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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녹사평) / 이국적인 분위기에서의 자유로운 에일맥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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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선 녹사평역 근처에 있는 펍, 맥파이는 맥주를 매우 좋아하는 모 동생의 강력 추천으로 처음 찾아가 본 가게로 대한민국이면서
대한민국 같지가 않은 이국적인 동네, 이태원 근처에 있는 아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맥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펍입니다. 앞서
이태원의 쟈니 덤플링에서 만두를 먹고 또 다른 낮술(?)을 위해 일행들과 함께 찾아간 곳이지요. 오후 3시가 오픈인데 그 전에 가서
아직 오픈 전이라 가게 밖에서 조금 기다린 후에 오픈에 맞춰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첫 손님이 되었군요... 좋다!


 

 

제대로 된 음식점의 테이블 하나 갖춰지지 않은 채 적당히 맥주 박스를 의자로, 흠집 난 철판을 테이블로 사용해버리는 호쾌한
인테리어를 보고 처음엔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아무리 다른 사람 따라왔다지만 내가 제대로 된 곳을 온 게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맥주 만드는 강좌도 열리고 있는군요. 아무런 페인트나 벽지 하나 없는 갈라지고 덧붙인 흔적이 다 보이는 을씨년스러운 벽면.

 

 

이 가게의 거의 유일하다시피 할 만한 테이블. 대체 이러고 무슨 장사를 하나 싶었지만, 나중에 사람들이 몰린 이후에야 이 곳의
분위기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반듯반듯한 테이블이나 의자 같은 건 의미가 없는 것이었어요.

 

 

PALE ALE 파인트 -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한 잔. 가격은 5000원. 라거맥주에 비해 선홍색이 짙고 탁한 색상이 매력적입니다.

 

 

시원하고 개운한 청량감보다는 쓴 맛이 강한 일반 맥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에일 맥주라 첫 맛은 조금 어려웠지만 특유의 진한
향과 쓴맛이 벌컥벌컥이 아닌 천천히 홀짝홀짝, 안주 없이도 계속 마실 수 있게끔 만드는 재미있는 매력이 있는 좋은 맥주였습니다.

 

 

그래도 안주 없이 맥주만 계속 마시는 것은 뭔가 아쉬움이 있어서 시켜 본 그릴 치즈 토스트. 토스트빵 두 개 사이에 치즈를 녹여
구워낸 샌드위치인데, 어떤 빵으로 토스트를 만드는 건가 봤더니 음... 뚜레쥬르 식빵을 쓰더군요(^^) 만드는 과정이 다 보였었어...
가격은 4000원. 토스트 한 개 치고는 상당히 센 가격이긴 한데 맥주 위주의 이 곳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안줏거리이기도 하고...

 

 

이렇게 치즈가 많이 들어가있어 치즈와 식빵 - 이 두 가지만 들어간 단순한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맥주랑 잘 어울리고 맛있습니다.

 

 

이 날, 외국에서 일하다 잠시 한국에 귀국한 모 동생과의 오래간만의 해후를 했는데 자신이 일하고 있는 국가에서 사용하는
화폐라며 구경을 시켜주더군요. 우리나라 화폐와는 크기도 액수에 따라 제각각이고 색상도 차이가 많다는데 문맹률이 많은 곳이라
크기, 그리고 색상으로 구별을 쉽게 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화폐의 인물 뒤에 들어가는 배경 사진들은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교육, 산업, 무역, 국가기반, 서비스업을 상징하는 것으로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중요한 것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주방과 홀이 하나로 붙어있는 가게 내부. 이 곳의 제대로 된 메뉴판이라고는 저 문 왼쪽에 붙어있는 작은 흑판이 전부.

 

 

이태원, 녹사평 쪽의 주민들에게는 나름 잘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 정도가 지나니 이렇게 손님들로
가게 안이 북적거렸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보통 음식점이나 술집과 달리, 이 곳에서 맥주를 한 잔 구입해서 저렇게 앉아서 즐기는가
하면 가게 밖으로 나가 가게 밖 문턱에 걸터앉아서 홀짝이는 사람,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면서 잠시 개를 묶어놓고 한 잔 즐기는
사람 등등... 가게 안의 테이블이라는 게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아 이래서 이 곳의 인테리어,
테이블이 이렇게 을씨년스럽고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았던 것이었구나... 재미있는 분위기의 가게면서 한편으로는 맘 맞는 사람들과
이 곳에 와서 맥주 한 잔 시켜놓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한가한 낮을 보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생소한 이런 문화를
한 번 즐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구나 싶었습니다. 도수가 세긴 했지만 맥주도 맛있었고, 쉽게 찾아보기 힘든 좋은 분위기였으니까요.

 

. . . . . .

 

 

 

※ 녹사평 맥파이 위치 : 솔직히 설명하기가 좀 많이 애매합니다. 다른 블로그 쪽을 찾아보세요 ㅠㅠ

 

// 2013. 6. 11

※ 본 포스팅은 류토피아의 이글루스 블로그 'RYUTOPIA 2013'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RYUTOPIA 2013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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