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봄,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경상도 여행
(19) 칙칙폭폭~ 이번에는 기차가 배달해주는 커피 한 잔, 카페 온더레일(대구 달성군 가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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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에서 자가용을 타고 이동한 곳은 대구 시내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달성군 가창면'
도저히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지 못할 것 같이 휑한 외곽의 산 속에 조금 뜬금없이 카페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카페 이름은 '온더레일(ON THE RAIL)'
행정구역상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해 있지만, 대구 중심부에서도 차로 한참을 이동해야 나오는 카페.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정오도 되기 전에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카페라는 게 조금 뜬금없긴 합니다만,
이 곳은 가급적 일찍 문 열 때 맞춰 가야 좋은 아주 유명한 장소이기 때문에 일행과 함께 조금 무리해서 일찍 찾게 되었습니다.
대중교통이 거의 닿지 않는 외곽 지역에 위치한 곳이니만큼 주차 공간은 아주 넉넉합니다.
카페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은 뒤 주차장 앞 풍경을 한 컷. 저수지와 함께 근방엔 민가 몇 채 말고 보이는 게 없는 시골.
철도 선로처럼 생긴 길을 따라가면 카페 건물의 출입구와 연결됩니다.
대충 이 카페가 어떤 곳인지 여기서 벌써 감이 오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
어쨌든 철도 선로 모양의 길을 따라 매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들어가봅니다.
사진 뒷편에 보이는 넓은 공터가 주차장. 그리고 그 뒤로는 바로 산 속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등나무로 만들어 매달아놓은 의자. 실제로 앉을 수 있는 용도입니다.
의자 옆에 스마트폰 등 물건을 넣어놓을 수 있는 바구니까지 있군요.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그네형 의자도 있습니다.
여름철이나 날씨 좋을 땐 밖에 나와서 커피 들고 여기서 휴식을 취해도 괜찮을 듯.
온더레일 '커피 앤 베이커리 카페'
어라. 카페 로고에 커피 원두를 내뿜는 기관차와 함께 '커피' 와 '빵' 을 배달하는 화물차가 연결되어 있는데요...
여기는 무슨 컨셉의 카페지...^^ 도통 감이 안 잡히네에...
카페 입구는 바깥과 연결되어 있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테이블 만석시 웨이팅 진동벨을 나눠주고 밖에서 대기하면 안내를 해 준다는 안내 문구.
그렇습니다. 이 곳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일찍 온 이유는,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자리가 꽉 차는 '엄청 인기있는 카페' 기 때문이에요.
계단을 따라 매장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길.
대구에서의 첫 일정, 여긴 '기차' 가 있는 테마카페 '온더레일(ON THE RAIL)' 입니다.
기차 테마카페 온더레일은 대구 시가지에서도 한참 떨어진 달성군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는 카페로
산 속에 있어 매우 나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교외로 드라이브 나온 대구 사람들의 방문이 많은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하는군요.
거의 오픈 시각에 맞춰 온지라 저희가 사실상 첫 손님.
커피 주문하는 카운터를 중심으로 매장 전경을 한 컷. 카운터 오른편에 3층 홀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좀 더 카페 전경이 잘 보이게 찍어보았습니다.
2층 창가 쪽엔 별도의 테이블이 없고 홀 중앙에만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데,
두 테이블 사이로 무언가 길쭉한 조형물이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고, 이 이상한 조형물은 각 테이블에도 전부 연결되어 있습니다.
천장이 꽤 높은데다 자연 조명이 들어와서 실내가 상당히 밝은 편이에요.
꼭 테마카페여서가 아니라 기본적인 카페 인테리어라든가 분위기도 상당히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테이블 사이를 가로지르는 길쭉한 '무언가' 의 정체는 바로 '철도 선로!'
어제 방문했던 부산 못골시장의 일본카레 전문점 '에끼카레' 를 연상하게 만드는 곳인데요...!
(기차가 카레를 배달해주는 일본카레 전문점, 대연역 에끼카레 : https://ryunan9903.tistory.com/290 )
부산 에끼카레에 비해 대구 온더레일의 선로는 그 디테일함이 한층 더 높은 편입니다.
모든 선로에 침목과 함께 자갈이 깔려있어 실제 선로를 보는 듯한 디테일함이 살아있었고, 또 선로가 테이블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온더레일 2층 카페는 음료 주문 시 열차가 음료를 테이블까지 배달을 해 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에끼카레와 동일한데, 온더레일은 중간에 선로가 분기되어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 앞까지 열차가 들어옵니다.
그야말로 진짜 모든 테이블이 열차가 서는 정거장이 되는 셈.
그래서 3층에도 테이블이 있음에도 불구, 열차에 음료를 담아 서빙해주는 것 때문에 2층 레일 옆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카운터 앞에는 온더레일 차량기지(^^;;)가 있는데요, 4선 선로에 총 다섯 대의 기관차가 정박 중입니다.
그리고 차량기지가 끝나는 지점에 선로가 바로 끊어져 있는 터미널식 구조.
다만 앞에 나와있는 1량은 뒤에 음료 담는 화물칸이 연결되어있지 않아 현재 운행하는 차량은 아닌 듯 합니다.
굳이 따지면 음... 예비차량이라고 보면 될련지 모르겠군요.
정박 대기중인 총 네 대의 열차.
주방에서 음료가 나오면 열차 뒤 화물칸에 음료를 싣고, 손님이 기다리는 테이블을 향해 열차가 출발합니다.
각 테이블로 연결되는 선로는 복선이 아닌 단선 구조로 되어있으며 각 테이블마다 선로 분기 지점이 있습니다.
단선 선로의 경우 두 대 이상 열차가 운행해야 할 상황에선 어떤 방식으로 다닐지 궁금하긴 하네요...ㅋㅋ
테마 카페니만큼 음료 가격은 다른 프랜차이즈, 개인 카페에 비해 약간 비싼 편입니다.
초점이 흔들려 가격이 제대로 안 나왔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이 4,800원. 요거트, 스무디, 프라푸치노 등의 음료도 있습니다.
음료 결제하는 카운터에는 조금 특이하게 생긴 시계도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어어 이건...
'다이버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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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여, 크리스티나여, 갑칠ㅇ... 아니 대체 이 카페 뭐옄ㅋㅋㅋ
왜 슈타인즈 게이트 다이버전스가 여기 있는거ㅋㅋㅋㅋㅋㅋ
매대 냉장고에 진열되어 있는 조각 케이크.
총 아홉 가지의 케이크가 준비되어 있으며 가격대는 6천원대로 적당적당한 편.
그리고 한 쪽에는 베이커리 매대도 있어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을 고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아니면 평소에도 그랬는지, 모든 빵은 전부 투명한 전용 케이스에 담겨 있습니다.
빵의 종류가 전문 빵집처럼 많진 않지만, 대부분의 빵들이 꽤 맛있어보이게 생겼습니다.
빵 종류는 진주에서 갔던 카페 '킹덤' 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 종류가 약간 적은 편. 가격대도 적당적당하네요.
물컵과 시럽, 빨대 등이 비치되어 있는 셀프 바.
다 마시고 난 음료도 이 곳에 반납하면 됩니다.
실제 운행하지 않는 기차 모형도 매장 곳곳의 난간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열차의 디테일도 상당한 편인데요, 이 정도면 단순히 장사를 하기 위한 목적을 떠나
진짜 철도를 좋아하는 취미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 세세하게 잘 꾸며놓은 디테일이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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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주문한 음료가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다행히 매장에 손님이 저희 뿐이라 거리낌없이 일어서서 주방에서 완성된 커피가 배달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발차음과 함께 열차 선두부에서 조명까지 나오는 디테일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중간에 선로가 분기하여 목적지인 저희 테이블까지 무사히 들어온 커피와 기관차.
테이블에 도착한 기관차는 약 30초 정도 정차 후 자동으로 다시 주방을 향해 되돌아갑니다.
이 30초의 시간동안 화물칸에 있는 주문한 음료를 꺼내면 됩니다. 별도로 버튼을 누른다거나 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와, 이 열차는 열차 안에 앉아있는 차장 인형까지 재현되어 있군요. 상당한 디테일입니다.
음료는 객차 하나당 최대 네 잔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음료 외에도 케이크나 빵 등을 담아 내올때도 이 화물열차를 사용할 듯. 화물칸의 쟁반 너비가 꽤 넓습니다.
30초가 지나면 열차는 자동으로 후진하여 다시 주방을 향해 되돌아갑니다.
기관차가 실어다 준 온더레일의 '아이스 아메리카노(4,800원)'
오늘 처음 마시는 커피인데, 테마카페인 독특한 컨셉과는 별개로 커피 자체의 맛도 꽤 훌륭한 편입니다.
처음 한 모금 마셔보고 '아, 여기 커피 잘 하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으니...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느긋하게 이런 저런 얘기 나누는 담소 시간.
2월, 31번 확진자로 인해 코로나19가 대구에 급격히 확산되면서 두 분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나마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조금씩 잃어버린 일상을 다들 회복해가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지금도 완전한 회복은 안 된 상태라고 하는군요. 아마 2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됐던 대구 신천지 코로나 확산 사태는
대구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부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혼자서는 찾아오기 힘든 카페를 일부러 저 올 때 맞춰서 시간 내어 차로 같이 가 주신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창 온더레일 카페의 명함은 일반적인 명함이 아닌 코레일 승차권과 유사하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대구에서 출발하여 가창 온더레일까지. 그리고 출발 및 도착시각은 오픈 및 폐점 시각으로 표기.
부산의 철도 식당 '에끼카레' 와 함께 재미있는 테마를 가진 철도 카페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 카페 온더레일 찾아가는 길 :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위치, 파동IC에서 30번국도를 따라 가창면 방향으로 남쪽으로 쭉 직진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957879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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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봄, 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경상도 여행
2020. 6. 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