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외식)/중식

2020.6.28. 신화루(新華樓 - 의정부시 가능동) / 의정부의 숨겨진 중화요리 전문점, 덴뿌라(고기튀김)와 옛날 스타일의 깐풍기가 일품인 곳.

반응형

주말에 의정부를 찾았습니다. (구)의정부북부역이었던 '가능역' 에서 내렸어요.

 

 

가능역에서 내려 이 동네 주민을 만나 같이 걸어서 찾아간 곳은 '신화루' 라는 중화요리 전문점.

60년 경력의 중화요리를 판매하는 숨겨진 명소라는 이야기를 들어 사람들을 모아 함께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의정부 가능역에서 그나마 가까운 편인데 거기서도 15분 이상은 걸어 들어가야 할 정도로 아주 외진곳에 위치해 있는 가게.

 

 

식사시간대를 비껴간 오후에 찾아갔는데 홀에 손님은 없었습니다.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그리 크지 않은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배달은 따로 하고 있지 않다고 하네요.

날이 아주 더웠는데 다행히도 들어가자마자 바로 에어컨을 켜 주셨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짜장면 가격 4,000원이면 꽤 괜찮네요.

요리부, 면류, 식사부가 서로 구분되어 있고 탕수육과 식사가 함께 나오는 2인 기준 세트 메뉴도 있습니다.

요리 가격은 중화요리 전문점 치고는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고 식사메뉴도 지금 외식물가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양념통. 고춧가루와 간장, 그리고 식초.

 

 

기본 식기 세팅 완료.

 

 

반찬은 단무지와 생양파, 그리고 춘장 세 가지가 제공됩니다. 여느 중화요리 전문점과 동일한 구성.

 

 

군만두과 덴뿌라(고기튀김)를 주문할 예정이라 고춧가루를 살짝 뿌린 간장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오늘의 맥주는 칭다오 맥주.

마침 냉장고에 칭다오가 딱 한 병 남아 있었는데, 그 남아있는 한 병의 맥주를 우리가 마시게 되었습니다.

 

 

한 잔 따라놓고 가볍게 홀짝이며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첫 번째 요리 : 덴뿌라(20,000원)

 

어릴 적 어른들이 어묵 볶은 반찬을 '덴뿌라' 라고 부르는 걸 옆에서 많이 본 적이 있는데,

중화요리에서의 덴뿌라는 이 고기튀김을 말한다고 합니다. 탕수육처럼 돼지고기에 밀가루옷을 입혀 튀겨낸 음식으로

밀가루옷에 간을 어느정도 한 뒤 소스를 뿌리지 않고 그냥 먹는 게 특징. 덴뿌라(天ぷら)라는 말은 튀김을 뜻하는 일본어입니다.

 

이 음식에 대한 기원이라든가 그런 건... 저는 잘 모르니 다른 좀 더 음식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중화요리 먹을 때 탕수육이야 엄청 많이 먹어봤지만, 고기튀김을 먹어보는 건 처음이네요.

외관을 보면 그대로 소스를 붓거나 찍어먹어도 될 정도로 탕수육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고기 조각은 조금 작은 편.

 

 

밀가루옷에 간이 되어있어 소스 없이 그냥 먹어도 어느정도 간이 맞습니다.

고소한 튀김옷의 맛이 아주 괜찮아요. 바삭바삭하고 맛있게 잘 튀겨낸 고기튀김입니다. 탕수육 소스가 없으면

맛이 좀 허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이 자체만으로 훌륭한 튀김이었습니다.

더구나 요즘 중화요리 전문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조금은 생소해진 요리라 그런지 더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두 번째 요리 : 깐풍기(23,000원)

 

덴뿌라(고기튀김) 맛이 좋아서 같은 튀김요리로 이번엔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먹어보자 - 하며 주문한 요리.

깐풍기는 중화요리 전문점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대중적인 중화요리 중 하나입니다.

순살로 나오는 다른 깐풍기 전문점의 깐풍기와 달리 뼈 있는 닭을 튀긴 뒤 양념과 함께 볶아 나오는 것이 특징.

 

 

큼직한 닭 한 마리 정도의 분량으로 한 번 바삭하게 튀긴 닭에 각종 야채와 함께 다진 소스를 넣어 볶았습니다.

다른 중화요릿집의 깐풍기와 비쇼해서 뭐랄까... 빨간 색이 좀 옅고 국물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음? 이게 깐풍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첫 맛은 조금 생소한 느낌인데요, 간이 보기와 달리 상당히 약합니다.

일반적인 깐풍기 하면 생각나는 맵고 달콤한 자극적인 맛이 아닌 정말 의외로 - 상당히 담백한 양념 맛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잡히겠지만, 간이 세지 않고 소스 양에 비해 특이하다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인 맛이 덜해요.

다만 맛이 없거나 하진 않습니다. 닭도 아주 잘 튀겨내었고 다소 생소할 뿐이지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맛이 있습니다.

 

 

다진 야채와 함께 버무린 양념을 튀김 위에 듬뿍 올려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오, 이런 스타일의 깐풍기도 있구나' 라는 신기함이 더 매력적이라 상당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군요.

 

 

세 번째 요리 : 군만두(6,000원)

 

그냥 군만두가 아닌 '수제' 군만두인데, 매장에서 직접 빚어 만든다고 생각하니 꽤 괜찮겠단 생각이 들어 주문.

총 여덟 개의 만두가 나왔습니다. 마침 네 명이 방문했으니 사이좋게 두 개씩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만두 한 개 크기가 꽤 큼직하네요. 아주 바삭바삭하게 잘 튀겼습니다.

 

 

바삭한 만두피 속에는 부추와 돼지고기를 넣고 다진 속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육즙이 가득 들어있는 스타일의 군만두는 아니지만 꽉 찬 속에 만두피의 바삭함이 잘 어우러지는 상당히 맛있는 만두였엉.

약간 스타일이 신촌의 유명한 만두 전문점 '미스터 서왕만두' 의 그것과도 비슷한 느낌.

 

예전에 모 동생과 함께 블로그에도 몇 번 소개했던 유명한 만두집에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걔가 만두 먹어보고는

'요리로서 제대로 만든 만두 진짜 오래간만에 먹어본다' 라는 소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이군요.

 

 

네 번째부터는 식사 메뉴 : 유니짜장 곱배기(8,000원)

 

간짜장처럼 짜장 소스와 면이 따로따로 나옵니다.

 

 

채썬 오이를 얹은 면이 그릇에 담겨 나왔습니다.

혼자 먹기 위한 게 아니라 여럿이 나눠먹기 위해 곱배기를 시켰어요.

 

 

다진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볶은 짜장 소스를 면 위에 부어준 뒤 잘 비벼먹으면 됩니다.

잘게 썬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짜장소스는 양파가 큼직하게 많이 들어가는 간짜장과는 또 다른 비주얼이네요.

 

 

소스가 꽤 넉넉한 편이라 쉽게 비빌 수 있습니다.

간을 조절하고 싶을 땐 소스를 조금 적게 넣어도 상관없고, 하나의 소소한 팁으로

볶음밥을 함께 시켰다면 소스를 약간 남겨놓았다가 남은 소스를 볶음밥과 함께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유니짜장 역시 맛있게 비빈 다음에 앞접시에 소스 듬뿍 담은 뒤 조금씩 덜어서...

 

 

여기 짜장소스도 되게 맛있네요. 옛날짜장처럼 간이 세지 않고 담백한...? 그런 느낌의 짜장은 아니고

최근 사람들이 즐겨먹는 보편적인 중화요리 짜장면의 소스 맛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갈은 돼지고기의 풍부한 맛과

춘장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잘 살려낸 느낌입니다. 이건 면으로도 좋지만 이 소스에 밥 비벼먹어도 괜찮을 것 같군요.

혼자 와서 요리 시켜먹을 여건이 안 된다면 그냥 식사 하나 시켜먹어도 요리를 먹은만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섯 번째 식사 메뉴 : 삼선볶음밥(곱배기 10,000원)

 

볶음밥은 짜장 소스가 없이 밥만 제공됩니다.

 

 

해산물을 듬뿍 넣은 삼선볶음밥인데, 일반 볶음밥(5,500원)에 비해 높은 가격만큼 재료의 볼륨감도 좋군요.

새우를 비롯한 해산물부터 계란도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보기만 해도 잘 만든 볶음밥이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볶음밥에는 짬뽕 국물이 함께 나옵니다.

뭐 어디선가 볶음밥 정말 잘 하는 집은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둘 다 별 상관없는...

 

 

서비스로 나오는 짬뽕국물 건더기가 상당히 튼실하네요.

그냥 양파를 비롯해서 야채 건더기만 조금 들어있는 다른 중화요릿집 짬뽕국물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리고 사진에도 보이지만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어 국물이 상당히 얼큰한 편. 짬뽕도 왠지 맛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군요.

 

 

밥과 함께 볶아낸 야채라든가 계란, 해산물 건더기 정말 실하네요.

맛있는 볶음밥이야 뭐 나름 많이 먹어봤다고 생각하지마는 이렇게 건더기 큼직하게 볶아낸 볶음밥은 정말 오래간만에 봅니다.

 

 

볶음밥에 들어간 새우도 조그만 칵테일새우가 아닌 큼직한 새우.

 

 

크기는 다소 작지만 새우, 오징어와 함께 전복까지 들어가있어 상당히 의외.

굉장히 호화로운 볶음밥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너무 느끼하지 않고 간도 적당하게 잘 되어있어요. 밥도 고슬고슬하고요.

 

 

짜장 소스를 살짝 덜어내어 밥과 함께 먹으면 이거대로 또 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유니짜장 소스와의 조합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유니짜장과 삼선볶음밥을 같이 시켰으면

꼭 짜장소스를 약간 남겨놓은 뒤 밥과 짜장소스를 조합해서 한 번 드셔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네 명이서 만두 포함 요리 셋이 식사 둘, 그리고 맥주 두 병 시켜서 함께 나눠먹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외진 곳에 이렇게 맛있는 중화요릿집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이 집을 소개시켜 준 동네 주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생각.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모든 요리나 식사가 하나하나 다 좋았지만 특히 깐풍기가 어디서도 맛본 적 없는 독특한 맛이라 가장 인상에 깊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PS : 입가심으로 마무리하라고 수박도 조금 내어주셨습니다.

이제 슬슬 수박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계절이 되었네요, 더운 건 싫지만 수박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건 정말 좋습니다!

 

. . . . . .

 

 

※ 신화루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가능역 1번출구 하차, 의정주여고 뒤 가능프라자 맞은편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406339764

 

신화루 : 네이버

리뷰 14

store.naver.com

2020. 6. 28 // by RYUNAN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