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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3.12 부산+쓰시마

2024.2.11. (7) 지옥 문앞에서 살아돌아옴;; 쓰시마 히타카츠행 여객선 '니나(NINA)' /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 쓰시마(대마도) 1박2일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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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 쓰시마(대마도) 1박2일 일주

(7) 지옥 문앞에서 살아돌아옴;; 쓰시마 히타카츠행 여객선 '니나(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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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도 일단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곳이라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면 탑승구가 있는 면세구역과 연결된다.

이 곳에도 면세점은 물론 면세품 인도장이 있어 담배, 술을 비롯한 면세 쇼핑을 하는 것이 가능.

아니 사실 대마도(여기서부턴 쓰시마 대신 대마도라 호칭) 여행의 꽃이 면세쇼핑이기 때문에 이게 없는 건 말이 안 된다.

 

 

 

생각보다 면세점이 꽤 크더라.

특정 명품 브랜드가 들어선 건 아니고 그냥 여러가지를 한번에 판매하는 종합 면세점이 있는데 꽤 크고 그럴듯해서 놀람.

공항 면세점도 아닌 배 타고 가는 여객터미널 면세점이라 규모가 작을거라 생각했는데 완전한 오판이었다.

 

 

 

특히 가장 인기가 있는 건 담배, 주류 면세점.

대마도 특성상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많은 중, 장년층 여행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사람이 좀 빠진 후에 찍어 그렇지 처음 들어오니 이 쪽에만 담배, 술 사려는 사람들 줄이 쭉 늘어서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타이완 여행 때 이제 필수로 사 온다는 타이완 대표 위스키, '카발란'

특히 가장 왼쪽에 있는 파란 색 라벨의 비노바리끄 솔리스트는 면세점에서 무조건 사야 하는 필수품이라고 한다.

 

 

 

친구 줄 담배도 일단 하나 구입.

여기도 결제를 할 때 한국 화폐, 그리고 달러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결제할 수 있다. 이건 약 35,000원 정도.

 

 

 

면세구역 안의 유일한 카페, '카페마루'

딱히 매장 안에 마시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건 아니고 테이크아웃 전문 가게 앞에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앞에 앉아서 마시고 가면 된다. 딱히 카페 전용 공간은 아닌 듯 배 기다리는 사람들이 음료 주문 없이 있기도 하고...

 

 

 

탑승장 바로 앞에 보이는 거대한 전광판으로 출발 예정 안내 여객편을 알려준다.

내가 타야 할 여객선인 09시 10분, 대마도 히타카츠 항으로 출발하는 '니나호' 가 탑승을 시작한다는 안내.

 

 

 

여객선 탑승은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탑승구 앞에 줄을 서서 티켓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식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여객선은 비행기와 달리 기내 반입 금지물품이야 있지만 수하물 무게 제한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

다만 위탁수하물을 부친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모든 짐은 직접 들고 타야 하는 약간의 불편이 있긴 하다.

 

 

 

마침내 출국...!!

대마도도 일단 일본 영토니까 출국이라고 쓰는 게 맞지.

 

 

 

선착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찍은 부산항대교. 구름도 하나 안 보인다.

 

 

 

탑승합니다~!

 

국제선 여객선을 타 보는 건 2008년, 부산에서 후쿠오카 갈 때 이용한 이후 무려 15년만이다.

그 사이 국내 여객선이라든가 당장 지난 5월, 후쿠오카에서 아이노시마 갈 때 탔던 여객선 등 배는 여러 번 타 봤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해외로 나가는 여객선은 정말 오래간만이라 좀 느낌이 신선하달까...

 

무엇보다 가장 신기했던 건 비행기는 이륙을 하면 더 이상 핸드폰 데이터 사용이 불가했지만 배는 그렇지 않다는 것.

계속 대마도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핸드폰 전파가 잡혀 데이터 사용은 물론 전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다.

 

 

 

창가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음.

옆자리에 사람이 안 와서 짐 펼쳐놓고 편하게 가길 바랬으나 젊은 여성 관광객 둘이 자리를 잡고 앉더라고.

 

 

 

일단 배가 출항하기 전, 일본 입국신고서를 급히 작성한다.

전에도 이야기했든 히타카츠항에는 자동 출입국 심사를 할 수 없어 입국할 때 입국신고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일본 내 체류지는 예약했던 호텔 이름을 적으면 되고 나머지도 평소 일본 입국할 때 쓰는 그것과 동일하게 쓰면 된다.

 

 

 

선착장 쪽에서 바라본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거의 만석을 찍더라. 진짜 대마도 인기 많네;;

아무대로 위탁수하물 없이 모든 짐을 다 들고 타야하니 사람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짐 때문에 실내는 좀 어수선한 편.

 

 

 

기내 면세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면세점 앞에 이렇게 가격표를 붙여놓았다.

'니나카페' 라는 이름의 작은 판매소가 여객선 1층 뒷편에 있는데 맬주, 콜라, 커피 같은 가벼운 음료도 함께 취급.

다만 금일은 파도가 조금 높다고 하여 여객선이 출항하기 전, 부산항에 대기할 동안만 잠깐 면세점을 운영한다고 했다.

 

 

 

마침내 여객선은 대마도 히타카츠 항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히타카츠항은 대마도의 북동쪽에 위치한 항구로 니나호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서서히 멀어지는 부산광역시.

 

 

 

좀 전에 여러 번 봤던 부산항대교 아래를 지나간다.

 

 

 

부산항대교를 지나 영도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부산과는 서서히 멀어지고 여객선을 일본을 향해 달려간다.

 

대충 핸드폰 전파는 여기를 출발해서도 한 시간 약간 안 되게 계속 대한민국 전파가 잘 잡히더라.

핸드폰 쓰면서 가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안 터지게 되는 때가 있는데 그 때 일본 해역으로 들어온 거라 생각하면 된다.

로밍을 한 사람이라면 자동으로 로밍 안내가 뜨겠지만 유심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그 시점에서 일본 유심 갈아끼워야 함.

뭐 누군가 대마도 북쪽에서 대한민국 핸드폰 전파가 잡힌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 경험한 결과 그 정도는 아니었음.

 

 

 

뭔가 창문이 상당히 뿌옇게 변했고 그 뿌연 창문 너머로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이 보이는데

여기가 바로 대마도 북쪽의 관문, '히타카츠항(比田勝港)' 이다. 부산여객터미널에서 약 1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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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진 찍을 때의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진짜 이러다 사람이 죽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한 '배멀미' 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배멀미를 한 적이 없어 그동안 난 '배멀미를 안 하는 체질이구나' 라고 생각했었지.

사실 그게 아니라 그동안 배멀미가 일어날 정도로 흔들림이 심한 배를 타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다 얌전한 배만 탔었음.

부산에서 출발할 때 멀미약도 안 먹었고 니나호가 흔들림이 심하다는 것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용기있게 배를 탄 처음 30분 동안은 괜찮았는데, 30분 정도가 지나니 약간 속이 메스꺼워지기 시작하면서

이후부터는 메스꺼움은 물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고 식은땀이 줄줄 쏟아지면서 오한이 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졌다.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일어서서 화장실을 가려 했으나 배 흔들림이 심해 걷는 것도 힘들었고

어디 하나 붙잡고 서 있는 것도 그렇고 이건 뭔 자세를 취해도 울렁거림과 두통이 사라지지 않더라.

차라리 토하면 좀 낫겠다 싶어 구토 봉투를 받아 화장실에서 토하려 해도 전혀 나오지 않으니 진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결국 다시 자리로 돌아와 창 너머 먼 하늘 바라보면서 식은땀 줄줄 흘리고 계속 가쁜 숨만 쉬고 있었는데

오죽이나 상태가 안 좋아보이면 옆에 앉은 젊은 여성 둘이 괜찮으시냐며 사탕이라도 드릴까요? 하며 걱정해줄 정도였다.

 

문제는 이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배 안의 멀미약 먹지 않은 사람들 대부분이 다 이랬다는 것.

온 사방에 제대로 좌석에 앉은 사람이 아닌 바닥에 눕거나 혹은 벽 기대로 쓰러져 숨 헉헉대며 괴로워하는 사람들,

화장실에서 토하면서 막 우는 사람들... 진짜 지옥도가 있다면 이런 풍경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배 안의 풍경은 끔찍했다.

 

'니나 타라 니나호'

 

왜 이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았음. 배로 히타카츠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정말 경험하지 못한 끔찍한 지옥의 시간이었고

부산항에서 왜 '멀미약을 먹어라' 라고 하는 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내가 멀미 안 하는 체질이라고 얕보지 마시길... 진짜 생각보다 멀미 심하고 멀미가 시작되는 순간 여행은 지옥으로 바뀐다.

돈 아끼거나 자기 자신을 너무 믿지 말고 부산항에서 배 탈 땐 얌전히 멀미약을 사 먹을 것. 권장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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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카츠항 도착'

 

육지에 발을 대는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솔직히 내리고 나서도 후유증이 꽤 크게 남아 입국신고하고 할 때 살짝 어질어질한 게 전혀 가시지 않더라...

 

어떻게 정신 차리고 입국신고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때 겪은 멀미 기운은 이후 한 2시간 정도까지 계속 이어졌다.

 

= Continue =

 

2024. 2. 1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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