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선 천호역에서 암사역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중화요리 전문점 '황실짜장'
황실짜장은 강동구, 하남시 쪽에 총 네 개의 체인을 두고 있는 24시간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이 곳은 '광진교 4호점'
이외의 세 지점은 차례대로 암사역 사거리, 천호동 구천면길, 하남시 신장시장 앞에 각각 매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중화요리 전문점처럼 생겼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진짜?' 라고 다시 확인할 정도로
엄청난 현수막, 그리고 간판 하나가 걸려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간판의 정체는...
'짜장면 1,500원'
중화요릿집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평균 5,000원 선, 심지어 7~8,000원까지 있는 마당에 짜장면 한 그릇 1,500원...;;
이 말도 안 되는 가격이 형성된 이유는 바로 길 하나 건너 맞은편에 위치한 중화요릿집과의 경쟁 때문이라 추정되는데요,
황실짜장 바로 맞은편에 똑같은 컨셉의 24시간 중화요리 전문점 '리틀차이나' 라는 매장이 있고
리틀차이나에서 판매하는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2,500원. 그래서 그보다 가격을 더 낮춰 1,500원으로 판매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1,500원은 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인스턴트 짜장면 한 봉지 가격도 1,500원인 시대에...;;
원래 짜장면 가격은 2,900원이 정가인 듯 합니다. 이것도 다른 중화요릿집에 비해 엄청 싼 가격인데,
이 매장 한정으로 맞은편 가게와의 경쟁을 위해(이건 추정이고 실제 경쟁관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 싸게 판매하는 듯.
다만 가격이 저렴한 건 일반 짜장면에 한정해서이고 다른 식사 메뉴와 요리 메뉴는 일반 중화요릿집과 엇비슷한 수준이에요.
같은 짜장면 계열인 간짜장, 삼선간짜장, 쟁반짜장 등도 5,000원이 넘어가는 것이 특징. 그냥 짜장면은 일종의 미끼 메뉴.
숟가락과 젓가락, 기본 식기 세팅.
반찬은 여느 중화요릿집과 마찬가지로 단무지와 양파, 두 가지가 제공되고 춘장이 약간 나옵니다.
황실짜장 광진교 4호점 매장의 경쟁용 미끼메뉴 '짜장면(1,500원)'
가격이 저렴하니만큼 양이 얼마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글쎄요? 양이 적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1,500원이라는 가격 때문인지 단가를 맞추기 위해 보통 짜장면 소스에 비해 전분 비중이 꽤 높은 편입니다.
육안으로 봐도 다른 중화요리 전문점에 비해 확실히 전분이 많이 들어갔다 - 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걸쭉한 소스.
짜장 건더기 역시 양파가 거의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돼지고기도 소량 존재하고 가격 때문에 모든 게 다 납득.
이렇게 비벼놓고 보니 겉보기에는 일반 중화요릿집 짜장면과 별 차이 없다고 느껴지는군요.
테이블에 고춧가루가 비치되어 있어 살짝 고춧가루를 뿌린 뒤 비벼먹으면 좀 더 매콤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끔 SNS를 보면 '오늘은 맛있는 짜장면~' 이라면서 고춧가루를 엄청 많이 부어먹는 분들이 종종 보이는데,
저는 그 정도까지는 도저히 할 자신이 없고 그냥 적당량 넣어 먹는걸 즐기는 편.
전분이 많이 들어가 다른 짜장면에 비해 조금 끈적걸쭉하긴 하지만, 소스 맛은 평범한 짜장면과 그다지 큰 차이 없는
적당한 조미료로 입에 짝짝 달라붙는 달짝지근한 짜장 맛입니다. 먹는데 큰 문제는 별로 못 느끼면서 잘 먹었습니다.
막 엄청 맛있다라기보다는 가격대비 아주 잘 나오는 편이라 '이 가격에 이 정도면 황송하지' 라는 느낌으로 먹을 수 있는 짜장.
짜장면과 함께 주문한 담치가 듬뿍 들어간 짬뽕... 은 사실 면 들어간 짬뽕 단품이 아니라 사이드 '짬뽕 국물' 인데요,
짜장면 주문시 1,000원을 추가하면 짬뽕 국물을 내어준다고 해서 주문해봤는데, 일반 짬뽕 그릇에 담겨 나오더군요.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볶음밥 주문하면 나오는 조그만 짬뽕국물을 생각했는데 천원어치라는 것에 좀 당황.
짜장면과 마찬가지로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진 않고 담치 한 가지가 전부긴 하지만,
야채가 꽤 충실하고 적당히 얼큰한 맛도 동시에 갖고 있는 짬뽕 국물입니다. 이대로 밥 말아먹으면 바로 짬뽕밥이 될 듯.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군만두(4,500원)'
총 열 개의 만두가 간장과 함께 담겨 나옵니다.
만두는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기성품을 튀겨낸 거긴 하지만,
갓 튀긴 뜨거운 걸 바로 먹을 수 있어 짜장면과 함께 먹기 좋은 사이드메뉴입니다.
탕수육 같은 요리 시키기 조금 부담스러울 때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메뉴.
둘이서 짜장면 두 그릇에 짬뽕국물 하나, 그리고 군만두까지 추가해서 총 나온 금액이 8,500원.
1990년대 초반도 아니고 2020년에 이런 가격이 나오는 중화요릿집이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이게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고 다른 가게와 경쟁을 하다보니 떨어지게 된 가격이긴 한데,
그만큼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약간의 시도가 있긴 했지만, 그 시도도 충분히 용서될 정도로 가격이 압도적이라 뭐라 할 수 없는 곳.
그래도 다른 식사메뉴는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또 요리 시켜서 먹거나 술손님들도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듯요.
가끔 짜장면 생각날 때 한 번정도 가 봐야겠네요. 일단 24시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같습니다.
빽다방의 단호박 식혜. 이거 취향에 상당히 잘 맞는 음료네요.
※ 황실짜장 광진교4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3번출구 하차, 암사역 방향으로 직진, 천호2동 주민센터 이전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588045371
2020. 7. 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