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덕풍시장 근처에는 '이정수치킨전문점' 이라는 아주 오래 된 치킨&호프집이 있습니다.
제가 이 동네에 처음 이사왔을 때부터 버스 타고 지나갈 때마다 보였던 곳으로 역사가 4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가게를 처음 본 게 거의 25년 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안 가보고 있다 이제서야 처음 가 보게 되었습니다.
매장 안에도 일반 호프집처럼 홀이 있지만 혼자 간 거라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는걸로...
20분 전에 미리 전화하면 갓 튀긴 걸 바로 찾아갈 수 있어 미리 전화를 하고 찾아갔습니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은 원래 13,000원이지만, 현금 결제 기준으로 9,000원 할인을 해 준다고 합니다. 뭔가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큰데...
치킨 포장 비닐 역시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다른 오래 된 동네 치킨집의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과거 90년대 동네에 하나씩 있었을 법한 치킨집의 느낌입니다. 그보다 더 오래 전까지는 아니고요.
치킨 포장시 양념소금과 치킨무를 함께 담아줍니다.
그리고 치킨을 담은 종이 박스... 정말 옛날 '나는 절대 프랜차이즈에 굴복하지 않는다' 라는 의지가 느껴지는 듯한 디자인...!!
마늘, 생강, 양파 등 12가지 천연 양념을 이용하여 만든 치킨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상표출원과 서비스출원까지 마쳤다고...
1982년 오픈했다고 하니 햇수로 따지면 거의 40년 가까이 되어가는 듯.
왼쪽의 엄지척을 하고 있는 캐릭터가 아마 창업자 이정수...님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체인점모집도 한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본점 외에 별도의 체인점은 따로 없는 듯.
그나저나 이 치킨 포장 박스 감성... 진짜 뭐라 설명해야 할지...ㅋㅋ
그냥 평범하게 동네에 있는 오래 된 치킨집이다 -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어쩌면 생각이상으로 엄청난 곳일지도 모르겠군요.
후라이드 치킨은 매장에서 보니 큰 닭과 작은 닭,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포장을 해 주는 건 작은 닭 기준인 듯. 그래도 박스 안에 가득 찰 정도로 큼직한 닭튀김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닭 한 조각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인데요, 일부러 더 조각내지 않고 네 조각으로만 나눠 튀기는 듯.
다리 두 개에 날개가 붙어있는 몸통이 있으니 일단 한 마리는 맞습니다.
그리고 튀김옷이 프랜차이즈 치킨에서 유행하는 크리스피 치킨 스타일이 아닌 조금 옛날통닭에 가까운 느낌.
그런데 또 엣날통닭이라고 하기엔 또 뭔가 그것과는 조금 다르고, 하여간 어디서 보지 못한 이 집만의 개성이 느껴집니다.
살짝 카레향이 느껴지는 게 특징인데, 치킨의 튀김옷 반죽을 할 때 카레가루를 조금 넣고 튀기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노랑통닭이라든가 부산의 유명한 거인통닭에서 볼 수 있는 카레통닭과는 또 향이 다르네요. 조금 더 달콤한 향?
처음에 소금이랑 양념소스 꺼내서 찍어먹을 준비를 했는데, 한 입 먹어보고 둘 다 먹는 내내 손을 안 댔습니다.
후라이드 치킨 자체에 충분히 양념이 되어 있어 굳이 양념소스가 더 필요 없었기 때문인데요,
되게 튀김옷 맛이 독특하네요. 앞서 말했듯 카레향을 기본 베이스로 하여 살짝 과일의 은은하게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게 특징.
다른 치킨과 비교해보려 해도 비교대상이 없는 굉장히 독특한 양념이라 와 이거 신박하네... 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그 맛이 계속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순식간에 먹어치울 수 있었습니다. 왜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 알 것 같은 맛.
다만 튀김 상태가 아주 완벽한 것까진 아니었고, 기름이 살짝 덜 빠져서인지 살짝 기름진 느낌이 조금 남아있긴 했습니다만
그 문제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튀김옷의 양념 맛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동네에 있으면서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치킨집이었는데, 앞으로는 가끔 한 번씩 생각날 때 가게 될 것 같네요.
9,000원 포장 치킨은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포장해와서 혼닭하기에도 부담이 적을 것 같습니다.
일단 주변에 계신 지인분 한 분이 이 가게에 관심을 가지셔서 다음에 한 번 놀러오시면 그 땐 매장 방문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정수치킨과 함께 했던 음료는 CU 편의점에서 구매했던 '퇴근길' 이라는 이름의 필스너 캔맥주.
우리나라의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캔당 정가는 기억 안 나는데 4캔 만원 라인업에 있는 제품이에요.
캔 측면에 프린팅되어 있는 맥주의 원재료 및 함량 등의 정보. 알콜 도수는 4.7도입니다.
'24시간 365일 당신을 응원합니다'
요새 나오는 상품들 보면 이런 식으로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응원하는 감성 마케팅이 꽤 힘을 얻고있다고 느끼는 중.
또 캔 디자인이 다소 독특한 편인데, 삼성카드와 플래티넘맥주의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맥주라고 하는군요.
필스너 우르켈에 비해 쌉싸름하고 묵직한 맛은 다소 약했던 좀 더 가벼운 맛의 맥주.
가볍게 마시기에는 큰 무리 없었던 것이라 치킨과 함께 퇴근 후 피곤했던 저녁을 나름 행복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 이정수치킨전문점 찾아가는 길 : 하남시 덕풍동 하남우체국 바로 옆 건물에 위치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2189095
2020. 8.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