 싼 게 피부로 느껴진다.

 

 

 

병천에서 최초로 순대를 시작한 집, '청화집'

 

어찌보면 병천순대거리의 역사를 함께 한 산 증인과도 같은 곳인데 그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맛은 거짓 없는 진짜였다.

천안에 여행으로 내려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가 볼만한 곳.

아무래도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천안을 또 갈 일이 있으면 그 때도 병천을 들리고 싶은 소망이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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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화집 찾아가는 길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충절로 1749(병천리 167-6), 병천우체국 정류장에서 도보 약 1분

https://naver.me/GJE1Qr5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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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6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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