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네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태국 수입라면에 혹해 이런저런 제품을 마구 사들여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맘에 드는 제품도 있었는가하면 '이건 좀...' 싶은 별로였던 것도 분명 있었습니다.
꼭 100% 그렇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국물라면' 쪽은 입맛에 안 맞을 확률이 꽤 높았지만
국물 없이 비벼먹는 볶음라면 쪽은 괜찮았던 게 좀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적어도 제 입맛으론 말이지요.
이번엔 꽤 이색적인 제품을 사 보았습니다. 역시 태국에서 수입해 온 작은 사이즈의 봉지라면인데요,
'와이와이 오리엔탈 스타일 인스턴트 누들' 이라는 제품으로 이건 특이하게 국물라면으로도, 볶음라면으로도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컨셉의 제품인지 궁금함이 생겨 한 번 집어들어 보았습니다.
동네 홈플러스에서 구매했으며 가격은 봉지당 500원이에요.
정식으로 수입한 제품인지 포장 후면에는 한글표시사항이 직접 포장 비닐에 인쇄되어 있더라고요.
한 봉지(60g) 당 열량은 290kcal입니다. 그리고 이거 특이하게 조리 방법이 따로 인쇄되어 있지 않아 좀 헷갈릴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제가 조리한 방식이 제대로 한 건지 지금도 살짝 긴가민가하긴 합니다...;;
봉지 안에는 육개장 사발면 같은 컵라면에서 볼 법한 가늘고 짙은 면과 함께 두 종류의 스프 파우치가 들어있습니다.
스프 파우치는 서로 붙어있는데 하나는 분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응고된 기름이 들어있더군요.
면이 매우 가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한국 봉지라면 끓이듯 끓는물에 넣는 게 아닌 컵라면 익히듯 용기에 면을 담고
그 안에 끓는물을 부어 뚜껑을 덮고 면이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저 고형 기름은 뚜껑 위에 올려놓으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녹아들어 딱 비비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면을 익힌 국물에 분말스프, 그리고 액상 고형 스프를 넣고 그대로 잘 섞으면 국물라면이 됩니다.
그런데 국물라면으로 즐기고 싶지 않은 분은 이렇게 물을 전부 따라버린 뒤 그 위에 스프를 부어 비벼먹으면 된다 해요.
국물라면과 볶음라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여 뭔가 특별한 비법이나 기술이 담겨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그냥 국물에 스프 풀어넣으면 국물라면, 물 다 따라버린 뒤 스프 넣고 비비면 볶음라면이 되는 것 같아요.
기왕 먹는 거, 조금 특별하게 먹어보자 하여 부가 재료를 살짝 준비해 보았습니다.
실제 동남아 풍 요리에 들어갈 재료들을 따로 준비한 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냉장고에 있는 것들로만 조합했는데요,
일단 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른 뒤 대파 채썬 것, 스모크햄 채썬 것, 그리고 떡국떡을 약간 추가시켜 보았어요.
재료들을 팬 위에 올려놓고 살짝 볶다가 익은 면, 그리고 2종의 스프를 투하한 뒤...
재료들이 한데 잘 섞이고 면에 기름과 분말, 소스가 잘 코팅되도록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잘 볶아줍니다.
조리가 다 끝났다 싶으면 그릇에 옮겨담은 뒤 취향껏 참깨를 조금 뿌려 데코레이션하면 완성!
특별한 재료를 더한 게 아니라 그냥 냉장고에 있는 걸 적당히 담아온 거라 조금 볼품은 없지만 볼륨감은 한껏 좋아졌어요.
중량이 60g밖에 되지 않아 일반 대한민국 봉지라면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지만 부가재료를 더하니 양이 늘어나
1인분은 충분히 될 만한 넉넉한 양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취향에 따라 계란후라이 등을 올리면 더 좋겠지요?
역시 볶음면은 실망하지 않는 맛.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한 닭고기 풍미가 느껴지는 짭짤한 볶음면 맛이 잘 살아있어
개인적으로 호불호 없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자극적인 소스 풍미가 좀 약한 야키소바 같은 느낌이라 보면 될까요,
실제 면의 식감이 한국식 쫄깃한 면과는 달리 툭툭 끊어지는 게 진짜 야키소바와 꽤 비슷해서 나름 괜찮았습니다.
야키소바 같은 면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큰 무리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한 향신료 풍미 전혀 없습니다.
이걸 국물 있는 면으로 먹으면 어떤 맛이 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볶음면으로선 합격.
가격도 저렴하니만큼 구매해서 이렇게 재료 더해 볶음면으로 즐겨보면 꽤 괜찮은 별식으로 먹기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2024. 3.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